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치료부터 우울증 치료 부가요법까지
Aripiprazole의 다양한 임상적 활용, 작용기전 및 부작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은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평생 한번은 겪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등에 대한 관심과 함께 대표적인 약물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정신질환에 사용되는 약물의 적응증, 약리작용과 특징, 차이점 등에 초점을 맞춘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은 대표적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atypical antipsychotic, AAP)로, 조현병 치료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 아리피프라졸은 조현병을 넘어 다양한 질환에 사용된다. 조현병의 급성기 치료와 유지 요법은 물론, 양극성 장애에서의 조증 및 혼재 삽화, 주요우울장애의 부가요법,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연관된 과민증, 뚜렛장애 등 여러 적응증에서 그 유효성이 입증되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항우울제 단독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주요우울장애 환자에서의 부가요법이 가장 흔한 사용 사례로 꼽히며, 국내에서도 주요우울장애 환자에게 항우울제와 병용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
효능·효과 및 허가 대상
1. 조현병: 성인, 청소년(13~17세)
2. 양극성 장애와 관련된 급성 조증 및 혼재 삽화의 치료: 성인, 소아(10~17세)
3. 주요우울장애 치료의 부가요법제: 성인
4. 자폐장애와 관련된 과민증: 소아(6~17세)
5. 뚜렛장애: 소아(6~18세)
작용기전
아리피프라졸은 흔히 'dopamine stabilizer'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이는 아리피프라졸이 도파민 D2 수용체에 대해 부분 작용제(partial agonist)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D2 길항제(antagonist)는 도파민 수용체를 강력하게 차단하여 양성 증상을 조절하지만, 그 과정에서 추체외로 부작용(EPS)이나 고프로락틴혈증을 흔히 유발한다. 반대로 D2 작용제(full agonist)는 도파민 신호를 강화해 망상이나 환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아리피프라졸은 이 두 극단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설명된다.
즉, 도파민이 과도할 때는 수용체 활성화를 억제하고, 부족할 때는 수용체를 부분적으로 자극해 안정화를 도모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양성 증상을 조절하면서도 EPS와 고프로락틴혈증 위험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또한 아리피프라졸은 5-HT1A 부분 작용제로서 전전두엽과 중뇌 경로의 GABA 및 글루탐산 뉴런에 작용해 도파민 신경 전달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5-HT1A 부분 효현작용은 Motor striatum에서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켜 D2 수용체 차단으로 인한 운동 부작용을 줄이고, PFC에서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켜 음성 증상, 인지 증상 및 우울 증상의 개선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으로 제시된다.
이 외에도 아리피프라졸은 5-HT2A 길항작용을 통해 D2 수용체 차단에 따른 부작용을 줄인다. 또한 5-HT7 및 5-HT2C 길항작용은 전전두엽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방출을 증가시켜 아리피프라졸의 항우울 효과를 설명하는 기전적 근거 중 하나로 제시된다.
부작용과 주의사항
아리피프라졸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중에서도 체중 증가 및 대사 증후군 위험이 가장 낮은 약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는 상대적 비교일 뿐, 실제 임상에서는 체중 증가로 불편을 겪는 환자들을 여전히 볼 수 있다. 따라서 대사적 안전성이 높은 편이라고 하더라도,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에서는 정기적인 체중, 혈당, 지질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아리피프라졸은 진정 작용이 거의 없어 낮 시간대 복용 시 졸음을 호소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오히려 불면이나 정좌불능증(akathisia)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약사는 환자가 초기 치료 과정에서 불안감, 안절부절함 등을 호소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미리 안내해야 한다.
다양한 제형
아리피프라졸은 경구제 외에도 다양한 제형이 개발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장기 지속형 주사제(long-acting injectable, LAI)에는 아빌리파이 메인테나(Abilify Maintena)와 아빌리파이 아심투파이(Abilify Asimtufii)가 있다. 메인테나는 월 1회, 아심투파이는 2개월에 1회 투여하는 제형으로, 환자의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두 제형 모두 조현병 치료와 양극성장애 Ⅰ형 유지치료 단독요법에 허가되어 있다.
또한 혀 위에서 바로 녹여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는 구강붕해정(orally disintegrating tablet, OD tablet) 제형도 출시되어 있다. 이는 약물 삼킴이 어려운 환자나 약물 복용을 회피하려는 환자에서 순응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리피프라졸의 상대적으로 우수한 내약성과 대사 안전성은 이처럼 다양한 제형 활용을 더욱 뒷받침한다.
결론
아리피프라졸은 조현병 치료제로 개발되었지만, 현재는 양극성 장애, 주요우울장애 보조요법, 자폐 스펙트럼 장애 관련 과민증, 뚜렛장애 등 폭넓은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D2 및 5-HT1A 수용체에 대한 부분 효현작용을 통해 효과와 부작용 사이의 균형을 이루며, 다른 AAP 대비 대사 부작용 위험이 낮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중요한 차별성을 지닌다. 또한 경구제뿐 아니라 장기 지속형 주사제 제형까지 갖추고 있어, 환자의 순응도와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