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7일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미국 선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미국 스타벅스에서 근무하는 15만 명의 근로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사전 투표자 등록을 독려했다(미국 대다수 주에서는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그리고 일부 주에서는 투표 당일 투표장에서 투표자 등록을 해야 한다).
이 편지에 따르면, 이 아이디어는 직원 중 한 명으로부터 나왔는데, 투표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것이 미국 시민으로서의 주권 의식을 고양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난 2월 근무일정 관리자인 프레드 버릴로씨가 슐츠 회장에게 제안한 것이다.
슐츠 회장은 편지에서 “당신이 공화당 지지자이던, 민주당 지지자이건, 무당파이건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 의도는 당파와 무관합니다. 그리고 아주 간단합니다. 투표자 등록과 투표 참여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만은 아닙니다. 더 많은 미국인이 학교 위원회이건 시의회건 모든 종류의 투표에 참여해야만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스타벅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시민 참여와 지역사회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더 많은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터보보트(TurboVote)라는 업체와 제휴를 맺고 근로자들의 투표자 등록을 돕기로 했다. 근로자들은 컴퓨터나 이동통신장비를 이용해서 투표자 등록을 할 수 있으며, 투표자 등록 과정에서 드는 우편비와 부재자투표 용지 배송비 등을 회사에서 책임질 예정이다.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가 정치 참여에 관여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2008년에는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선거일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고, 2012년에는 직원들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투표자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국 유권자 등록의 날(National Voter Registration Day)을 기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총선 때 유권자 가운데 실제로 투표에 참여한 비율이 60%에 이르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지방과 전국 단위에서 투표율이 높아지도록 돕는 것이 회사가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일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또한 2013년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합의되지 않아 2주 이상 미 정부가 셧다운 되었을 때에 미국 정부에 예산안 합의 처리를 요구하는 청원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미국 정치 관련한 모든 시도가 자발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작년에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를 위한 종이컵에 아무런 크리스마스 상징 없이 빨간색만을 사용하자 당시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를 앞두고 있던 도널드 트럼프는 이를 비난하며 스타벅스가 크리스마스날 전쟁을 벌인 것이며 스타벅스 커피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내 빌딩(Trump Tower)에 잘 나가는 스타벅스 매장이 하나 있는데, 아마 스타벅스를 보이콧해야 해야겠지요? 정말로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다시는 내 빌딩에서는 스타벅스 매장에 세를 주지 않을 것이니까요.”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논란이 2015년 매출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크리스마스가 포함된 4/4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더 높았다.
출처: The Guardian 3월 12일자, “Starbucks tries to get out the vote by urging baristas regi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