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이쁜 것들! 뒤따라 오던 아주머니 한 분이 연신 감탄을 자아낸다.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 찾은 거제 예구마을 공곶이. 굵은 봄비 지나간 하늘은 봄기운을 한껏 머금었고, 여느 봄꽃여행지에 비해서 인적이 드믄 점도 내마음을 여유롭고 편안하게 해주었다.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예구마을 뒤쪽에 있는 공곶이는 거제 8경의 하나로 동백터널과 수선화, 그리고 종려나무와 바다를 다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동백꽃과 수선화가 활짝 피어난 지금이 공곶이여행의 최적기이다.
예구마을에 도착. 따로 주차장이 없는 관계로 근처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마을풍경을 감상하다.
이제 공곶이가는 길에 접어든다. 언젠가 영화 '종려나무숲'의 배경이 되는 바람에 세상밖으로 나왔지만 공곶이는 관광지가 아니다 노부부가 40 년넘게 일구어온 생활터전이다.
가는 길에 만난 동백꽃.
공곶이로 가는 길은 제법 오르막길을 20분 쯤 걸어야한다. 따사로운 봄볕과 동백꽃이 있기에 즐겁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걸었다.
가는 길에 수선화를 만났다. 얼마나 반가운지...
이렇게 이쁜 노랑도 있을까. 너무 이뻐서 가슴이 벌렁벌렁, 눈을 뗄 수가 없다.
오르는 길에 잠시 한숨돌리며 고개를 돌리니 예구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얘들아, 여기 피어있었니. 수줍게 피어난 제비꽃과도 눈을 마주쳐주고...
공곶이로 접어드는 길에 서있는 안내문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집념에 다시 한번 가슴 깊이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이 무덤가를 지나면 공곶이다.
공곶이 길로 내려서다.
한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만큼 좁은 돌계단으로 만들어진 동백터널이 계속된다.
동백터널 양옆으로는 무성한 동백나무들이 아직 봉오리째, 혹은 붉은 꽃을 피우고,또는 꽃을 떨어뜨리고..
가파른 동백터널을 지나면 요런 흙길이 나온다.
동백꽃의 붉은 색은 고혹적인 매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훔쳐낸다.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 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선운사 동백꽃. 김용택 >
동백이 아름다운 것은 떨어지는 모습때문이기도 하다. 동백꽃은 흐트리짐없이 반드시 송이째 떨어진다.
노부부의 집앞에 놓인 무인판매대.
천리향을 데려오고 싶었는데..참아야지
나비 한 마리가 봄햇살과 꽃향기에 취해 내가 가까이 가는 줄도 모른다
드디어 수선화가 보인다.
감동의 물결!
무슨 말이 따로 필요하랴.
멀리 바다와 배도 보이는데 가슴은 왜 이렇게 벅차오르는 것일까.
바다와 종려나무
길끝에는 바다가 있다.
몽돌해변에 앉아 한참동안 봄바다를 보며 봄햇살을 즐기다.
바다는 사람들의 소원을 품어안고 철렁인다.
담을 의지하고 피어난 수선화
구경을 마치고 다시 동백터널을 오르다.
땅에 떨어져 누운 동백꽃. 마음애틋하지만 그모습 그대로도 어여쁘니....
공곶이에서 나와 와현해변에 잠시 머물다. 왼쪽이 공곶이로 가는 길.
버스 한대와 빨간 차 한대가 간다. 공곶이로 가는 것일까.
^^^^ 일 년이 지났지만 공곶이는 지난 해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보였다 그게 얼마나 반갑고 안심이 되는지... 관광지가 아니기에 입장료도 없고 중간에 한숨돌릴 의자 한 개도, 음료수를 사먹을 간단한 매점도 없다 그러나 번잡하지 않고 사람때 묻지 않은 소박함이 무엇보다 좋다. 매력적인 동백꽃과 이쁜 수선화, 그리고 종려나무와 바다를 다 볼 수 있는 공곶이는 정말 이대로 아끼고 싶은 여행지이다. |
출처: 하늬바람 원문보기 글쓴이: 수선화
첫댓글 담주 가볼 계획인데..미리 다 봤어욥~~ㅎㅎ
엄마야~~~
여기 가고 싶네요.
토요일 가볼까요?
천리향이랑 수선화랑 사구..
아~~ 계획을 잡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