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여파 이제 시작 내년 증권사와 저축은행 더 무너진다.
파이낸셜뉴스, 김태일 기자, 2022. 12. 15.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에 따라 금융시장에 드리운 그림자 농도가 보다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증권사, 할부리스사, 저축은행 실적이 내년 더욱 저하된단 암울한 예측이 동반됐다. 미분양주택 증가세로 건설업을 둘러싼 사업환경도 비우호적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됐다.
1. 신용경색 가중 전망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12월 15일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빌딩 한기평 대세미나실에서 열린 ‘KR 미디어데이’에서 산업 평가 기준인 사업환경, 실적방향, 등급전망을 각각 비우호적, 저하, 부정적으로 받은 업종(2023년 전망)은 증권, 할부리스, 저축은행이라고 지목했다.
고금리 환경에서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되며, 부동산 경기 하락 및 경기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김 전문위원 분석이다. 무엇보다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며 부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부동산 PF 영향이 거셀 것으로 판단됐다.
김 전문위원은 “실적 및 재무건전성이 저하되고 유동성 대응력이 크게 약화되는 회사는 등급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권사는 위탁매매, 상품운용 부문 전망 모두 어두웠다. 증시 거래규모 감소로 수수료 수익 부진이 이어지고, 채권발행시장(DCM) 부문 실적 개선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추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채권평가손실도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증권사 실적을 지탱했던 기업금융(IB) 수익이 떨어지고 미분양 확대 및 착공 지연으로 신용위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할부리스는 브릿지론·PF대출 부실 위험과 리테일 자산 건전성 저하 가능성, 저축은행은 조달비용률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보험업에선 생명 역성장, 손해 저성장으로 다소 갈렸다.
한기평은 경제성장률도 낮게 점쳤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로, 내년은 1%대 후반 수준으로 내려 잡았다. 김 전문위원은 “민간소비는 비교적 양호하나 건설 및 설비투자가 부진하다”며 “채권 장단기 금리역전이 계속되며 경기침체 우려도 높아지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2. “건설, 미분양 위험 이제부터”
건설업도 부동산 PF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송수범 한기평 전문위원은 “주택 매수 관망세로 건설 부문에서 미분양 위험은 이제부터”라며 “수익성 개선 한계로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지난 9월말 기준 미분양주택은 4만2000세대로 전년 같은 기간(1만4000세대) 대비 3배 불어났다.
건설과 함께 석유화학, 의류도 사업환경 비우호적, 등급전망 부정적 군에 포함됐다. 송 전문위원은 “석유화학은 투자 조절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 노력에도 약화된 현금창출력 탓에 재무부담 경감이 어려울 전망”이라며 “의류산업에도 반짝 회복 후 다시 먹구름이 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8개 업종은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평가됐다. 사업환경과 등급전망 모두 ‘중립적’인 업종은 자동차, 제약, 조선, 음식료, 반도체, 통신서비스, 민자발전, 정유 등이었다.
파이낸셜뉴스 김태일 기자의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