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불교에서는 음력 10월 보름부터 정월 보름까지와. 4월보름부터 7월보름까지 일년에 두차례를 각기 동안거(冬安居)와 하안거(夏安居)라고 해서 스님들이 산문 출입을 자제하고 수행에만 정진하는 기간으로 삼고 있다,
이와같은 안거제도는 본래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에서 부터 유래된 것이다.
출가수행자들은 어느한곳에 머무는 일없이 유행(遊行) 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인도에서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우기가 되면 땅 속의 작은 동물들이 기어나오기 때문에 길을 걸어 다니다보면 그것들을 밟아 죽일 염려가 있고 또 교통도 불편한데다가 각종 나쁜 질병들이 나도는 경우도 있어 유행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제자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기의 3개월간은 유행을 중지하도록 설하신 것이 안거의 시작이었다.
안거 기간은 참선이 대부분이다. 참선이란 생각을 멈추는 일이다. 사실 특별한 규칙은 없다.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 뿐.
나는 안거를 죽을 때까지 하기로 했다.
특별한 규칙도 없고 제한도 없다. 방에서 나와 일상 생활을 지속한다.
먹고 자면서 놀면서 노래하면서 돌아다니면서 술을 마시면서 아무 생각없이 정진하는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 죽안거다.
또 다른 안거가 있었다.
물안거다. 스쿠바다이빙 강사 시절, 고수가 되면 중성부력이 가능하다.
물속에서 가부좌를 틀고 오로지 허파에 공기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상승 하강이 가능하다.
참선이다. 오로지 자신의 호흡만 느낀다.
올려다 보면, 물 표면이 보이고 하늘이 울렁 거린다.
그 순간은 우주에 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와 우주와의 관계를 읽을 수 있다.
양자역학의 상보성 이론이 불교와 밀접하다는 증거다.
삶과 죽음 따위는 별로 상관도 없다.
서로 연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죽안거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다.
물안거는 이제 나이가 먹어 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