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즈3캐릭터▶ 새로 만든 남심들(Feat. 아, 망했어요.)

[마키아토]

새 남심들을 만들어봤는데 망했어요ㅋ 뭐랄까요. 한 명은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잘 나타내긴 했는데 그냥 불만족스럽고 다른 한 명은 전체가 다 불만족스러운.... EA 뱀파이어 디폴트 스킨 죽일꺼야....

데스몬드 아퀼라(Desmond Aquila). 엄밀히 말해서 Aquila는 영어식 발음으로 아귈라(혹은 아길라)와 아퀼라(혹은 아킬라) 사이의 발음인데(약한 k발음) 그냥 아퀼라로 했어요. Aquila는 '독수리자리'를 뜻하기도 하고 그 자체로 '독수리'라는 이탈리아/라틴어이기도 합니다.

문라이트 폴즈인데 이상하게 하늘이 어둑해서 사진도 어둡습니다. 사진이 어둡긴 하지만 저 분위기가 제가 데스몬드를 만들 때 생각하고 의도했던 분위기입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벽난로의 불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데스몬드.

벽난로의 불을 바라보며 데스몬드는 자신이 어떻게 이 집에 오게 되었는지를 찬찬히 생각합니다. 사실 생각하고 자시고할 것도 없었지요. 눈을 떠보니 자신은 이 집 앞에 쓰러져있었고 어찌어찌해서 이 집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 마을, 이 집에 오게되었는지, 심지어 자신의 성(姓)과 나고 자란 곳, 가족의 유무. 그 모든 것들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유일한 것은 '데스몬드'라는 이름 뿐이었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이름인지, 아니면 길가다가 들은 누군가의 이름인데 용케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인지조차 확실치 않지만요.

데스몬드: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그냥.... 그냥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이었어요.

펠릭스: 그게 이상한 사람이 아니면 뭡니까?

문가에 쓰러져있는 자신을 처음 봤을 때, '펠릭스'란 이름의 집주인은 무척이나 놀라했고 또 무척이나 경계했습니다. 자신이 수상한 사람이 아님을 증명할 때까지 꽤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는 자신이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성공했습니다. 정말로 펠릭스가 그걸 믿는지는 미지수지만.

펠릭스: ....당신이 위험한 사람은 아닌 것 같군요. 위험하지 않다고 수상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데스몬드: 저기.... 죄송하지만 뭐 먹을 것 좀 얻을 수 있을까요?

멋쩍게 웃으며 말하는 데스몬드. 이런 상항에서 넉살좋게 먹을 것을 구하는 자신의 모습이 놀라웠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정말로 그는 배가 고팠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거든요. 펠릭스는 뻔뻔할 정도로 넉살좋고 정체모를 이 남자의 태도에 황당했지만 딱 보기에도 초췌하고 갈 곳 없는 사람을 모른 척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우선 집안에 그를 들이고 간단한 음식을 주었습니다.

허기가 달래지자 엄청난 피로가 몰려오며 그는 순식간에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집중해서 책을 읽고있는 이 남자가 바로 집주인인 '펠릭스 제르진스키(Felix Dzerzhinsky)'입니다. 달랑 이름 밖에 모르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집 안에 들였지만 꽤 차분해보입니다. 어쩌면 책을 읽으면서 차분해지려고 노력하는건지도 모르겠지만.

펠릭스도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지만 의도한만큼의 외모와 분위기를 충분히 살리지 못해 많이 아쉽습니다. 무엇보다 뱀파이아 디폴트 스킨이....! 애를 많이 죽여놓네요.

창백한 피부와 목의 마크는 그가 뱀파이어임을 알려줍니다. 여느 뱀파이어들처럼 그는 아주 긴 시간 동안을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평범한 삶을 살아왔지요. 뱀파이어라고 누구나 영화 같은 삶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들이 다 영화 같은 삶을 살진 않는 것과 마찬가지지지요.

매사에 완벽한 것과 책을 좋아하는 그는 경박한 웃음을 싫어했고 이름이 알려주듯, 행운의 여신이 늘 웃음을 짓고 있는 운명이었습니다.(Felix는 라틴어로 '행운' 혹은 '행운아'를 뜻합니다.) 그 때문인지 뱀파이어치고 젊은 나이임에도 의료 직업군에서 상당한 성취를 이룩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래층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지금은 소파에서 자고 있지만) 남자의 등장은 그의 평범하고 완벽한 인생계획에는 없는 존재였습니다. 남자가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우선은 받아주기는 했지만 어찌해야할지 막막합니다.

내려와보니 정체불명의 남자는 소파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습니다.

좁은 소파가 불편할만도 한데 평온한 표정이네요. 뭘 했길레 이렇게 피곤한걸까요? 마치 어디서 급하게 뛰쳐나온 것 같은, 그리고 언제라도 다시 떠날 것 같은 차림의 이 남자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펠릭스는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우선은 남자가 스스로 꺨 때까지 기다리기로 합니다.

이윽고 남자가 잠에서 깹니다.

그런 남자를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펠릭스.

펠릭스: 데스몬드라고 했죠? 좋아요, 데스몬드, 내 집에 들어왔으니 당신에 대해 좀 더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당신의 이름은 알았는데 성(姓)은 뭔가요? 아무리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을 못한다 해도 이름은 기억할거 아닙니까?

데스몬드: 음.... 그게.... 이름 말고는 생각나지 않아요. 아무것도요.

펠릭스: 아무것도요?

데스몬드: 네....

의사인 펠릭스는 어쩌면 데스몬드가 해리성 기억 상실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 전제로 한다면 꽤 심각하고 장기적인 증상이겠지만.

펠릭스: 그렇다면 여기오기 전에 아무거라도 생각나는게 있나요?

데스몬드: 모르겠어요. 기억나는게 없어요. 어딘가에서부터 아주 많이 걷고, 뛴 것 같기는 해요. 몸이 굉장히 피곤하거든요. 다리도 아프고.

펠릭스: 그럼 이곳이 어딘지는 아십니까?

데스몬드: 아니요.... 그러고보니 여긴 어디에요? 처음보는 마을인데.

펠릭스: 여기는 문라이트 폴즈입니다.

데스몬드: 문라이트 폴즈라....

펠릭스: 이 이름을 듣고 뭔가 기억나는게 있나요?

데스몬드: ....없어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걸요. 정말 난 이름 빼고는 아무것도 기억하는게 없네요.

씁쓸한 표정의 데스몬드.

펠릭스: 언제든 사라질 수 있지만 또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것이 기억이에요. 천천히 생각하면 돌아오겠죠. 우선 당신 성(姓)은 '아퀼라'로 합시다.

데스몬드: 아퀼라요?

펠릭스: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거라도....

데스몬드: 아뇨. 어떤거든 괜찮아요. 고마워요. 근데 무슨 뜻이에요?

펠릭스: ....독수리란 뜻이에요. 아까 보니 팔에 독수리 문신이 있더군요.(긴팔이라 안 보이지만 데스몬드의 팔에 독수리 문신이 있습니다.)

데스몬드: 아, 독수리....

데스몬드는 창 밖을 바라봅니다. 여전히 어둑어둑한 하늘. 문라이트 폴즈라는 생경하고 낯선 곳에서 '아퀼라'라는 새 성으로 생활을 시작해야하지만 의외로 차분합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반드시 기억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어쩌면 찾아봤자 좋을게 없는 기억들 뿐이라 그런 것은 아닐까요?

'천재' 특성이 있어 '주위 사물에 깊은 관심 갖기' 모션 중인 펠릭스.

그런 펠릭스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데스몬드.

집 뒤편에는 이젤이 있습니다. 데스몬드는 익숙하게 캔버스를 올리고 붓질을 합니다.

어쩌면 과거의 자신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혹은 그걸 직업으로 삼았던 사람은 어니었을까요? 문라이트 폴즈에서의 삶은 어떨까요? 그리고 과거의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그리고 그것이 현재의 자신과 펠릭스에게 미치게 될 영향은 무엇일까요?

+보너스

벽난로에 불 켜놨더니 거실 바닥에 불이 옮겨붙었습니다. 다행히 펠릭스가 얼른 껐어요. 후다닥 뛰어가 바로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비록 처음에는 어떻게 소화기를 사용하는지 우왕좌왕했지만.

[고주망태☆]

데스몬드는 표정이 뭔가 잘생긴 바보 느낌ㅋㅋ 아무것도 기억 안난다는 코멘트가 자주 나와서 그런가 ㅋㅋ 펠릭스는 피곤에 찌든 섹시남이네요 아 정말 뱀파이어 푸르딩딩 스킨 아니면 더 멋질것 같네요ㅜ

[마키아토]

진짜 뱀파이어 하고 싶어도 저 푸르딩딩한 디폴트 스킨 때문에 못하겠어요ㅠㅠ 뱀파이어를 포기해야하나...

[크크섬의거북이]

아아 5년전에 잃어버린 제 시력이 돌아오는 느낌이에요 뱀파이어 남심둘을 보니 자꾸 망상이.......ㅎㅎㅎㅎ
으헣헣 두남자를보니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요

[마키아토]

펠릭스만 뱀파이어고 데스몬드는 일반 인간이에요ㅎㅎ 진짜 저 뱀파이어 디폴트 스킨 자체를 없애버리고 싶어요. 죽인다, EA

[행복한 인생]

오오오....! 눈이 정화됩니다!ㅎㅎㅎ 아까 제가 알려준 수염으로 멋진 남심을 만드셧군요!ㅋㅋㅋㅋ

[마키아토]

헤헤헿 덕분에 멋진 수염 얻었어요. 감사합니다. 수염 이름이 Dirty Beard라는게 꽤 충격이었지만....
수염'만' 멋진 남심이 탄생해서...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