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장희한
한세상 사는 것이 그리도 쉬웠던가.
돌아보니 벌써 해지는 저녁이네
그 많은 세월 이것저것 돌아봐도 후생에 남겨둘 아무것도 없네
계절은 저렇게 챙겨 쓴맛 단맛 다 보고
시곗바늘처럼 돌고 돌아 그칠 줄 모르는데
봄이 와도 내가 바라는 꽃은 피지 않고
두문불출하고 골방에 들어앉아
흘러간 세월을 책으로 듣자 하니
가슴에 끓는 피가 방망이질하는구나!
세월이야 잡는다고 가만히 있을 내 님 같지 않지만
시간은 자꾸만 흘러 삼경이 가까우니
피로에 쌓인 내 눈이 내가 적멸에 든 것 같구려
첫댓글 행복한 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