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카피톨리노 언덕

미켈란젤로의 <카피톨리노 언덕>, 1538년경에 시작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동상>
카피톨리노 언덕은 원래 로마 공화정 시대 일곱 개 언덕 중 하나로 로마의 요새였으며 현재도 주피터와 주노, 미네르바에게 봉헌된 대신전의 터가 남아있습니다. 이곳은 집정관들이 서약을 하고 관례에 따라 군사적 승리를 감사하는 제물을 바치고 축제를 벌이던 곳입니다. 또한 1513년, 원로원과 콘세르바토리(로마의 선출직 행정관들)가 메디치 가의 줄리아노와 로렌초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한 곳이기도 합니다. 미켈란젤로는 1537년 바오로 3세의 제안으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동상>을 캄피돌리노 광장 중앙에 옮겼고, 광장과 원로원을 품위 있게 건립하도록 위임받았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동상>은 한동안 최초의 기독교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로 잘못 인식되어 중세를 거쳐 숭배의 대상으로 보존되어오다가 르네상스 시대에 와서야 동상의 주인공이 아우렐리우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우렐리우스는 스토아학파의 철학자로 『명상록 Meditations』을 썼고, 기독교 사상가의 전형으로 여전히 존경받는 인물이었습니다. 따라서 미켈란젤로가 이 동상을 광장 중앙에 세운 건 고대에 대한 존경과 기독교 시대의 로마를 상징하는 의미를 동시에 내포한 것입니다.

미켈란젤로의 <카피톨리노 언덕>

미켈란젤로의 <카피톨리노 언덕>
광장의 바닥은 별모양의 열두 개 끝이 뾰족한 곳으로부터 연거푸 원으로 그려져 있어 끊임없이 원형들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르텐 판 헴스커크의 <카피톨리노 언덕 드로잉>

에티엔 두페라크의 <카피톨리노 전경>, 미켈란젤로의 고안대로 그림, 엔그레이빙

미켈란젤로의 <원로원 건물 외관>

미켈란젤로의 <원로원 건물 앞 계단>
원로원 건물 중앙 위에는 종탑이 있고, 건물 입구에는 양옆으로 오를 수 있는 두 개의 계단이 있습니다. 건물 외관은 값비싼 담황색 벽돌로 현란하게 장식되었습니다. 창문들은 잘 정비된 외관 벽으로부터 툭 튀어나온 느낌을 줍니다. 장식은 미켈란젤로의 건축적 언어로서, 그는 장식으로 건축의 조화와 강렬한 인상을 사람들에게 심어주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원로원 건물 앞 계단>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한 것을 살펴보면 다섯 통로로부터 광장에 오를 수 있는데, 광장이 보호를 받고 있는 느낌을 줍니다. 점점 좁아지는 기다란 경사로를 오르면 타원형으로 바닥을 장식한 광장과 그 안의 별모양의 바닥 장식에 이르게 되고 별모양 장식 중앙의 아우렐리우스 동상에 이르게 됩니다. 이 광장은 12세기에 로마 정부와 행정기관들이 자리 잡았습니다. 기존 건물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12세기 고대의 타불라리움(기록보관소) 자리에 세워진 원로원입니다. 이 궁전은 우아한 종탑이 있는 시청이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콘세르바토리 궁전>

미켈란젤로의 <콘세르바토리 궁전>

미켈란젤로의 <콘세르바토리 궁전>, 카피톨리노 언덕
외관 벽 윗부분에 장식으로 두른 돌출부 난간에 조각들이 있어 수직적 리듬이 계속 반복됩니다. 지금은 로마 시립미술관입니다.
그가 디자인한 원로원은 소박하면서도 새로운 공공의 기능을 지닌 건물로, 천 년 전의 건물에 적합한 외관이지만 우아하게 보입니다. 세 건물 모두 단순하지만 운율에 변화가 있는 듯합니다. 오른편의 콘세르바토리 궁전은 15세기 초 길드의 사무실을 수용하기 위해 세워진 건물이었습니다. 광장 입구에서 보면 콘세르바토리 궁전과 브라치오 누오보가 부등변 삼각형 모양으로 양편에 있고, 두 건물은 중앙의 원로원을 향하고 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황폐해진 콘세르바토리 궁전 외관을 브라치오 누오보가 거울에 반사된 것 같은 형태로 건립하여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