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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그러니까 아마 12월쯤이었다. 우리 가족은 상당히 오랜만에 극장으로 향했다. 바로 영화 ‘판도라’를 보기 위해서였다. 원전 사고로 인해 생기는 사건들을 다룬 영화 ‘판도라’는 내 기준에서 볼 때는 상당히 잘 만든 영화였다. 그 영화를 보고 나온 뒤, 나는 원전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월드리더스쿨 이번 과제가 ‘체르노빌의 아이들’이라는 말을 듣고 상당히 반가웠다. 어렵게 구한 책을 읽고 있는데, 도중 갑자기 묘한 익숙함을 느꼈다. 이반이 세상을 떠나는 장면에서 약간의 눈물이 나오려는 참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이 장면을 읽었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그 당시에도 이 장면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었다. 아마 4년 전쯤, 친구가 학교에 가져왔던 이 책을 읽고 교실에서 남몰래 엎드려서 울었던 것 같다. 그⁀때는(‘그때’는 한 단어로 처리합니다) 단순히 슬픈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생각할 점이 훨씬 많았다. ‘판도라’를 봤기 때문일까. 원전의 구조나 피폭 증세 등이 머릿속에 잘 그려졌다. 그러나 영화와 뉴스, 혹은 기타 발표에서 놓쳤던 사실이 책에는 그려져 있었다. 바로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어딘가에서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들이다. 아마 책의 마지막 문장 덕분이었는지도 모른다. ‘대지에 뿌리를 내린 죽음의 재는, 이윽고 전‸세계의 모든 아이들에게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문장을 읽자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도 모르는 새 몸 깊숙이 쌓인 ‘죽음의 재’가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했으리라고 생각하니 정말이지 끔찍했다. 그와 동시에, 우리나라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원전 밀집률은 세계 1위다. 게다가 원전들은 모두 지진 위험이 있는 지역에 위치해있다. 만약 그 수많은 원전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죽음의 재’는 널리 퍼져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 등 가까운 나라들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누구나 원전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어느 한 사람 먼저 나서서 원전을 없애자고는 주장하지 않는다. 바로 앞에 보이는 경제적 이득만을 보는 탓일 터다. → 눈앞에 보이는 경제적 이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보완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과연 진짜 이득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 세대, 얼마 후면 이 나라의 주축이 될 우리가, 특히 나부터 올바른 위기의식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면 아마 이러한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어떤 것인가요? 구체적 설명이 없어서 일반적인 마무리가 되었네요. 주제문과 연결한다면 원전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을 찾고 대안을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반가운님~ ‘판도라’라는 영화가 좋은 배경지식이 된 것 같네요. 선생님도 꼭 한번 봐야겠습니다. 전체적으로 문장은 안정적이고 잘 썼습니다. 다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마무리가 아쉽네요. 물론 책을 읽고 쓰는 독후감상문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조금 더 확장된 사고가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