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토쥬르 사하라의 오아시스 도시 주변의 사막을 관광하는 거점도시다. 지도상으로 보면 호수변의 도시지만 호수가 전부 말라서 물이 없는 모래, 황토로 덮여있다. 여기 오는 길에 튜니지의 그랜드 캐년이라는 미데스 밸리를, 가는 길에는 스타워즈 촬영지 마트마타를 보았다.
마트마타에서 숙소를 찾아 헤메는 데, 주로 영화속의 장면처럼 동굴숙소들이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 그런지 시설이 좋지 않은 데도 비싸다. 튜니지 다니면서는 보통 방하나당 60디나르(3만원)정도 주고 잤는 데, 여기선 100디나르(5만원)이상을 부른다.
결국 여러군데서 흥정에 실패하고 날은 저물어가고 해서 들판에 텐트치고 자기로 했다. 캠핑장도 두곤데 찾아가 봤지만 한곳은 문을 닫았고, 한곤데는 양우리 옆에 텐트장이 있어서 냄새가 고약해서 포기했다.
어두워지기 전에 텐트 칠만한 편편한 데를 고르고 텐트를 쳤다. 불안하긴 하다. 야생동물 걱정은 없지만 알제리 국경이 멀지 않아서 약간의 불안 요소가 있다.
어떤 청년이 지나가다가 오토바이를 세우고 우리한테 손짓하며 접근해 온다. 나도 그 청년을 향해 걸어갔다. 뭐라고 뭐라고 한다. 요점은 지금 텐트 치는 곳이 낮은 곳이라 비가오면 물이 모여 흐르는 곳이라고 위험하다고 한다.
우리를 걱정해서 해주는 소리다. 살펴보니 우리 있는 데가 저지대고 물이 흐른 흔적이 보인다. 그래서 고맙다고 하고 옮기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곳 일기예보를 검색해봤다. 예보상으로는 비온다는 말이 없다.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 있기로 하고 텐트 안에서 저녁을 빵으로 떼우고 잠을 청했다.
오늘 또 하루가 간다. 하늘엔 구름이 많이 껴서 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