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economic/newsview?newsid=20120730120106069
이데일리 발 자영업자 '가게/공장 담보대출' 관련 기사입니다.
다들 아시리라 생각하시지만 모르실 분도 있으실 것 같아 신문기사를 보는 방법을 몇 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이건 공지로 올려 주셨으면 좋겠군요.
1. 언론의 현실 반영 속도는 전반적으로 늦다
강력사건, 정치, 경제 관련 긍정적 뉴스.
이 세 부류를 제외한 나머지 부류의 뉴스는 데스크에서, 혹은 정권 차원에서 보도를 늦추곤 합니다. 안 좋은 일은, 터뜨려서 누군가를 조질 이유가 아닌 이상 보도가 늦게 된다는 소리입니다(강력사건의 경우 보도제한에 걸려 보도가 안 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가령 불법체류 외국인의 범죄는 지난 15년 사이 보도가 안 된 주요 강력범죄 중 하나지요). 이 기사도 마찬가지에 속하는 기사고, 이것은 즉 이미 자영업자의 가게/공장 담보대출은 오래 전부터 심각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실제로 이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은행의 자료를 보면 2010년 9월을 기점으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오르고, 2011년 2/4분기를 기준으로 상업용대출 연체율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모든 통계 관련 지표는 항상 현상이 발생한 후에 집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들의 대출 및 대출부실 심화는 못해도 2010년 2/4분기부터 시적되었다는 게 사실에 가깝겠지요. 그리고 이것은 곧, 이미 예전부터 그 문제가 심각했던 자영업자 대출 문제를 이제서야 터뜨렸다는 이야기가 되는 겁니다.
2. 도표를 자세히 봐야 한다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아예 도표를 조작해서 내는 기사가 아니라면 도표 안에 기사를 반박하는 진실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달리 말하자면, 기사의 진짜 의도를 기사가 아니라 도표를 봄으로써 깨달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 기사에 실린 다른 도표, 대출종류별 증감률 도표도 좋은 예입니다. 09년에 비해 10년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11년에 정점을 찍은 후 12년에 감소했는데요. 12년에 감소한 건 경제가 좋아져서가 아닙니다. 가게나 공장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해도 대출이 이뤄지지 못했다, 즉 대출받은 사람이 그만큼 줄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담보를 걸어 대출을 신청해도 상환능력에 문제가 있는 걸로 판단되어 대출을 받지 못한 사람이 10년이나 11년보다 더 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거기다 금융위기,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은행의 대출 관련 심사가 엄격해졌다는 '사실' 을 안다면 도표가 의미하는 바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은행이 자신들이 부실에 빠지는 걸 막기 위해 대출심사를 강화한 탓에 상업용대출이 줄었다는 거죠)
그런데 신문 기사에선 '최근에 늘었다' 는 식의 언급이 많죠. 작년에 정부가 가계부채대책을 발표해서, 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란 소리도 있구요. 참 말도 안 되는 구라를 치고 있는데... 자, 그렇다면 이 신문기사의 진짜 의도는 뭘까요? 그냥 대충 신문을 보고 말 사람이라면 '이제 시작이다' 고 오해하기 딱 좋을 겁니다. 즉 향후 우리 경제에 닥쳐 올 위기를 일단 가리고 보자는 게 이 신문 기사의 진짜 의도인 셈입니다.
3. 헤드라인, 서두, 말미를 본문과 유심히 비교해 볼 것
이 기사는 '써서는 안 될 기사 유형' 을 가르칠 때 교습용으로 쓰기 딱 좋습니다. 헤드라인과 서두에서 최근에 증가하고 있는 것처럼 구라를 치고, 말미에서 그 구라를 믿으라고 아주 초특급 구라를 치죠. 원래 나중에 할 거였는데 위험 대비 차원에서 한은이 먼저 공개했다고. ...참 개새끼들이 따로 없습니다. 퉤!
이는 보통 사람들이 신문을 읽는 유형, 그리고 시간대와 매우 깊은 관계를 갖고 발달해 온 사기 기사의 유형입니다. 종이신문이 인기를 끌던 시대를 생각해보죠. 보통 사람들은 아침에 조간을 사 보고 저녁에 석간을 사 봅니다. 그런데 아침에 사 보는 조간은 출근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보고, 석간은 졸음을 무릎쓰며 봅니다. 당연히 어려운 설명이나 개념이 나오면 건너뛰고 읽겠죠. 도표는 쓱 보고 말구요. 이 말은? 신문 기사를 제대로 읽기보다 급하게 후닥닥 읽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니 헤드라인을 섹시한 어휘로 꾸며 눈을 잡아 끌고, 서두에 쉬운 말로 첫번째 사기를 치고, 중간에는 면피용으로 진실을 이야기하거나 진실이 담긴 자료를 싣고, 말미에 첫번째 사기를 도와주면서 자신을 보호할 목적의 사기를 한번 더 치는 유형의 기사가 판을 쳐 온 겁니다. 이는 곧 나는 진실을 이야기했다, 급하게 읽은 당신들 잘못이다... 이렇게 면피할 때 정말 좋은 기사 쓰기 방식인 겁니다. 그리고 이건 인터넷으로 신문의 배포 수단이 변화된 지금에도 남아 있는 악습인 셈이지요.
한 마디로 이 기사의 의도를 요약하자면, '한은 면피용' 입니다.
우석훈 박사와 선대인 소장이 누누히 경고해왔던 것처럼, 이 정권이 본격적으로 책임회피를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조만간 금융권에서 초대형 폭탄이 터질 거라는 암시이기도 합니다(그 때를 대비해 우리는 경고했다. 댁들이 대비하지 않은 탓이다... 라는 복선을 미리 깔아두는 거죠). 그 시기는 아마 8월 말에서 9월 중순 사이일 거라고 짐작되는군요. 몇 명이나, 얼마나 살아남을지 모르겠군요...
미리 경고합니다.
1. 현금성 자산(예금 포함)이 1억 이상인 분들은 여러 은행에 나눠서 입금해두세요.
2. 저축은행에 아직 예금이 있으신 분들은 손해가 혹 있더라도 돈을 빼세요.
3. 아직도 주식에 미련 갖고 계신 분들은 벽에 머리 몇번 처박고 나서, 손절매하세요.
4. 회사에서 자금 관련 일을 하시는 분이 계시고, 혹 그 회사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계획이 설립되고 있다면 목숨을 걸고 막으시길 바랍니다. 회사에 애정이 있다면 말이죠. 그리고 사장이나 대표가 이 글을 읽으신다면, 절대로 신규 투자 계획을 설립하지 마시고 혹 신규 투자를 하자고 나서는 사람이 있으면 자르거나 힘을 줄이길 바랍니다. 자리 보전을 위해 솔깃한 이야기를 하는 사기꾼, 경제 상황도 모르면서 나대는 무식쟁이에 파렴치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5. 제 경고가 듣기 싫으시면 안 들으셔도 됩니다. 저도 틀릴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제 경고를 따랐을 때 보는 손해보다 안 따랐을 때 보는 손해가 더 크고 궤멸적일 겁니다.
서럽고 서글픈 세월입니다. 하지만 이 세월의 흐름을 읽는 사람은 살아남을 것이고, 못 읽는 사람은 버티지 못하거나 이번은 어떻게 넘겨도 곧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게 될 겁니다.
첫댓글 대체적으로 정확한분석이라고 판단됩니다.
지금 자영업자들 현금들고서도 새로운 사업거리 못찾아서 난리들이죠.
현재 운영하고있는 사업은 바닦이고 신사업구상하는데 경기들이 장난이 아니라 선뜻투자하기가 쉽지않아요.
하물며 대출받아서 사업한다는건 거의 자살행위와 다름없답니다.
에고... 걱정입니다. 망할 ㅋㅋㅋㅋ
큰일이지요 큰일 ㅡㅡ;;
많이 큰일이죠...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