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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계질서(妙契疾書)
묘계(妙契)는 책을 읽다가 묘하게 와 닿는 생각이고, 질서(疾書)는 빨리 적어둔다는 뜻으로, 거처의 곳곳에 붓과 벼루를 놓아두고, 자다가도 생각이 떠오르면 곧장 촛불을 켜고 그것을 적는다는 말이다.
妙 : 묘할 묘(女/4)
契 : 인연 계(大/6)
疾 : 빠질 질(疒/5)
書 : 쓸 서(曰/6)
출전 : 주자(朱子)의 장횡거찬(張橫渠贊)
중국 북송 장재(張載)는 장횡거(張橫渠)로 더 잘 알려진 인물로 메모의 달인이었다. 그는 무언가 깨달았다고 생각하면 시공간에 관계없이 무조건 기록했다.
그의 주변에는 늘 문방사우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렇게 메모한 기록을 바탕으로 정몽(正蒙)이란 책을 지었다.
주자(朱子)가 장횡거찬에서 장재의 메모 습관을 보고 "생각을 정밀하게 하고 실천에 힘쓰며 깨달음이 있으면 신속히 적었다(精思力踐, 妙契疾書)"고 말했다. 여기서 묘계질서(妙契疾書)란 성어가 탄생했다.
이익(李瀷) 성호사설 제29권 / 시문문(詩文門)
묘계질서(妙契疾書)
장횡거찬(張橫渠贊)에, 묘계질서(妙契疾書)라는 말이 있는데, 묘계는 능(能)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질서는 바로 그 단점인 것이다.
횡거(橫渠)가 정몽(正蒙)을 지을 적에 기거하는 곳에 따라 필연(筆硯)을 갖추어 두고, 혹 밤중이라도 해득한 것이 있으면 일어나서 촛불을 켜고 써 놓았으니, 이렇게 빨리 써두지 않으면 바로 잊어버릴까 염려해서였다.
그러므로 정자(程子)는, “자후(子厚)가 이와 같이 익숙하지 못하다.”라고 기록하였으니, 대개 익숙하면 반드시 빨리 써 놓지 않더라도 자연 잊어버리지 아니해서 그런 것이다.
나는 경(經)을 보다가 해득된 바 있으면 곧 의문표를 붙여 기록하고 제목을 질서(疾書)라 했는데, 사람들은 묘계(妙契)라는 문자까지 합해서 보면서 겸손하지 못한 태도라고 의심하니, 이는 지나친 일이다.
윤유장(尹幼章)이 듣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호자(胡子)의 지언(知言)은 겸손의 뜻이 아니지만 주자(朱子)는 이것을 그르다 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질서(疾書)에는 묘계의 의사가 내포되어 있지 아니함에랴?”
⏹ 다음은 김동우(YTN 청주지국장)의 메모의 달인들이라는 글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메모한다. 나중에 보기 위함이다. 기억력의 한계 때문에 이 같은 번거로운 작업을 회피할 수 없다.
메모의 도구는 나뭇잎과 돌, 동물가죽 등부터 종이, 촬영, 스마트폰 메모장 등에 이르기까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메모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에게 말을 전하거나 자신의 기억을 돕기 위해 짤막하게 남긴 글이나 기록이다.
메모는 기억력을 보완할 수 있다. 지적 활동에는 뛰어난 기억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메모의 역할도 이에 못지않다. 공부나 업무 등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사람은 메모를 잘 하고 관리하는 습성이 있다.
책상 등 주변에는 파리 대가리만 글자(蠅頭文字/승두문자)가 빼곡히 쓰인 메모지가 늘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앞서간 사람들은 어떻게 메모를 했고, 어떻게 메모를 관리해 지적 생산물을 창출했는가?
메모의 달인하면 조선 실학자 안정복(安鼎福)을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그의 서재에는 초서롱(鈔書籠)과 저서롱(著書籠)이란 바구니가 있다.
초서롱에는 손바닥 크기의 한지와 나뭇잎, 천 등으로 그득했다. 이들에는 지식과 정보의 편린들이 깨알처럼 적혀 있었다.
그가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나 다른 사람의 책을 보고 베낀 자료들이었다. 한지 등에 묻은 손때는 그가 수시로 꺼내 자료들을 읽어 보았음을 알 수 있다.
초서롱에서 수년 동안 묵은 자료들이 서로 융합하더니 두 권의 책이 저서롱에 담겼다. 동사강목과 잡동산이, 동사강목은 단군 조선부터 고려 말까지 우리 역사를 기술한 책이다. 이 책이 출판되자 학자들은 우리 역사와 국토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잡동산이는 방대한 저술이지만 체계가 서 있지 않아 잡동사니 지식들이 망라되어 있다. 가히 메모의 위력이 보여준 저술들이다.
중국 북송 장횡거(張橫渠) 역시 메모의 달인이었다. 그는 무언가 깨달았다고 생각하면 시공간에 관계없이 무조건 기록했다. 그의 주변에는 늘 문방사우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렇게 메모한 기록을 바탕으로 正夢이란 책을 지었다. "생각을 정밀하게 하고 실천에 힘쓰며 깨달음이 있으면 신속히 적었다(精思力踐, 妙契疾書)."
주자(朱子)가 장횡거찬에서 장재의 메모 습관을 보고 한 말이다. 여기서 묘계질서(妙契疾書)란 성어가 탄생했다.
묘계(妙契)는 문득 깨우침을 말한다, 질서(疾書)는 빨리 쓰다는 뜻이다. 疾은 병(病)이 아닌 '빨리 달리다'를 말한다. 묘계질서는 '예고 없이 깨달은 지식이나 지혜를 빨리 기록하다'는 의미다.
이태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시 메모 달인에서 빠지지 않는다. 평생 동안 3만여 장의 조각 메모장을 남겼다. 그가 미술, 해부학, 과학, 문학 등에 심오한 지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메모 덕분이었다. 그는 이런 메모 덕에 시대를 앞서간 천재로 불리게 되었다.
미 대통령 링컨은 항상 긴 모자 속에 필기구와 메모지를 가지고 다니며 문득 떠오른 착상이나 보고들은 지식과 정보를 기록했다.
오스트리아 음악가 슈베르트는 떠오른 착상을 놓칠세라 흰 와이셔츠나 외투에까지 악상을 메모한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밥을 먹는 도중 그에게는 계산서도 훌륭한 메모지였다. 수많은 불후작품을 남기고 '가곡의 왕'이 된 비결이다.
정약용 역시 독서 등에서 깨달은 것들을 모두 적는 메모 달인이었다. 18년 동안 유배 생활을 포함해 평생 동안 메모해둔 자료를 모아 499권의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박지원은 열하일기를 펴냈다. 청나라 건륭제 칠순잔치 축하객으로 가서 보고 들은 것을 메모한 뒤 펴낸 책이다. 그의 호질도 청나라 가게 벽에 걸린 족자의 기이한 문장을 통째로 베껴 만든 책이다.
이덕무의 耳目口心書는 메모 그 자체였다. 제목 그대로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새긴 생활과 풍경 등에 관한 기록이다.
메모는 지식이나 정보 등의 단순한 기록이다. 기록은 눈과 머리로 읽거나 귀로 듣는 것에 손으로 쓰는 작업이 더해지는 행위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록하다'는 '다시 보다'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다시 보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창조의 씨앗이 잉태된다. 그래서 메모는 해야 되고 또 반드시 다시 보아야 한다. "자신이 접하는 모든 정보를 기록하라."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남긴 말이다.
▶️ 妙(묘할 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계집 녀(女; 여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少(소, 묘; 자잘하다)로 이루어졌다. 여자(女子)가 오밀조밀하게 아름답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妙자는 '묘하다'나 '오묘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妙자는 女(여자 여)자와 少(적을 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하지만 본래 '오묘하다'는 뜻은 玄(검을 현)자가 들어간 玅(묘할 묘)자가 먼저 쓰였었다. 여기서 玄자는 활의 시위를 그린 것이다. 활은 시위를 당겼다 놓을 때마다 오묘한 소리를 내기 때문에 玅자는 여기에 착안해 '심오하다'나 '오묘하다'는 뜻을 표현했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妙자가 '오묘하다'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여자가 풍기는 오묘하고도 미묘한 느낌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妙(묘)는 말할 수 없이 빼어나고 훌륭한 것 또는 썩 교묘(巧妙)한 것의 뜻으로 ①묘(妙)하다(말할 수 없이 빼어나고 훌륭하다) ②오묘(奧妙)하다 ③미묘(微妙)하다 ④예쁘다, 훌륭하다 ⑤젊다, 연소(年少)하다 ⑥(아득히)멀다 ⑦작다, 세소(細小)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여자의 스물 안팎의 꽃다운 나이를 묘령(妙齡), 스물 안팎의 꽃다운 나이를 묘년(妙年), 좋은 생각 또는 아주 뛰어난 방안을 묘안(妙案), 곱게 생긴 기생을 묘기(妙妓), 묘한 이치 또는 그 도리를 묘리(妙理), 기묘한 기술과 재주를 묘기(妙技), 신묘한 경지로 좋은 판이나 지경을 묘경(妙境), 신비롭고 좋은 맛을 묘미(妙味), 묘한 수를 묘수(妙手), 썩 용한 꾀를 묘책(妙策), 썩 잘 된 글 구절을 묘구(妙句), 묘한 생각을 묘상(妙想), 잘 골라 뽑음을 묘선(妙選), 일하는 데에서 얻은 묘한 방법이나 요령을 묘득(妙得), 생각하고 궁리하다 알게 되는 것을 묘오(妙悟), 뛰어나게 훌륭한 품성 또는 그런 품성을 지닌 사람을 묘품(妙稟), 어떤 현상이나 내용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야릇하고 묘함을 미묘(微妙), 솜씨나 꾀가 재치 있고 약삭 바름을 교묘(巧妙), 기이하고 신묘함을 비묘(奇妙), 아주 기묘함을 절묘(絶妙), 정세하고 묘함을 정묘(精妙), 도리나 이치가 깊고 미묘함을 현묘(玄妙), 심오하고 미묘함을 오묘(奧妙), 신기하고 영묘함을 신묘(神妙), 재능이 뛰어난 젊은이를 영묘(英妙), 많고도 훌륭한 도리를 중묘(衆妙), 더할 나위 없이 아주 묘함을 지묘(至妙), 청아하고 기묘함을 청묘(淸妙), 젊은 나이에 타고 난 높은 품격과 재주를 이르는 말을 묘년재격(妙年才格), 교묘한 기술과 재주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온다는 말을 묘기백출(妙技百出), 모두가 아름다우며 묘한 재주라는 말을 병개가묘(竝皆佳妙), 그 자리의 분위기에 맞추어 즉각 재치 있는 언동을 함을 이르는 말을 당의즉묘(當意卽妙), 미묘하고 복잡하다는 말을 미묘복잡(微妙複雜) 등에 쓰인다.
▶️ 契(맺을 계, 애쓸 결, 부족 이름 글, 사람 이름 설)는 ❶형성문자로 挈(계)와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큰 대(大; 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계; 칼로 나무에 새김질을 한 패의 뜻)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큰 부절(符節)의 뜻으로, 옛날에는 부절을 증거(證據)로 하여 약속을 하였기 때문에 장래를 굳게 약속한다는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契자는 ‘맺다’나 ‘언약하다’, ‘새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契자는 大(큰 대)자와 㓞(새길 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㓞자는 칼(刀)로 목판에 무늬(丰)를 새기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새기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목판에 무늬를 새기는 것은 지워지지 않는 굳은 결의를 연상케 했다. 그래서 㓞자는 후에 굳은 약속이라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언약’이나 ‘계약’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소전에서는 사람 간의 약속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여기에 大자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契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契(계, 결, 글, 설)는 (1)옛날부터 우리나라에 내려오는, 공통된 이해를 가진 사람들의 지역적(地域的), 혈연적(血緣的) 상호 협동 조직의 하나. (2)금전(金錢)의 융통(融通)을 목적으로 하여 일정한 인원으로 구성된, 일종의 조합과 같은 조직 등의 뜻으로 ①(연분, 인연을)맺다 ②약속하다, 언약하다 ③새기다 ④조각(彫刻)하다 ⑤소원하다 ⑥들어맞다, 부합(符合)하다(들어맞듯 사물이나 현상이 서로 꼭 들어맞다) ⑦맞다, 합치(合致)하다, 맞추다 ⑧(귀갑을)지지다 ⑨괴로워하다 ⑩계약(契約) ⑪계약서(契約書) ⑫약속(約束), 언약 ⑬계(契: 전래의 협동 조직) ⑭교분(交分), 교제(交際) ⑮두터운 정 ⑯정리, 정분 ⑰근심하는 모양, 그리고 ⓐ애쓰다, 애써 노력하다(결) ⓑ근고(勤苦)하다(마음과 몸을 다하며 애쓰다)(결) ⓒ자르다, 끊다, 가르다(결) ⓓ오래 헤어져 있다(결) ⓔ잡다, 쥐다(결) 그리고 ㉠부족(部族)의 이름(글) 그리고 ㊀사람의 이름(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문서 권(券), 맺을 체(締), 맺을 약(約), 맺을 유(紐), 맺을 결(結)이다. 용례로는 일이 일어나거나 결정되는 근거를 계기(契機), 법률 상의 효과를 목적으로 두 사람 이상의 의사의 합치에 의하여 성립하는 법률 행위를 계약(契約), 계약을 할 때 작성하는 문서를 계문(契文), 친한 벗 사이의 두터운 정분을 계분(契分), 계의 책임을 맡은 사람을 계장(契長), 같은 계를 조직한 회원을 계원(契員), 틀림없이 서로 꼭 들어맞음을 계합(契合), 삶을 위하여 애쓰고 고생함을 계활(契闊), 친한 벗끼리의 두터운 정의를 계관(契款), 뜻에 어긋남이 없이 정확하게 깨달음을 계오(契悟), 서로 마음이 맞아서 알뜰히 알아줌을 계우(契遇), 뜻이 맞는 벗 사이의 의리를 계의(契義), 정분이 깊은 교제나 굳은 약속을 심계(深契), 말없는 가운데 뜻이 서로 맞음 또는 드러내지 않고 의사를 서로 결합함을 묵계(默契), 사귄 정분을 교계(交契), 남모르게 맺는 계약을 밀계(密契), 문서 또는 증서를 문계(文契), 조합을 만듦을 작계(作契), 계를 깨뜨림을 파계(破契), 모르는 가운데 서로 들어맞음을 명계(冥契), 마음이 서로 맞음을 식계(式契), 남의 물건으로 자기가 생색을 낸다는 말을 계주생면(契酒生面), 쇠라도 자를 만큼의 굳은 약속이라는 뜻으로 극히 친밀한 우정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계(斷金之契), 금이나 돌과 같이 굳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석지계(金石之契), 쇠처럼 단단하고 난초 향기처럼 그윽한 사귐의 의리를 맺는다는 뜻으로 사이 좋은 벗끼리 마음을 합치면 단단한 쇠도 자를 수 있고 우정의 아름다움은 난의 향기와 같이 아주 친밀한 친구 사이를 이르는 말을 금란지계(金蘭之契), 금슬이 좋은 부부 사이를 이르는 말을 원앙지계(鴛鴦之契) 등에 쓰인다.
▶️ 疾(병 질)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병질엄(疒; 병, 병상에 드러누운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矢(시; 화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본래 화살 상처를 뜻하였지만, 전(轉)하여 넓은 뜻의 앓다, 미워하다의 뜻으로 쓰이고, 또 음(音)을 빌어, 제빠르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疾자는 ‘병’이나 ‘질병’, ‘괴로움’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疾자는 疒(병들 녁)자와 矢(화살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大(클 대)자 옆으로 矢자가 그려진 모습이었다. 이것은 사람이 화살에 맞았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大자 대신 疒자가 쓰이면서 지금의 疾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고대에는 일반적인 질병을 疾이라 하고 심각한 질병은 病(병 병)이라고 했다. 화살에 맞는 것은 목숨을 잃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빨리 치료하면 목숨을 건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질주(疾走)라는 말도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疾(질)은 ①병(病), 질병(疾病) ②괴로움, 아픔 ③흠, 결점(缺點) ④불구자(不具者) ⑤높은 소리 ⑥해독(害毒)을 끼치는 것 ⑦빨리, 급(急)히, 신속하게 ⑧병을 앓다, 걸리다 ⑨괴롭다, 괴로워하다 ⑩해치다, 해롭게 하다 ⑪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우려하다 ⑫나쁘다, 불길하다 ⑬미워하다, 증오하다 ⑭꺼리다 ⑮시기하다, 시샘하다 ⑯빠르다, 신속하다 ⑰진력하다(있는 힘을 다하다) ⑱민첩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고칠 료/요(療), 병 나을 유(癒)이다. 용례로는 몸의 온갖 병을 질환(疾患), 신체의 온갖 기능의 장애로 말미암은 병을 질병(疾病), 빨리 달림을 질주(疾走), 밉게 봄을 질시(疾視), 강하고 빠르게 부는 바람을 질풍(疾風), 병세가 매우 위중함을 질극(疾革), 다급한 소리를 질성(疾聲), 병으로 인한 고통을 질고(疾苦), 오래도록 낫지 않아 고치기 어려운 병을 고질(痼疾),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상한 돌림병을 괴질(怪疾), 추위를 느끼는 병을 한질(寒疾), 매우 중한 병을 가질(苛疾), 질병에 걸림을 감질(感疾), 눈병을 안질(眼疾), 다리가 아픈 병을 각질(脚疾), 고치기 어려운 나쁜 병을 악질(惡疾), 질병을 숨기고 드러내지 아니함을 휘질(諱疾), 앓은 지 오래되어 고치기 어려운 병을 구질(久疾), 고치기 어려운 나쁜 병증을 말질(末疾), 그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면서 있는 어떤 좋지 않은 버릇이나 병을 문질(門疾), 빠른 말소리와 급히 서두르는 얼굴빛이라는 질언거색(疾言遽色), 배나 가슴이 아픈 고치기 어려운 병이라는 복심지질(腹心之疾), 없애기 어려운 우환을 심복지질(心腹之疾), 원수처럼 미워함을 질지여수(疾之如讐), 근심과 걱정과 질병과 고생이라는 우환질고(憂患疾苦), 물고기는 배부터 상한다는 하어복질(河魚腹疾), 병을 숨기고 의원에게 보이기를 꺼린다는 호질기의(護疾忌醫) 등에 쓰인다.
▶️ 書(글 서)는 ❶회의문자로 书(서)는 간자(簡字)이다. 성인의 말씀(曰)을 붓(聿)으로 적은 것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글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書자는 ‘글’이나 ‘글씨’, ‘글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書자는 聿(붓 율)자와 曰(가로 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聿자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붓’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 ‘말씀’을 뜻하는 曰자가 더해진 書자는 말을 글로 적어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曰자가 먹물이 담긴 벼루를 표현한 것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그래서 書(서)는 성(姓)의 하나로 ①글, 글씨 ②글자 ③문장(文章) ④기록(記錄) ⑤서류 ⑥편지(便紙) ⑦장부(帳簿) ⑧쓰다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책 책(冊), 글월 문(文), 글 장(章), 문서 적(籍)이다. 용례로는 책 또는 경서와 사기를 서사(書史), 편지를 서신(書信), 글 가운데를 서중(書中), 남이 하는 말이나 읽는 글을 들으면서 그대로 옮겨 씀을 서취(書取), 책을 넣는 상자 또는 편지를 넣는 통을 서함(書函), 글씨를 아주 잘 쓰는 사람을 서가(書家), 글방을 서당(書堂), 글씨와 그림을 서도(書圖), 책의 이름을 서명(書名), 대서나 필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을 서사(書士), 글자를 써 넣음을 서전(書塡), 책을 보관하여 두는 곳을 서고(書庫), 남편의 낮은 말서방(書房), 책을 팔거나 사는 가게서점(書店), 이름난 사람의 글씨나 명필을 모아 꾸민 책을 서첩(書帖), 글씨 쓰는 법을 서법(書法), 유학을 닦는 사람을 서생(書生), 글방에서 글을 배우는 아이를 서동(書童), 글씨와 그림을 서화(書畫), 문서를 맡아보거나 단체나 회의 등에서 기록을 맡아보는 사람을 서기(書記), 글씨 쓰는 법을 배우는 일을 서도(書道), 책 내용에 대한 평을 서평(書評), 글자로 기록한 문서를 서류(書類), 책을 갖추어 두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방을 서재(書齋), 문자의 체제를 서체(書體), 책은 남에게 빌려주지 않는다는 서불차인(書不借人), 편지로 전하는 소식이 오고 간다는 서신왕래(書信往來)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