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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프로야구 1년차 감독에 불과하다. 루키 감독인 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시간이다 |
각설하고. 두 팀간 트레이드 논의가 있었는지 물으셨는데요. 사실입니다. 두 팀은 7월 23일 이후로 몇 차례 진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LG는 페타지니와 옥스프링, 롯데는 유망주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았습니다. 자, 여기서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있습니다. 어느 뉴스부터 듣고 싶으신가요. 좋은 뉴스? 알겠습니다.
먼저 좋은 뉴스는 LG의 두 외국인 선수와 롯데의 유망주가 팀을 떠나지 않게 됐다는 것입니다. 박복하리만치 불운했던 외국인 선수 영입사에 종지부를 찍고 마침내 역대 최강의 외국인 타자와 투수를 발견했던 LG는 별일이 없다면 내년 시즌에도 두 선수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롯데 역시 가뜩이나 부족한(이 말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유망주 층에서 아무도 이탈하지 않아 미래 전력의 누수를 막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트레이드 협상은 7월 25일자로 결렬됐습니다.
그렇다면 나쁜 뉴스는 무엇일까요. 7월 28일 현재 각각 5, 8위에 머물러 있는 롯데와 LG의 순위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전력보강에 실패한 까닭이지요. 특히나 삼성, KIA와 치열한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롯데로서는 팀의 단점을 메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됐습니다. 올시즌과 같은 4강 기회가 다시 찾아오리라는 보장이 없는데도 말이지요.
LG 김재박 감독의 제안, “외국인 선수를 주고 국내선수를 받겠다”
두 팀의 트레이드 논의가 촉발된 건 7월 23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날 LG 김재박 감독이 기자들을 앞에 두고 뜬금없이 “페타지니와 옥스프링을 내주고 국내선수를 받는 트레이드를 할 수 있다”고 밝힌 게 시작이었습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 선수 대이동을 하는 미 메이저리그에선 흔한 트레이드 카드였지만 국내야구에선 생경한 제의여서 금방 화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이날 롯데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매클레리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하며 일이 묘하게 전개됐습니다. 매클레리는 퇴단 전까지 5승5패 평균자책 4.60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6, 7월 평균자책이 각각 3.46, 3.77로 나쁘지 않았고 게다가 6월 15일 이후는 7경기 연속 3실점 이하의 투구를 펼쳐 그의 퇴단을 의아해하는 야구전문가들도 없지 않았습니다. ‘혹시 LG와 사전에 말을 맞춘 게 아닌가’란 의구심이 생긴 것도 무리가 아니었지요.
퇴단 전 매클레리가 구단 버스에서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은 매클레리를 향해 엄지를 내렸다 |
먼저 LG입니다. 사실 이날 김재박 감독의 발언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습니다.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도 언론을 통해 알았으니까요. 김 감독의 계산된 발언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소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평도 없지 않았습니다.
왜냐?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실패만 맛봤던 프런트에서 그나마 올시즌 제대로 된 선수를 영입했는데 김 감독의 트레이드 발언으로 외부에서 자칫 ‘이번 외국인 선수도 실패’라는 식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그룹으로부터 특별감사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구단 입장에선 아무래도 그 같은 말들이 세간에 오르내리는 게 부담스러웠을 만도 합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이 트레이드 카드를 집어든 건 그의 말을 빌리자면 “팀에 좋은 선수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김 감독은 지난해 LG사령탑에 오른 뒤 일관되게 2가지를 입에서 놓지 않고 있습니다. 과자와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푸념입니다. 과연 LG에 선수가 없는지는 감독이 판단할 문제입니다만 정말 선수가 없다면 투수쪽이 그럴 것입니다.
박명환과 최원호가 부상과 부진으로 1군에서 사라진 선발투수진이나 마무리 우규민이 2년 연속 부진한 불펜진 모두 괴멸 상태입니다. 특히나 4, 5월 평균자책이 각각 1.59, 3.68에 지나지 않았던 ‘믿을맨’ 정재복조차 2달 동안 무려 26경기에 등판하며 6월 들어 평균자책이 11.05로 기름값보다 빠르게 치솟았습니다.
어느 코치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이참에 투수진을 혁신해보자는 게 감독의 구상”이라고했습니다. 강한 투수진을 바탕으로 현대시절 4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던 김 감독으로서는 당연한 구상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내년 시즌 LG 선발진은 어깨수술로 재활 중인 박명환이 합류한다는 가정 하에 봉중근, 심수창, 정찬헌 혹은 이범준 가운데 한명으로 구성될 듯합니다. 두산에서 이적한 이재영은 선발보다는 불펜, 그것도 마무리로 적격이라는 내부평가가 있습니다. 우규민과 정재복은 셋업맨으로 뛸 가능성이 큽니다. 각자의 실력만 제대로 증명한다면 나쁘지 않은 투수진입니다. 물론 가정이지만요.
옥스프링은 매력적인 투수다. 일본프로야구팀에서도 똑같이 느낀다는 게 LG의 고민이다 |
김 감독은 이러한 전략에 따라 옥스프링을 내놔도 딱히 손해볼 게 없다는 계산을 했고 가능하면 유망주급을 벗어난 어느 정도 검증된 젊은 투수를 원했다는 게 LG관계자의 증언입니다.
물론 외국인 선수들의 거취도 참고사항이었습니다. 옥스프링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토요카프로부터 입단을 제의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옥스프링이 “시민구단 히로시마에 가느니 차라리 LG에 남겠다”고 선언하면서 없던 일이 됐습니다. 올시즌은 복수의 팀에서 옥스프링에게 입단을 제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쩌면 올시즌이 그를 LG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즈음 “그럼 잘 하고 있는 페타지니는 왜 내놓은 건가요?”하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뛰고 있는 이병규의 국내복귀 가능성과 옥스프링보단 페타지니가 매력적인 트레이드 매물이라는 현실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롯데 로이스터의 희망사항 "콘택트 능력과 파워를 겸비한 타자"
개막전부터 충격의 6연패를 당하기 하루 전인 6월 5일까지 롯데의 상승세란 입이 쫙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52경기를 치르는 동안 30승 22패를 기록하며 SK에 이어 줄곧 2위를 고수했으니까요. 당시 팀타율 2할7푼5리와 팀홈런 41개도 SK와 한화에 이어 2위였습니다. 더 놀라운 건 도루 역시 61개로 4위를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정확성과 힘 거기다 빠르기까지 갖춘 그야말로 최고의 타선이었던 셈이지요.
특히나 이 시기 ‘조성환 - 이대호 - 가르시아 - 강민호’로 이어지는 3번부터 6번까지의 중심타선의 활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이들 4타자는 759타수 239안타 타율 3할1푼5리, 36홈런, 159타점을 합작하며 팀 타선을 완벽하게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롯데는 껌의 단물이 순식간에 빠지듯 놀랄 만큼 맹렬한 기세로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6월 6일부터 7월 27일까지 39경기를 치르는 동안 15승 24패를 기록하며 이제는 45승 46패로 승률 5할 에도 미치지 못하게 됐습니다. 팀의 극적인 추락을 이끈 선수들은 중심타선이었습니다.
중심타자 4명은 같은 기간 552타수 137안타 타율 2할4푼8리, 21홈런, 95타점을 생산하며 6월 5일 이전과 판이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사이드암 계열과 왼손 투수들을 상대로 무척 약한데요. 사이드암 투수를 상대로 조성환과 이대호가 각각 2할5리, 2할4푼2리를 기록하고 있고 왼손투수 상대로는 조성환과 이대호를 제외하고 하나 같이 타율 2할5푼 이하를 기록 중입니다.
정수근이 음주폭행사건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것도 타선의 무게감을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올시즌 정수근은 팀 내 작전수행능력이 가장 뛰어난 타자로 1루 주자를 3루로 보낸 확률이 무려 41%에 이르릅니다. 물론 음주 후 경찰서에 가는 확률이 그만큼 높았던 게 문제였지요.
타선의 무기력이 팀의 전반적인 침체를 불러왔다고 판단한 로이스터 감독은 매클레리를 내보내며 “콘택트 능력과 파워를 함께 갖춘 타자를 뽑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 선수 가운데 LG의 페타지니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는데 페타지니에 관해 잘 알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쨌거나 롯데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페타지니가 급부상한 것만은 사실이었습니다.
당시 페타지니의 영입을 긍정적으로 본 이들이 많았습니다. 우선 페타지니가 침체된 롯데 타선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리라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페타지니는 검증된 외국인 선수로 기복 없이 고른 활약을 보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별도의 적응기간이 필요하지 않는 것도 장점 가운데 하나였지요.
과거 롯데전에 등판한 투수들이 펠릭스 호세를 거른 탓에 다음 타자들이 어부지리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른 바 ‘호세효과’를 페타지니를 통해 재현할 수 있다는 기대도 없지 않았습니다. 만약 페타지니가 3번을 친다면 다음 타자 이대호가 훨씬 가벼운 마음에서 타석에 들어설 수 있고 ‘지그재그’타선으로 5번에 가르시아가 배치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여기다 페타지니가 옆구리 투수와 왼손 투수들에게 강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비록 국내에선 옆구리 투수를 상대로 7타수 1안타 타율 1할6푼7리에 그치고 있습니다만 일본에서는 3할8푼대였습니다. 홈런도 많이 쳤지요.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여전히 국내에서도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타율 4할2푼리, 3홈런을 기록 중이니까요.
무엇보다 큰 경기에 강하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습니다. 페타지니는 2001년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절 긴데쓰 버팔로(오릭스의 전신)를 상대로 일본시리즈에서 16타수 6안타 터율 3헐7푼5리, 4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친 바 있습니다. 2000년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적이 없는 롯데 선수들에게 페타지니의 경험은 매우 유용할 수 있었습니다.
무산된 협상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모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롯데와 LG의 트레이드는 결국 무산됐습니다. 7월 26일 <스포츠 춘추>와의 전화통화에서 롯데 이상구 단장은 “전날(25일) LG와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며 “현재 미국에서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장은 “트레이드 가능성이 전혀 없는가”란 질문에 “전혀”라고 단호하게 대답한 뒤 “외국인 타자뿐만 아니라 마무리로 쓸 외국인 투수까지 광범위하게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과정을 보건데 마무리 투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롯데 내부에서도 그렇게 진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7월 26일 사직 한화전에서 3-1로 이기고 있다가 구원투수 허준혁과 임경완이 승리를 날려버린 뒤 로이스터 감독이 타자보단 마무리 투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하는군요.
이는 정확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타자들의 동반부진은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충분한 휴식과 훈련으로 회복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마무리 부재는 외부 수혈이 아니면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송승준, 장원준의 한시적 마무리론이 있지만 이들 선발투수가 빠진 롯데 마운드는 거식증에 걸린 거인처럼 허약하기 이를 데가 없지요.
LG측도 트레이드 협상 결렬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LG 김연중 단장은“(롯데와)몇 번 이야기를 주고받았으나 서로가 내민 카드가 맞지 않아 빈손으로 끝났다”며 “지금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말로 롯데가 아니라도 협상 카드만 맞는다면 두 외국인 선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습니다.
LG는 성에 차지 않으나 나승현 급 이상을 원했다. 그러나 롯데가 LG에 제시한 카드는 그 이하였다. 과거 백인천 감독의 손민한, 이대호 트레이드를 온몸으로 막아냈던 롯데 프런트의 선견지명이 될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
사실 롯데가 매클레리를 퇴단시킨 뒤 먼저 연락을 취한 쪽은 LG였습니다. 감독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한 LG 프런트의 과감함이 돋보이는 장면이었지요. 흔한 안부전화로 시작한 두 구단의 탐색전은 이내 본격적인 트레이드 협상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협상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서로가 내민 카드가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롯데측은 “LG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랐다”고 하고 LG측은 “롯데가 너무 손해를 보지 않으려 했다”고 말하더군요. 여느 트레이드에서처럼 정상적인 저울질이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LG가 내놓은 매물이 페타지니와 옥스프링이라면 롯데가 내놓을 만한 카드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니 LG는 롯데에게 어떤 선수를 원했을까요.
LG는 롯데 선발투수 장원준이면 ‘바랄 게 없고’ 조정훈 정도면 ‘괜찮다’정도로 입장을 정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그도 아니면 나승현 급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게 LG의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롯데는 LG와는 생각이 달라도 한참 달랐습니다. 장원준은 ‘꿈도 꾸지 말고’ 조정훈은 ‘쳐다보지도 말 것’이며 나승현 급도 ‘아깝다’는 입장을 협상기간 내내 유지했던 것입니다.
결국 LG와 롯데는 서로의 입장만을 확인한 채 트레이드 협상의 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과연 이번 협상 결렬로 두 팀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요.
LG에서 얻은 거라곤 두 정상급 외국인 선수가 내년 시즌에도 LG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 정도에 불과합니다. 잃은 것은 선수보강을 위해 날이면 날마다 고군분투하는 김 감독의 노력이 이번에도 무산됐다는 것과 잘 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고용불안만 야기시켰다는 것입니다.
대개 외국인 선수들은 소속팀과의 재계약 가능성이 사라지면 그때부터 소극적으로 플레이하게 마련입니다. 다른 팀을 알아보느라 정신이 없지요.
그래도 LG는 롯데에 비하면 양호한 편입니다. 롯데는 협상 결렬로 4강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트레이드 이야기가 수면 위에 오른 뒤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여론을 주시했다”며 “유망주를 내주고 페타지니를 데려오느니 차라리 없던 일로 하라는 부정적인 글들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롯데를 잘 아는 모 야구해설가는 “이것이 롯데의 현 주소”라며 혀를 차더군요. 이 해설가는 “구단의 비전을 팬들에게 확실히 제시하고 이를 반대할 시 적극적으로 설득해도 모자를 판에 게시판이나 기웃거리며 팬들의 눈치나 살피고 있다”며 “배고파 죽겠다는데 곳간에 쌀가마니만 쌓아두듯 유망주만 차곡차곡 쌓아두면 뭘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롯데와 LG의 공통점은 훌륭한 유망주는 많으나 그들이 유망주로만 그칠 확률이 다른 구단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입니다. 팬들이야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는 팀에서 오랫동안 볼 수 있어 좋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팀에서 하루하루를 소비해야하는 선수 입장에선 지옥도 그런 지옥이 없지요.
유명무실한 트레이드
그래서 만든 제도가 바로 트레이드입니다. 프로야구에서 트레이드는 매우 귀중한 기회입니다. 전력불균형을 트레이드를 통해 조정할 수 있고 포스트시즌을 진출이 유력한 팀들의 경우는 트레이드를 통해 극적인 반전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선수 역시도 트레이드를 통한 인생역전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변수와 기회를 작용하는 트레이드가 한국프로야구에선 어느 시점부터인가 철저히 외면 받고 있습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자세입니다. 트레이드 결과가 나쁠 경우 일정부분 프런트가 책임을 지게 마련이지요. 몇몇 구단 프런트를 가리켜 공무원과 비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실제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듣
는다면 기가 찰 일입니다.
여기서 늘 간과되는 게 있습니다. 가장 무능한 프런트는 트레이드에 실패한 이들이 아니라 우승은 고사하고 몇 년째 팀을 최하위권에서 맴돌게 한 이들이라는 것을. 그리고 프로팀은 유망주 육성을 위해 있는 곳이 아니라 우승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1986년 해태가 OB로부터 한대화를 데려오지 않았거나 1999년 두산이 진갑용을 하염없이 붙잡아만 놨다면 프로야구의 역사는 지금과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모든 것은 야구의 역사로 남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입니다. 이미 짜여진 각본에 맞춰 일말의 변수나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면 스포츠는 더 이상 보는 이들의 가슴이나 영혼을 울리지 않을 것입니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간혹 이런 말을 합니다. “미국야구는 5회 이후에도 상대팀이 역전할 수 있도록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둔다. 그러나 한국야구는 6-1로 앞서고 있어도 스퀴즈 번트를 대는 등 마지막 가능성까지 봉쇄해버린다. 당신이 야구팬이라면 어느 경기를 보겠는가.”
베이브 루스가 아무리 위대해도 베이스볼만큼 위대하진 않습니다. 제 아무리 유능한 선수도 팀의 우승을 위해 뛰지 않으면 필요가 없고 아무리 좋은 팀도 우승하지 못하면 비싸지만 이미 코를 푼 티슈처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말이 길었습니다. 삼성 역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팀 관계자를 미국으로 보냈습니다. 3명의 외국인 투수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적료를 비롯한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시즌 영입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게 삼성측의 솔직한 생각입니다. 참고로 삼성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을 일본인 선수로도 확대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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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LG에서 미치지 않고서야 옥스프링,페타지니를 내줄리가 없습니다....그 외에 나머지 그러니까 박명환,봉중근,이대형,안치용신인 3인방을 빼고는 전부 트레이드 대상 입니다...
개인적으로 내년에는 미련없이 트레이드 제대로 했으면 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