단주에 새길 글귀
삼귀의, 십선계, 육바라밀
염주를 수주(數珠)라고도 부른다. 염송(念誦)의 회수를 세는 데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08염주를 많이 사용한다.
불보살의 명호나 다라니를 염할 때, 혹은 삼귀의를 다짐하면서 구슬을
한알씩 넘겨서 다시 처음의 매듭으로 돌아오면 108번을 염한 것으로 계산된다.
염주를 돌리면서 삼귀의를 다짐하면 번뇌가 소멸하고 불행을 예방하며,
부처님의 명호를 염하면 각종 불국정토나 하늘나라에 태어난다고 한다.
염주의 의미와 사용방법 등에 대해 설명하는 《목환자경(木환子經)》에서는
구슬의 수가 108알이 되어야 한다고 설하지만《수주공덕경(數珠功德經)》에
의하면 54알이나 27알이나 14알의 염주도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108염주에서 반씩 줄여나가는 것이다.
54알 이하의 구슬로 만든 짧은 염주를 단주(短珠)라고 부른다.
불교와 힌두교는 물론이고 셈족의 종교에서도 염주를 사용한다.
로마 가톨릭이나 동방정교회 또 영국 성공회나 이슬람교에서는
묵주(默珠)라고 부르는데 그 모두 원래 인도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한다.
산스끄리뜨어로 염주를 '자빠말라(japamala)'는 목걸이'나 '화환'을
의미하기에 자빠말라는 '염송을 위한 목걸이'라고 직역된다.
그런데 유럽으로 염주가 들어올 때 '자빠'의 산스끄리트 표기에서 착오가
생겼다고 한다. '빠'를 길게 잘못 발음하여 'japa'라고 오기했다는 것이다.
산스끄리뜨의 'japa'는 '장미(rose)나무'다.
그래서 원래는 '염송을 위한 목걸이'를 뜻하는 자빠말라를 유럽인들은 '장미나
무로 만든 목걸이'라고 오해하였고 그 이름을 로사리오(rosario)'라고 불렀다.
로사리오는 '장미나무 정원'을 뜻하는 라틴어 로사리움(rosartum)에서 유래한다.
후대의 가톨릭교도들은 로사리오의 장미를 성모마리아와 연관시켜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지만 지금도 장미나무로 만든 묵주를 최상품으로 친다.
그 유래나 어원이 어찌 되었든 동서를 막론하고 염주는
기도를 위한 유용한 종교의식구로 사용되어 왔다.
《수주공덕경》에서 가르치듯이 단주의 경우 54, 27, 14알로 엮어 만들어
염송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알 수의 단주가
사용되며 많은 사람들은 불자의 표식으로 단주를 손목에 차고 다닌다.
그런데 불자와 비불자를 가르는 기준은 삼귀의 여부에 있다.
'부처님과 가르침과 스님'의 삼보에 대한 지극한 믿음을 다짐하는
삼귀의계(三歸依戒)를 지니면 불자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자가 아니다.
이런 삼귀의계에 덧붙여 오계나 십선계(十善戒)를 받다 지니면 보다
성숙한 불자가 된다. 그리고 대승불교도에게는 보살의 실천덕목인
육바라밀계(六波羅蜜戒)의 다짐이 추가된다.
삼귀의계와 십선계와 육바라밀계의 열아홉 가지 '다짐'들을 실천하면서
고결하게 살아갈 경우 모든 불자들의 삶은 보다 행복해질 것이다.
그런데 이런 열아홉 가지 '다짐'들을 잊지 않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이를 단주에 새기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귀의불(歸依佛), 귀의법(歸依法), 귀의승(歸依僧)' 삼귀의계, '불살생(不殺生),
불투도(不偸盜), 불사음(不邪淫), 불망어(不忘語), 불양설(不兩舌),
불악구(不惡口), 불기어(不崎語), 불탐욕(不貪慾), 부진에(不賑恚),
불사견(不邪見)'의 십선계(十善戒), '보시도(布施度), 지계도(持戒度),
인욕도(忍辱度), 정진도(精進度), 선정도(禪定度), 반야도(般若度)'의
육바라밀계의 열아홉 가지 다짐을 염주알에 새긴다.
그리고 그 모두를 묵어서 매듭을 짓는 큰 구슬에는 '호계주(護戒珠)'라는
이름을 새긴다. 모두 스무 알로 이루어진 단주다. 불자들이 이런 호계주를
굴리면서 열아홉 가지 다짐을 염송하고 실천하며 맑은 연꽃과 같이
살아갈 때 부처님나라가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김성철 교수의 불교하는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