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등의 풀이 말라 노랗게 변한 들판의 색으로 생명력을 잃고 삭막해진 겨울 풍경을 조금 환하게 만들어준다. 헤이안(平安)시대의 문헌에도 등장하는 오래된 색으로 시 등의 문학작품에서는 겨울을 나타내는 계절어(季語)로 사용된다. 차분하고 우아한 느낌이 들어 전통 의상인 기모노(着物)나 가방 등의 소품에 많이 사용하는 색이다.
* 銀色(ぎんいろ): 金属光沢(きんぞくこうたく)のある灰色(はいいろ)
은처럼 반짝이는 듯한 회색을 말한다. 은은 금과 함께 예로부터 귀하게 여긴 금속으로 옛날에는 白銀(しろがね)라고 부르기도 했다(참고로 白金은 白金 또는 プラチナ라고 함). 일본에서는 674년 対馬(つしま) 은광에서 처음 채굴되었고 이후 각지에서 개발되며 16~17세기 무렵에는 동아시아 최고의 은 생산지가 되었다. 색으로도 다방면에 사용되었으며 특히 겨울에 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풍경은 은세계(銀世界)라는 멋진 말로 표현한다.
* 玄(げん): 赤や黄色(きいろ)みを含含(ふく)んだ深(ふく)みのある黒色(こうしょく) 검을 현(玄)이라는 글자 자체가 이미 검다는 의미가 있는데 새까만 색이 아니라 붉운색 또는 노란빛을 띠는 색을 말한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라도 한자의 유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데 일본에서 玄은 염색하기 위해 꼬아 둔 실 다발의 모양을 본뜬 것으로 흰색 실을 검은색으로 염색한 것에서 검은색 아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한편 오행 사상에서는 검은색이 겨울을 상징해 겨울을 가리켜 玄冬(げんとう)라고 부르기도 한다
* 浅縹(あさはなだ): 柔(やわ)らかい青色(あおいろ)
천연염료인 쪽으로 염색했을 때 나오는 색인 縹色(はなだいろ) 중에서 가장 옅은 색으로 겨울 하늘처럼 부드러운 느낌의 파란색이다. 縹色(はなだいろ)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칙찬 역사서인 「日本書紀」에 나올 정도로 유서 깊은 색이며 浅縹(あさはなだ)는 나라(奈良) 시대에 하급 관료의 관복에 사용되기도 했다.
* 小豆色(あずきいろ): 小豆(あずき)のような暗(くら)い黄( きいろ)みの赤色(あかいろ)
팥(小豆) 껍질처럼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이다. 팥은 오래전부터 먹어왔지만 색이름애 쓰인 것은 江戸시대의 일이라고. 우리나라에서도 경사스러운 날이나 나쁜 기운을 없애기 위해 팥을 먹었는데 이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라 예로부터 무척 친근한 색이다. 같은 계열의 색으로는 붉은빛이 더 강한 小豆茶(あずきちゃ), 회색이 더해진 小豆鼠(あずきねずみ) 등이 있으며 모두 기모노에 많이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