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삿날 / 김지명
매년 여름이면 제사를 모시기 위해 전국에서 부산으로 모여든다. 최고로 높은 온도로 상승하는 팔월 초이틀 휴가와 방학을 겸하여 모두 함께할 수 있기 때문에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돌아가신 날을 만장일치로 정했다. 장남도 아닌 차남이 나의 조상이 아닌 장모님 기일을 막내딸이 모시기로 하여 처형과 동서들이 서울, 대구에서 휴가차 우리 집으로 몰려든다. 자매 중에 가장 가난하게 살지만 내가 모시는 것은 장모님이 살아생전에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제사 준비를 하기 위하여 우리 부부는 함께 부전 시장으로 가서 제사음식 일체를 준비하였다, 제사 음식은 조(棗)율(栗)이(梨)시(枾)를 비롯하여 평소에 즐겨 먹던 과일과 채소 류(수박. 외.) 생선과 육류 등 승용차가 무겁도록 실으면서 부인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들이 나왔는데 맛 나는 것 먹고 가자고 한다. 그래서 좋지 하면서 부전 역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인근 식당으로 들어가 삼계탕 한 그릇씩 하면서 옻닭보다 맛이 없다 하면서 소곤거리다가 그런대로 맛나게 먹고 차를 몰고 집으로 도착하여 두 사람은 본격적인 음식 준비에 몰두하였다. 나물거리는 하나하나 골라서 씻고 삶아서 소쿠리에 올려놓는데 나는 콩나물 다듬어놓고 밤껍질 배겼어, 각을 내어 잘 깎아놓고 부인은 생선을 손질하여 전 부침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또 다른 준비에 협조하느라 땀을 흘리곤 하였다 일하면서 생각해보니 제사를 모시는 일이 정성어린 성의라는 것을 알았다 그냥 절 몇 번 하고 음복을 하는 간단한 절차이지만 엎드려 절하고 술 한 잔 올려놓고 생전의 모습을 생각하는 참회시간을 갖는 여유로움 이 모두가 정성이라는 것을 알고 음식준비도 아주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삶아서 익히고 간을 맞출 때도 생전에 싱겁게 먹던 장모님이라 그에게 맞게 간 조절을 잘하여 만들었다 지짐의 종류도 많았지만 지루함을 멀리하고 성의를 표하여 열심히 노력하니 부인이 가까이 다가왔어, 이렇게 정성스레 도와주는 당신을 보니 내 가슴이 뭉클합니다. 당신 고맙다고 하는 말에 아니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만큼 장모님의 영혼을 사랑해 주어야 하겠다는 마음이다 하였더니 빙그레 웃으면서 알았어요. 오늘 밤을 뜨겁게 해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할 때 오늘은 기일이라 아니 돼 옵니다,라고 말하며 서로가 웃었다, 그리고 기왕에 하는 일인데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만든 음식은 먹어도 맛이 다르단다, 하면서 열정을 쏟아 부었다. 고구마 전 감자 파 부추(정구지=경사도) 생선 소고기 전을 준비해 주면서 부인은 도마가 부서지게 다독거리고 있다 무엇하는가 물었더니 탕을 만든다 하면서 고기 굽는데 태울까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나는 앉아서 전만 열심히 구웠다, 두 사람은 온종일 바쁘게 움직이면서 제사 준비를 대충 마치고 휴식 시간에 서울에서 전화가 왔다, 일도와 주려면 일찍 내려가야 하는데 하는 처형의 말씀에 네 그러세요, 어서 내려오세요, 하였다, 매년 처형들이 모여서 일하고 그날 밤 제사를 모시는데 올해에는 처형들에게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미리 우리 부부가 다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나의 노력이 모든 이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올해에는 좀 더 노력하는 정신으로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솔선하여 모범을 보였다 부인은 땀 흘리면서도 좋아서 입은 옆으로 찢어질 정도의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좋아하는 모습에 나는 힘이 더 생기는 것 같아서 더욱 열정적으로 준비 과정을 도와주었더니 생각보다 일찍 마쳤다. 식사 시간이 넘어도 밥맛이 없었다. 준비 과정에서 이것저것 맛보느라고 배가 불러 있었다. 샤워하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이튿날 드디어 디데이가 돌아왔다, 서울, 대구에서 한꺼번에 모여들었다 오래 만입니다, 이렇게 일찍 도착하였습니까, 하면서 인사를 나누자 시원할 때어서 일하고 나중에 쉬자고 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사 준비 완료되었으니 둘러앉아 덕담이나 나누면서 놀자고 하였다, 동서와 처형들은 놀라서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확인을 하였다 그리고 수고 많이 하였다고 인사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인사를 하였다, 멀리서 오신다고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모처럼 모이는 자매들 많은 수다 속에 즐겁게 웃고 웃으며 그동안 밀린 대화 여유롭게 나누어 보십시오. 하였더니 제부가 고생이 많았다고 하면서 칭찬을 많이 들었다.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한참을 쉬었다가 친지들을 데리고 뒷산 장자 산으로 올랐다 큰 동서는 년 세가 많아도 쉽게 올라가는데 큰 처형은 무릎이 아프다며 천천히 올라가자고 하였다 가다가 쉬었다 가면서 삼십 분 거리인데 한 시간 반 걸려서 올랐다, 마루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면서 감탄사를 자아내면서 바다가 좋구나 하였다, 우린 날마다 바다를 보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바다가 싫다고 하였더니 서울 대구는 바다가 보기 어려워 이렇게 보니 가슴이 확 트여 기분이 아주 좋다고 말씀 하셨는데 바로 손위 동서는 사진 찍기를 좋아하여 카메라를 갖고 왔어, 여기저기 풍경과 꽃 그리고 색다른 나무도 많이 찍었다, 이 산에는 청설모가 많아서 쉽게 눈에 띄곤 하는데 오늘따라 한 쌍이 눈앞에 나타났다 사람들이 다니면서 먹을거리를 주니까 사람에게 가까이 접근하였다. 동서는 좋아하면서 이 기회를 놓칠세라 열심히 찰깍거린다, 방송국에 간부로 근무할 때 기자들에게 촬영기술 많이 전수받은 것으로보였다. 정상에 서서 주위를 돌아보면 한 면은 바다만 보이고 다른 한쪽은 회색 빌딩과 산이 한눈에 들어와 조망하기 좋은 곳이라 하였다. 부산은 동마다 하나의 산을 끼고 있으며 어느 산에 올라도 바다와 도심지가 한눈에 들어온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곳 장자 산은 바다와 접하는 산이므로 기암절벽 아래 파도가 바위와 박치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 새로운 느낌을 맛볼 수 있어 좋은 곳이기도 하여 외지에서 오시는 임들은 꼭 이곳으로 모시어 자랑하고 싶은 장자 산이라고 자랑하였다.
장자 산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면서 동서들과 처형을 모시고 오륙 도를 지나 백운포 횟집으로 모셨는데 손위 동서가 여러 가지 맛보자 하면서 고기의 종류를 여러 가지 골고루 골라잡았다, 도다리 광어 게르치 숭어 줄돔, 8명이 배불리 맛나게 먹으면서 오래도록 맛보지 못했던 회 맛이 꿀맛 같다면서 아주 좋아하였다 그러자 횟집 주인이 하는 말 가는 날이 장날이라 오늘은 우리 배로 자연산을 많이 잡았기 때문에 맛이 다를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그래서 고들 거리고 맛이 달라 보인다 하면서 자꾸 입맛을 다시는 동서들, 장모님 기일과 휴가가 맞물려 더욱 즐거운 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여유를 보이면서 내일 다시 회 먹자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 집으로 돌아와 여자 분들은 주방에서 제사 준비를 하고 남자들은 술상을 곁에 놓고 바둑을 한 수 두면서 대화는 끝없이 이어져가다가 자정이 가까워져 오자 모두 준비하면서 갑자기 엄숙한 분위기로 조용해졌다, 잠시 후 제사는 엄숙히 진행되었다 삼십 분 정도의 시간이 흘러 제사는 완전히 끝나고 음복을 시작하였는데 저녁때 먹은 회가 아직도 배가 부르다 하면서도 문어가 나오니 또 군침을 삼키면서 큰 동서는 이것은 귀하고 맛 나는 것이라 하면서 술 한 잔에 문어회 반 접시 먹으면서 내륙지방 사람들은 역시 회를 오랜만에 맛본다 하면서 혼자 먹기가 쑥스러운 듯 손아래 동서들에게 함께 먹자고 하였다, 그러나 모두를 술 한 잔에 과일 몇 개로 음복을 끝내고 막동서와 장기판이 벌어졌다 노인 복지회관에서 배우고 닦은 실력으로 손아래 동서들에게 가리켜 준다는 듯 막내 동서랑 내기 장기를 두었는데 손아래 동서가 이겨 버렸다, 맏동서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자 다시 한 판 더 두자고 하여 다시 시작한 장기 또 막내 동서가 이겨 버렸다 하는 수 없이 맏동서는 승복하고 내일 한잔하기로 하고 모두 잠자리로 들어갔다
첫댓글 고인도 아마 흡족해 하셨을겁니다 자녀들의 화목하고 행복한 소리가 멀리 이곳까지 들리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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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기행 임의 흔적에 몹시 기뻐하는 소생입니다.
사랑합니다.
가족간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참 행복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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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백운포 집뒤인데요. 용호동 사시나봐요. 정성가득한 제사상차림 복 받을 검니다.
아이고
반가워요 세상은 좁다더니 이렇게 넓은 세성에서 같은 마을 사람을 만나더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