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 신문사에서 "종편 다양성의 늪" 기획 연재와 관련하여 원고 청탁을 받고 쓴 글입니다.
다음은 기획연재글들이고 마지막이 제가 쓴 글입니다.
1) 미디어렙, 왜 필요한가? (정연우 / 민주언론 시민연합 대표)
http://gspres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20236
2) KBS, 수신료 받을 자격도 잃었다 (신태섭 / KBS 전 이사)
http://gspres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20264
3) 언론 집어삼키는 정부 (변상욱 / CBS 대기자)
http://gspres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20291
4) 종편의 출범과 고용창출 효과 (도형래 /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원)
http://gspres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20315
5) 종편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양재일 /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대표)
http://gspres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20343
원고 청탁은 제목을 ‘종편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로 해서 선정 당시부터 논란이었던 종편의 개국이 현실환 된 시점에서 시청자 주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글로, 종편의 등장이 시청자에게는 어떤 의미이고, 부작용이 시청자의 주권에 어떠한 해를 끼치는지, ‘시청자는 어떻게 대처해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해서 시청자 스스로 소비자 주권을 잃지 않으려면 한층 높아진 판단력을 기르기 위해 종편이 시청자에게 끼치는 직,간접적 영향과 시청자의 주권 확보를 위한 시청자의 자세에 대해 고찰을 하는 것으로 요청받았습니다.
위에 링크된 글은 신문에서 지면상 약간 줄인 것이고 다음은 제가 보냈던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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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글쓴이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대표 양재일
조선, 중앙, 동아일보, 매일경제신문사가 자신들의 종합편성 TV 방송(이하 종편)을 12월에 개국한다. 이로써 우리나라 미디어계의 대재앙이 예견되고 있다. 보수에 편향적인 매체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여론의 다양성을 파괴하고 여론의 독과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매우 걱정스럽다.
종편 출범은 1991년에 새로운 지상파 민영방송인 SBS방송이 개국할 때와는 또 다르다. 종편 출범으로 다매체 다채널로 다양성을 보장받기보다는 거대 신문사들이 신문에서의 영향력을 방송까지 확장하여 여론의 독과점을 더욱 강화시키는 환경을 접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신문사가 방송을 겸업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 때와 달리 지금은 조중동이라고 불리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 3대 메이저 신문사들이 신문시장을 거의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문지면의 영향력이 방송까지 확장, 안착되면 몇 배 이상으로 일반인들의 생각과 여론을 지배할 수 있다. 신문에서 띄우고 방송에서 영상으로 세뇌하여 아침과 저녁으로 신문과 방송을 겸하는 종편사들에게 온통 정신을 빼앗기게 될 것이다.
신문과 방송의 겸업 폐해는 비교적 언론의 다양성이 정착된 나라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미국은 1975년부터 신문·방송 겸업을 금지해 왔다. 그런데 2007년에 연방통신위원회가 일방적으로 20개 대도시에서는 신문·방송 겸업을 허용하도록 법을 바꾸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언론의 소유 집중이 여론의 독점화를 가속화시키고 이에 따라 여론의 다양성이 훼손된다며 이 법을 저지하는 시민운동을 전개했다. 200만 명의 시민들이 미국 상원, 하원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전화를 하고 편지를 보냈다. 수많은 시민들이 신문방송 겸업의 폐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고자 시민운동을 벌인 것이다. 그 결과 연방통신위원회의 결정은 무효화되었다. 1975년에 제정된 신문·방송 겸업금지가 여전히 유효하다.
신문과 방송의 겸업으로 인해 예상되는 여론의 독과점 환경에 직면할 우리 언론소비자들은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종편이 추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거기에 대한 대처가 나올 것이다. 종편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 ‘영향력’과‘이익’이다.
방송 보도를 통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신문사의 영향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싶어 할 터이고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종편이 개국되면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바, 조중동 신문을 통해 익숙하게 접했던 왜곡,조작의 신문기사들이 뉴스영상으로 변환되어 나올 것이다.
듣자하니 조선일보는 신문기자 팀장급들이 방송보도 본부에 파견이 된다고 한다. 신문사 편집데스크와 방송국 보도본부가 일치되니 신문에서의 기사가 방송뉴스의 원고가 될 것이 뻔하다. 방송사의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그들이 원하는 의제를 신문과 방송에서 일치시키는데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설마 신문기사와 방송보도의 의제가 불일치되지는 않을 것이다.)
신문에서 익히 보아온 조작의 기법들인 “선택과 배제(뉴스의 가치 왜곡), 정치적 비보도, 이중잣대(말 바꾸기), 사실과 주장의 혼용,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 숨기, 선정적 보도” 등이 영상편집 기술이 가미되어 표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일보가 2011년 6월 10일 3만 명 이상 대규모로 모인 대학생 반값 등록금 집회 보도는 단 한 줄의 기사도 싣지 않았을 때 고려대 의대생의 동기생에 대한 성추행 사건을 크게 보도 한다든지, 한류 콘서트를 원하는 외국의 K-POP 팬들 플래시몹 장면이 1면에 기사로 나왔던 사실처럼 사회의 중요 의제가 대중들의 관심사 밖으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 방송보도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질 것이다.
어쩌면 이탈리아 언론 장악을 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샌드위치 뉴스’같은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보수 편향적인 소리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치적 공방이 큰 사안에 대해 ‘정부-야당-여당’순으로 입장을 듣다가도 결국 정부 입장으로 결론짓는 것이다. 야당의 입장도 방영되기 때문에 얼핏 공정한 보도일 듯싶지만 시청자들이 ‘마지막 입장’을 옳게 느끼는 심리를 교묘히 이용할 것이다.
이런 의제에 빠지지 않도록 다중 미디어 시대에 맞게 입체적인 뉴스 보기와 듣기로 우리는 선전언론의 조작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
종편도 실상은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시청률을 올리는 데 보탬이 되는 오락과 드라마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경쟁하기 위해서 오락과 드라마에서 선정성, 자극적인 소재나 상황을 더 많이 표현할 수도 있다. 종편이 그렇게 시청자들에게 던져보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반응이 있고 빠져든다면 계속 양산하게 될 것이고 시청자들을 그런 재미에 마약처럼 중독 시킬 수도 있다.
좀 더 자극적인 드라마, 연예, 오락을 원하고 그것에 길들어진다면 그런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데 더욱 일조하는 셈이다. 다채널로 골라보는 재미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스스럼없이 보고 받아들인다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조종당하게 될 것이다.
먹음직스럽고 때깔 좋은 사과지만 독이 있다면 과연 먹을 것인가? 눈에 띄게 아름다운 버섯은 독버섯일 확률이 높다. 종편은 시청률 확보를 위해 색다른 포맷을 보여준다며 기존 방송에서 시도되지 않은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을 유혹할 것이다. 시청률 지상주의에 휘둘릴 수 있다. 언론소비자 스스로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바람직하지 못한 방송 프로그램은 언론소비자의 주권으로 도태시켜야 한다.(거부, 배척, 외면) 그렇지 않으면 국가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와 같은 인물이 쉽게 등장하고 권력을 맘껏 휘두를 것이다. 방송으로 우리를 우민화하고 조작의 대상되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첫댓글 언.소.주 화이팅!!!
바쁜중 수고하셨습니다.
명바기가 일제 잔재나 갑부들을 위해 최대한의 몸부림으로 도와 주려는 정책의 하나이지만 이젠 명바기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조중동이 아무리 발버둥 치지만 지상파까지는 뛰어 넘을 수는 없으리라 봅니다. 그렇다면 100여개가 넘는 채널에서 살아 남으려면 아마 불법적인 방법을 우회적으로 쓸거라 예상 됩니다. 우리국민의 교육 수준이 옛날과 같진 않고 상당한 수준인데 쉽사리 끌려 들진 않으리란 기대를 해봅니다.
바람직하지 않는 방송은 소비자의 힘으로 도태시켜야한다!! 느낌이 오는 멋진 말씀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