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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천호(禿盡千毫)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는 뜻으로,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연습과 수련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禿 : 대머리 도(禾/2)
盡 : 다될 진(皿/9)
千 : 일천 천(十/1)
毫 : 가는 털 호(毛/7)
출전 : 완당집(阮堂集) 제3권 서독(書牘) 여권이재與權彝齋)
이 성어는 조선말기 명필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가 절친한 친우인 권이재(權彝齋; 敦仁)에게 보낸 서른세 번째 편지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與權彝齋 敦仁
권이재 돈인에게 주다
서른세 번째(三十三)
17년 동안을 해와 달이 비추지 않는 그늘진 벼랑과 깜깜한 구덩이에서 지내노니, 이것이 울단주(鬱單洲)입니까, 소속산(疏屬山)입니까? 이런 사람으로서 어떻게 헌발(獻發)과 신구(新舊)를 함께 말할 수 있겠습니까. 삼가 생각하건대, 높은 연세에 한 해를 더하시고 합하의 복이 비록(祕籙)에 증가되었으니, 머리를 들고 우러러 송축하지 않을 수 없는지라, 내 사사로운 정리에 있어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주저할 겨를도 없습니다.
헌발(獻發)이란, 새해가 오고 봄기운이 발양하는 것을 말한다. 초사(楚辭) 초출(招魂) 난(亂)에 “해가 새로이 이르고 봄기운이 발양하건만, 나만 혼자 쫓겨나서 남으로 가네(獻歲發春兮 汨吾南征)”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생략)
고인(古人)들은 글씨를 쓰는 데 있어, 간찰(簡札)이라는 한 가지 체식이 따로 없었습니다.
古人作書, 別無簡札一體。
순화각첩(淳化閣帖)의 경우는 진(晉) 나라 때 사람들의 글씨가 많은데, 거기서는 간찰을 오로지 주장하지 않았으니, 간찰은 바로 우리나라의 나쁜 습관입니다.
如淳化所刻, 多晉人書, 未甞專主簡札。
나의 글씨는 비록 말 할 것도 못 되지만, 70년 동안에 걸쳐 10개의 벼루를 갈아 닳게 했고 천여 자루의 붓을 다 닳게 했으나(七十年, 磨穿十硏, 禿盡千毫) 한번도 간찰의 법칙을 익힌 적이 없어 실로 간찰에 한 가지 체식이 따로 있는 줄을 모릅니다.
是吾東之惡習也吾書雖不足言, 七十年, 磨穿十硏, 禿盡千毫, 未甞一習簡札法, 實不知簡札另有一體式。
그런데 와서 글씨를 요구하는 자는 매양 간찰을 써 달라고 하므로 감히 하지 못한다고 거절합니다마는, 그 중에 승배(僧輩)들이 더욱 심하게 간찰을 요구하고 있으니 그 뜻을 알 수가 없습니다.
來要者輒以簡札爲言, 謝不敢, 而僧輩尤甚於簡札, 莫曉其義諦也。
🔘 題石坡蘭卷
(석파의 난 그림에 쓰다)
아무리 구천 구백 구십 구분까지 이르러 갔다 해도 그 나머지 일분이 가장 원만하게 성취하기 어렵다.
雖到得九千九百九十九分, 其餘一分最難圓。
구천 구백 구십 구분은 거의 다 가능하겠지만 이 일분은 인력으로는 가능한 것이 아니며 역시 인력 밖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就九千九百九十九分, 庶皆可能, 此一分非人力可能, 亦不出於人力之外。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리는 것은 이 뜻을 알지 못하니 모두 망작(妄作)인 것이다.
今東人所作, 不知此義, 皆妄作耳。
석파는 난에 깊이가 있으니 대개 그 천기(天機)가 청묘(淸妙)하여 서로 근사한 점이 있기 때문이며, 더 나아갈 것은 다만 이 일분의 공력이다.
石坡深於蘭, 盖其天機淸妙, 有所近在耳, 所可進者, 惟此一分之工也。
🔘 與吳生慶錫
(오경석에게 주는 편지)
하늘이 총명을 주는 것은 귀천이나 상하나 남북에 한정되어 있지 아니하니 오직 확충(擴充)하여 모질게 정채(精彩)를 쏟아 나가면 구천 구백 구십 구분은 도달할 수 있네.
天與聰明, 不在貴賤上下南北, 惟擴而充之, 猛着精彩, 雖到得九千九百九十九分。
나머지 일분의 공부는 원만히 이루기가 극히 어려우니 끝까지 노력해야만 되는 거라네.
其一分之工極難圓, 努力加餐可耳。
서양에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재능으로 만들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 禿(대머리 도)는 회의문자로 벼 화(禾; 곡식)部와 儿(인)의 합자(合字)이다. 벼는 익으면 이삭이 아래로 드리워지고 머리 부분이 없어져, 사람의 대머리처럼 된다는 뜻이다.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래서 禿(도)는 ①대머리 ②대머리가 되다 ③민둥민둥하다 ④모자라게 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머리털이 많이 빠져서 이마나 정수리나 뒤통수 등이 벗어진 머리를 독두(禿頭), 대머리를 달리 이르는 말을 독로(禿顱), 대머리를 달리 이르는 말을 독정(禿頂), 머리털이 빠져 대머리가 되는 것을 독발(禿髮), 대머리진 늙은이를 독옹(禿翁), 민둥산을 이르는 말을 독산(禿山), 자루가 짤막한 숟가락을 독시(禿匙),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하게 된 나무를 독목(禿木), 잎이 다 떨어진 나무를 독수(禿樹), 끝이 거의 다 닳은 붓을 독필(禿筆), 두건을 쓰지 않음을 독건(禿巾), 독수리를 달리 이르는 말을 독(禿鷲), 대머리를 달리 이르는 말을 돌독(突禿), 머리를 빡빡 깎음을 곤독(髡禿),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는 뜻으로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연습과 수련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도진천호(禿盡千毫) 등에 쓰인다.
▶️ 盡(다할 진)은 ❶형성문자로 尽(진)은 통자(通字), 尽(진)은 간자(簡字), 侭(진)과, 儘(진)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그릇 명(皿; 그릇)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다하다의 뜻을 가진 부수(部首)를 제외한 글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릇 속을 비우다가 전(轉)하여, 다하다, 남김 없이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盡자는 ‘다하다’나 ‘완수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盡자는 皿(그릇 명)자와 聿(붓 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聿자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솔’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한다. 盡자는 이렇게 솔을 들고 있는 모습에 皿자를 결합한 것으로 식기를 씻는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식기를 씻고 있다는 것은 이미 식사가 끝났다는 뜻이다. 그래서 盡자는 식사가 끝난 후 설거지까지 마무리했다는 의미에서 ‘다하다’나 ‘완수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盡(진)은 ①다하다 ②완수(完遂)하다 ③극치(極致)에 달하다 ④최고에 달하다 ⑤다 없어지다 ⑥사망(死亡)하다 ⑦죽다 ⑧모든 ⑨전부(全部)의 ⑩~만 ⑪다만 ~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궁(窮), 다할 갈(竭), 가난할 빈(貧)이다. 용례로는 있는 힘을 다함을 진력(盡力), 몸과 마음이 지쳐 쓰러질 정도로 열심히 힘을 다함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을 진췌(盡悴), 마음과 정성을 다함을 진심(盡心), 창고에 있는 곡식이나 물건을 풀어서 죄다 나누어 줌을 진분(盡分), 맡은 바 직분을 다함을 진직(盡職), 돈이나 물품을 남김없이 다 내어 줌을 진하(盡下), 정성을 다함을 진성(盡誠), 생각 했던 바를 다 쏟아 놓는 말을 진언(盡言), 운이 다함을 진운(盡運), 충성을 다함을 진충(盡忠), 죄다 멸망하거나 또는 멸망시킴을 진멸(盡滅), 사물의 근원을 속 깊이 연구하여 앎을 진원(盡源), 술이 몹시 취함을 진취(盡醉), 모조리 다 죽음을 진몰(盡歿), 재물이나 정력 따위가 죄다 없어짐을 핍진(乏盡), 줄거나 또는 해져서 다 없어짐을 모진(耗盡), 시들어 없어짐을 조진(凋盡), 아직 다하지 못함을 미진(未盡), 하나도 남지 않고 다 팔림을 매진(賣盡), 아주 사라져 다 없어짐을 소진(消盡), 점점 쇠하여 다 됨을 쇠진(衰盡), 재물 따위를 죄다 써서 없애 버리는 것을 탕진(蕩盡), 힘이나 마음을 다함을 극진(極盡), 무엇이 저절로 다 됨 또는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함을 자진(自盡), 모조리 잡음이나 휘몰아 잡음을 타진(打盡), 간곡하게 정성을 다함을 곡진(曲盡), 기력이 다 빠져 없어짐을 탈진(脫盡), 모두 타 버림을 소진(燒盡), 기력이 다하여 없어짐을 기진(氣盡), 끝나거나 다하지 않음을 부진(不盡), 다 없어짐을 절진(絶盡), 맥이 풀리고 기운이 아주 빠짐을 맥진(脈盡), 줄어 없어짐을 감진(減盡), 마음과 힘을 있는 대로 다 씀을 비진(備盡), 힘이 다 지침을 역진(力盡), 세상의 모든 잡귀를 굴복시키는 일을 항진(降盡), 멸하여 없어지거나 없앰을 멸진(滅盡),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다하여 없어짐을 갈진(竭盡), 모조리 닳아 없어짐을 올진(兀盡), 몹시 써늘함을 냉진(冷盡), 목숨이 끊어져 죽음을 합진(溘盡), 쓸 만한 계책이 다하여 없음을 계진(計盡), 충성을 다하고 힘을 다함을 진충갈력(盡忠竭力), 착함과 아름다움을 다한다는 뜻으로 완전무결함을 이르는 말을 진선진미(盡善盡美), 맡은 일에 진종일 부지런히 쓰는 힘을 진일지력(盡日之力),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힘을 다한다는 뜻을 나타냄을 국궁진력(鞠躬盡力),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모자람 없이 넉넉함을 끽착부진(喫着不盡), 글로는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는 말을 서부진언(書不盡言), 식량이 떨어져 기운이 다함을 식갈역진(食竭力盡) 등에 쓰인다.
▶️ 千(일천 천/밭두둑 천/그네 천)은 ❶형성문자로 仟(천), 阡(천)은 동자(同字), 韆(천)의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열십(十; 열, 많은 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人(인)의 뜻을 합(合)하여 일 천을 뜻한다. ❷지사문자로 千자는 숫자 '일천'을 뜻하는 글자이다. 千자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千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을 뜻하는 人(사람 인)자의 다리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수가 '일천'이라는 뜻이다. 고대에는 이러한 방식으로 ‘천’ 단위의 수를 표기했다. 예를 들면 '이천'일 경우에는 두 개의 획을 그었고 '삼천'은 세 개의 획을 긋는 식으로 오천까지의 수를 표기했다. 千자는 그 중 숫자 '일천'을 뜻한다. 후에 천 단위를 표기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지금은 千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千(천)은 (1)십진(十進) 급수(級數)의 한 단위. 백의 열곱 절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천 ②밭두둑, 밭두렁 ③초목이 무성한 모양 ④아름다운 모양 ⑤그네 ⑥반드시 ⑦기필코 ⑧여러 번 ⑨수효가 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갖가지의 많은 근심을 천우(千憂), 만의 천 배를 천만(千萬), 아주 많은 수를 천억(千億), 여러 번 들음을 천문(千聞), 썩 먼 옛적을 천고(千古), 썩 오랜 세월을 천추(千秋), 엽전 천 냥으로 많은 돈의 비유를 천금(千金), 백 년의 열 갑절로 썩 오랜 세월을 천년(千年), 한냥의 천 곱절로 매우 많은 돈을 천냥(千兩), 백 근의 열 갑절로 썩 무거운 무게를 천근(千斤), 십리의 백 갑절로 썩 먼 거리를 천리(千里), 수천 수백의 많은 수를 천백(千百), 많은 군사를 천병(千兵), 천 길이라는 뜻으로 산이나 바다가 썩 높거나 깊은 것을 천인(千仞), 많은 손님을 천객(千客), 여러 가지로 변함을 천변(千變), 천 년이나 되는 세월을 천세(千歲),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천만인(千萬人), 썩 많을 돈이나 값어치를 천만금(千萬金), 하루에 천리를 달릴 만한 썩 좋은 말을 천리마(千里馬), 천 리 밖을 보는 눈이란 뜻으로 먼 곳의 것을 볼 수 있는 안력이나 사물을 꿰뚫어 보는 힘 또는 먼 데서 일어난 일을 직감적으로 감지하는 능력을 일컫는 말을 천리안(千里眼),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재일우(千載一遇),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 얻는 것이 있다는 뜻으로 많이 생각할수록 좋은 것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천려일득(千慮一得), 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 실책이란 뜻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쯤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천려일실(千慮一失), 마음과 몸을 온가지로 수고롭게 하고 애씀 또는 그것을 겪음을 일컫는 말을 천신만고(千辛萬苦), 천 년에 한때라는 뜻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세일시(千歲一時), 천 리나 떨어진 곳에도 같은 바람이 분다는 뜻으로 천하가 통일되어 평화로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천리동풍(千里同風), 여러 시문의 격조가 변화 없이 비슷 비슷하다는 뜻으로 여러 사물이 거의 비슷 비슷하여 특색이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편일률(千篇一律), 천 가지 괴로움과 만가지 어려움이라는 뜻으로 온갖 고난을 이르는 말을 천고만난(千苦萬難), 천만 년 또는 천 년과 만 년의 뜻으로 아주 오랜 세월을 이르는 말을 천년만년(千年萬年), 무게가 천 근이나 만 근이 된다는 뜻으로 아주 무거움을 뜻하는 말을 천근만근(千斤萬斤), 울긋불긋한 여러 가지 빛깔이라는 뜻으로 색색의 꽃이 피어 있는 상태를 형용해 이르는 말을 천자만홍(千紫萬紅), 천차만별의 상태나 천 가지 만 가지 모양을 일컫는 말을 천태만상(千態萬象), 천금으로 말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열심히 인재를 구함을 이르는 말을 천금매골(千金買骨), 썩 많은 손님이 번갈아 찾아옴을 일컫는 말을 천객만래(千客萬來), 오래도록 변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천고불역(千古不易), 수없이 많은 산과 물이라는 깊은 산속을 이르는 말 천산만수(千山萬水), 여러 가지 사물이 모두 차이가 있고 구별이 있다는 말을 천차만별(千差萬別) 등에 쓰인다.
▶️ 毫(터럭 호)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터럭 모(毛; 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高(고, 호)의 생략형(省略形)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길고 뾰족한 가는 털의 뜻이 전(轉)하여 가늘고 작다 또는 붓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毫자는 ‘가는 털’이나 ‘붓끝’을 뜻하는 글자이다. 毫자는 高(높을 고)자와 毛(털 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高자는 높은 건물을 그린 것으로 ‘높다’나 ‘크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다. 이렇게 ‘높다’라는 뜻을 가진 高자에 毛자를 더한 毫자는 ‘높게 자란 털’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길게 자란 털일수록 끝이 더 가늘게 보인다. 그래서 毫자는 털의 가장 끝부분에 있는 가느다란 부분이라는 의미에서 ‘털끝’이나 ‘가늘다’, ‘조금’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毫(호)는 (1)붓의 털끝 (2)무게나 길이의 단위로 곧 이의 1/10에 해당함 등의 뜻으로 ①터럭(몸에 난 길고 굵은 털), 털 ②가는 털, 잔 털 ③붓 ④붓 끝 ⑤호(척도 또는 분량의 단위) ⑥조금 ⑦가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터럭 모(毛), 터럭 발(髮)이다. 용례로는 가느다란 털로 아주 작은 물건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을 호발(毫髮), 가는 털을 호모(毫毛), 전혀 없음이나 조금도 없음을 호무(毫無), 털오리와 같이 아주 작은 것을 이르는 말을 호홀(毫忽), 붓의 끝을 호단(毫端), 매우 적은 분량을 호리(毫釐), 털끝 만한 작은 일 또는 적은 양을 호말(毫末), 붓을 휘두른다는 뜻으로 미술품으로서의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림을 휘호(揮毫), 조금 아주 조금 만큼의 뜻을 이호(釐毫), 몹시 적은 분량이나 아주 작은 정도를 소호(小毫), 매의 꼬리에 달아서 사람의 눈에 잘 띄게 하는 흰 털을 망호(望毫), 토끼의 잔털을 토호(兔毫), 몹시 적은 수량을 사호(絲毫), 부처의 미간에 있는 흰 털을 옥호(玉毫), 그림을 그리는 데 쓰는 붓을 분호(粉毫), 필치가 뛰어남을 일호(逸毫), 종이와 붓을 저호(楮毫), 양털로 촉을 만든 붓을 양호(羊毫), 매우 가는 털 또는 썩 작은 사물을 섬호(纖毫), 가을철에 털을 갈아서 가늘어진 짐승의 털이란 뜻으로 몹시 작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추호(秋毫), 몹시 가늘고 작은 털이란 뜻으로 아주 작은 정도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일호(一毫), 썩 적은 것을 분호(分毫), 털을 나누고 실오라기를 쪼갠다는 뜻으로 썰어서 아주 잘게 나눔을 호분누석(毫分縷析), 티끌 하나의 차이가 천 리의 차이라는 뜻으로 처음에는 조금의 차이지만 나중에는 대단한 차가 생김을 이르는 말을 호리천리(毫釐千里), 아주 근소한 차이를 호리지차(毫釐之差), 수목을 어릴 때 베지 않으면 마침내 도끼를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는 뜻으로 화는 미세할 때에 예방해야 한다는 호모부가(毫毛斧柯),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태연함을 호발부동(毫髮不動), 털 끝 만한 이익을 호말지리(毫末之利), 서로 얼마 아니 되는 사이를 호홀지간(毫忽之間)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