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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모님 일곱 번제 축제 준비를 위해 굽은 솔이 지키는 선산을 가다
구순 종손 형님의 성화
삼촌, 숙모, 묘지석, 좌판 준비하고
산소 쓸 곳을 먼저 가보자고
이 무더운 삼복에 새벽부터 야단이다
‘사랑한다. 아름답다’인생 일곱 번 축제
사랑으로 왔어, 사랑으로 살다가 가는 인생길
탄생, 백일, 첫돌, 성년식, 결혼식, 회갑연, 귀천
탄생. 사랑으로 왔어 엉덩이 한 대 맞고
사랑으로, 아름답게, 잘 살려 왔다 엉엉엉
백일, 깨끗하게, 잘 살아라고 백설기로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라 한다
첫돌, 돌잡이로 세상의 희망을 품게한다
모든 사람이 돌잡이에 축하한다
성년식, 친천 아비집을 떠나 스스로 살아가라고
온 세상에 성인임을 알린다
결혼식, 하늘이 맺어진 인연으로 사랑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도록
배필과 아름다운 삶을 산다
보배같은 여보!, 내 몸보다 귀한 당신!,
마주보고 누었다고 마누나!, 옆에 누었다고 여편네!
살아서는 같이 늙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네! 偕老同穴(해로동혈)
여뽕! 고마워!, 미안해! 감사해! 사랑해! 행복해! 안녕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회갑연, 인생길 사랑으로 아름답게 잘 살 았다고 축하한다
장례식,아름다운 귀천을 축하하며
고맙다. 미안하다, 서로 사랑하라 웃으며 하나님 품으로 돌아간다
'굽은 솔이 선산 지킨다'
소나무가 하늘을 이고 멀거니 서 있고,
노랗고 하얀 들꽃들이 바람을 타고 흐느적거린다.
가을 하늘은 티끌 한 점 없이 맑게, 밝게 빛나는 無垢淨經이다.
다나니경 무구정경(無垢淨經)이다
하늘 떠다니는 구름을 보고 웃고, 흐르는 물을 보고 웃고,
법을 얻어서 웃는 곳이 여기 아닐까?
사랑한다
아름답다
불가에서는
'직지인심'(直指人心, 눈을 밖으로 돌리지 말고 마음을 곧바로 직시할 것),
'견성성불'(見性成佛, 본성을 봄으로써 부처가 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 부처이다
삶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一切唯心造)
우리집은 일찍이 하나님을 영접하여
사랑으로, 믿음으로, 신앙을 남겨 세상을 사랑의 향기로 기득하게 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여호수아 24:15)
헬몬산의 이슬같이 시온의 복이 조상대대로 흐르기를 바라며
주의 축복이 영원 하기를 축복하시다
여기가 천국이 아닐까?
자신을 빛내고, 가문을 빛내고, 나라를 빛내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라
신앙의 명문가로 신앙의 유산을 이어가기를 기도 하신다
기쁘고, 즐겁고, 사랑으로 아름다움이 가득한 고향 산천
웃음이 가득한 삶의 터전
오늘,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 花樣年華
조상의 삶의 흔적으로 참다운 삶을 배운다
숙모님의 아름다운 귀천을 준비하기 위해
구순노인 형님과 고향을 찾아가다
아! 그리운 옛날
가슴 떨리는 추억
고향의 노래를 부르며
잠시라도 고향 향수에 잠기어 본다
고향 가는 길에
탑리 산동 석재에 들러
삼촌, 숙모 묘지석과 좌판을 맞추고
탑리 시장을 들러, 시장 구경하고,
개장국과 막걸리 한 잔으로 점심을 먹었다
찬란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고향,
옛장터에 웃음꽃이 핀다.
입추 장이라 친구들과 어울려 선술집, 국밥집을 드나들고, 이웃 지방의 소식도 듣고,
뻥튀기 가게에서는 연속 뻥 뻥 소리가 들린다.
나이 많은 할머니들은 손자들에게 줄 뻥 튀기 과자를 준비하는데 정신이 없다
고향 친구들에게 고향 향수 잘 어루만져 달라고 부탁한다.
유서깊은 산운 마을, 빙계서원, 금천교회를 둘러
함창김씨 어사공파 평리공파 금천종가 금천헌
금천헌에는 늦게 핀 노란 민들레가 사람답게 살라 가르치고
대문 앞 회나무는 날마다 배우고 익혀라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
담장 울타리에는 붉게 피어난 베롱나무가
하늘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이 살라 한다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자신을 빛내고, 가문을 빛내고, 나라를 빛내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사람이 되어라
예부터 마시던 비단샘(금천샘) 물에 목을 추겼 땀을 씻었다
거실에는 종손 형님, 형수님 평생 교직에 헌신하여 받은
훈장이 빛나고 있었다
6.25 때 소실 된 23대 동지중추부사 수열 할아버지 교지가
있었으면 더욱 아름다웠을 것이다
선산 웃골을 오르는 길에는
집집마다 감이 익어가고
대추가 익어가며
밭에는 해를 먹은 사과가 빨갛게 익어간다
산에는 알밤이 열러 있었다
그림 같은 고향길이다
'굽은 솔이 선산 지킨다’
안산은 금성산과 비봉산이 병풍처럼 둘려있고
주산인 매봉산은 매가 힘찬 날깨 짓을 하고
매봉산 앞에는 수많은 문필봉이 붓 모양을 한다
먼저 조상의 산소에 잔으로 인사를 올리고
작년(2023.10.20.) 100년을 향수 하시다가 돌아 가신 삼촌 산소 옆에
2024.8.1. 95년 향수 하시다가 귀천하신 숙모 산소를 준비하고
정자에 올라 안산과 주산에 둘러 쌓이
조상님의 산소를 바라보며
숙모님 매장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숙모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임마누엘장로교회에서 8월 15일 19:30분
천국 환송예배를 보고
시신을 화장하여 유골을 수습하여
미국을 9월 28일경 출발하여
10월1일 대구 카톨릭병원 영안실에 하루 쉬고
10월 2일경 고향 춘산 금천 웃골에서 매장할 계획이다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탑리는
한반도 隆起火山(융기화산)의 원조 탑리(의성)는
지금은 死火山이지만 아직도 지하엔 뜨거운 지열이 있어
근처 빙계온천과 도리원 탑산온천이 그 옛날을 증명하듯
온천욕을 내주고 있음이 이를 뒷받침 하는듯 하다.
탑리의 조문국 터에 고분군을 이루고 있어 역사 공부를 하기 좋고,
옛 조문초등학교 터에 조문국 박물관이 지키고 있다
탑리는 1963년 전교생이 자전거 하이킹으로 처음 방문 이후
빙계계곡 자연풍광과 작약과 산수유가 필땐 가끔 들른적이 있었다
통일신라 시대에 세운 5층석탑이 있어 탑리라는 지명이 생겨났고
의성군에선 유일하게 1962년도에 국보 77호로 지정되고
얼마전 4,5층 기단부가 보수되어 지금껏 아름다운 자태가 유지되고 있다
한 때는 조잘거림이 탑주변을 들석였을 탑리여중고는 1966넌에 설립된 사립 학교로
전교생 20명과 교사 5명이 번창했던 지난날을 그리움으로 간직한체
아직도 석탑 곁에서 힘겨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음이 인구절벽의 현실로 가슴 아팠다.
노인들의 건강을 파크골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통의 분기점이었던 금성(탑리)버스터미널을 찾으면
1986년 현대식으로 건축된 지금의 건물은 하루 50회 왕복 운행으로
1000여 명이 승, 하차 하던 번잡한 곳이었으나
2000년대 들면서 그 수가 줄어들고 특히 코로나 전엔 6회 운항되다가
지금은 하루 3회 운항으로 승하차 인원이 40명으로 그 옛 영화가 사라진 곳이다.
수익 측면에선 적자로 문을 닫아야 하나 지역 향토사학자 겸 운영자인
구순의 "김재도 翁(옹)"은 '친구도 그립고 사람도 그립다' 면서 지역민을 위하는
사명감으로 군비 지원 20만원과 50만원의 사비를 더해
월급을 주면서 유일하게 대구 병원에 출타하는 지역 노인들을 위해
365일 문을 열고 있음에 감사와 존경이 앞섰다
그는 사진 작가로 의성 지역 홍보와 역사의 흔적들을 찾아 알리는 숨은 일꾼으로
대합실 한모퉁이에 쌓아둔 빛바랜 수십개의 카메라와
손수 편집한 자료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번듯한 전시공간이 마련되면 향토박물관으로 손색없을 자료들이 세월탓일까
아님 지역 정치꾼들의 무관심 탓일까 먼지 속에 사장되고 있음이 못내 아쉬웠다.
韓非子에
'백성이 지혜와 기교를 쓰면 그 몸에 재앙이 많이 닥치고,
군주가 그것을 쓰면 그 나라는 위태롭거나 망한다'고 하였다
이와는 반대로 이웃을 사랑하고 지역을 지켜주는 김재도 어른처럼
거묵이 버티고 있는 한 고향 의성과 탑리는 영원히 때묻지 않은
신선함으로 오래도록 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행은 역사적인 테마가 함께하는 것이 더욱 보람있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봄날 고분군 넓은 밭에 작약이 만발하면 벗들과 다시 오리라 약속해 본다.
터미널 모서리엔 옛 풍경의 '왕궁다방'애 들려 옛날 회한을 달본다
시장가 허름한 식당엔 즉석에서 콩가루를 섞은 반죽으로 밀어 만든 할매 국수집이 있어
오랫만에 국수다운 입맛을 느꼈다
춘산 막걸리와 함께 손맛과 노파의 정이 합처진 그 감치는 맛은 바로
어린시절 고향의 향수를 달래준다.
麗末鮮初(려말선초)에 문익점이 원 나라에서 가저온 목화씨 시배지는
산청군 단성면에 있으나 그의 손자가 의성 현감으로 부임할 때 가저온
목화 시배지가 면작기념비와 함께 금성면 옛 조문국 고분군 옆에 아직도 남아
오가는 길손의 휴식처가 되고 있었다
탑리 일대의 조문국은 마지막 임금 경덕왕의 사적지로 상주의 사벌국, 경산의 압독국,
청도의 이서국은 신라가 통일하면서 흡수되고
그 남은 흔적들이 지금은 역사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되었다
‘한옥이 다정히 자리 잡은 산운마을 고택에 봄이면 매화가 향기롭게 피어
오가는 길손들을 반겨을 것이다’
산운 마을에 들러 고택에 화사하게 웃는 매화를 추억으로 만나고,
경북 팔경 빙계서원에서 어릴 때 즐기던 풍혈, 얼음으로 무더운 여름의 땀을 씻고
큰아버지가 공부하시던 서원에 들려
빙계계곡의 물소리, 바람소리, 신록의 속삭임을 들으며
춘원 이광수의 원효 대사를 생각한다
산골 처녀 같은 수수한 빙산사지 오충석탑
빙혈 앞 빙계사지 오층석탑(보물). 빙혈은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이야기를 품고 있다.
빙산 동굴에서 원효대사를 찾아온 요석공주와 설총 함께 지내면서
아버지 무열왕의 노여움을 살피기 위해 빙산을 쇠스랑으로 찍어 구멍을 내어
별점을 치고자 하였으나 쇠스랑이 부려졌다는 쇠스랑 골이 있다
원효와 요석공주 여인의 미소가 있다 (원효샘 석간수)
(의성 빙산사 얼음굴 원효와 요석공주 설총의 만남 설총이 조선학맥의 터를 닦음)
내고향 빙산사 용소 이야기
신라의 명승 원효가 공부한 아름다운 배움의 고장
춘원 이광수는 ‘원효대사’에서
무열왕의 둘째 딸 요석공주가 유월 염천에 젖먹이 아들 설총을 데리고
지아비인 원효대사를 만나기 위해 빙혈을 찾은 장면을 이렇게 묘사했다.
“공주는 좁은 굴 속을 더듬더듬 기어 들어갔다.
이리 꼬불 저리 꼬불 몇 굽이를 지나 얼마나 들어갔는지 모른다. 점점 추워졌다.
공주는 전신이 꽁꽁 어는 듯하였다.”
원효 대사는 깨달음을 얻어
사랑한다
아름답다
반야심경을 누구나 익히도록 노래와 춤으로 가르쳤다
함께 깨달음의 언덕을 넘어가자
반야심경, 단동십훈, 아리랑, 각설이, 가시리,
모두 반야심경을 빌려 깨달음의 노래로 가르쳤다
사랑한다
아름답다
서로 세우고, 섬기고, 사랑으로 존경하고, 존중하며
어울려 아름답게 사는 것을 깨닫게 한다
함께 어울려 깨닫음으로 아름답게 살자
세상은 혼자 사는기 아이데이
‘마반야 바라 밀다심경’
'아제 아제 바라 아제 바라 승 아제 모지 사바하’
'깍궁깍궁, 불매불매/도리도리 짝짝/곤지곤지 잼잼/
어비어비, 섬마섬마/ 따로따로 헐헐/
달강달강 시상달강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고'
'가테 가테 바라가테 바라 승 가테 보디 스바하'
'가시리 가시리 가시리 잇고
날 버리고 가시리 잇고'
'얼씨구 시구시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연기작용의 진수(부처 되는 길)를 설파하고 있다.
빙계계곡에서 공부한 설총은 이두, 향찰을 만들고
고려조에는 직지심경(1377)으로 금속활자를만들어 대중을 가르쳤고
조선조에는 훈민정음이 되어 나랏글이 되었는 이야기로
내 고장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긍지와 자부심 길러준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는 설총을 낳아 맑은 빙계계곡의 물소리,
이무기가 수양하여 용이되고,
철철이 아름다운 꽃이피고, 바람 맑은 소리를 들으며 공부를 하였다
설총은 빙계서원에서 닦은 학문으로
쉽고 아름다운 우리글 이두, 향찰로 누구나 쉽게 글을 읽고 쓰도록 하였다
춘산을 깨운 100년 역사를 지키며 새벽을 깨운
산운교회, 현리교회, 효선교회, 빙계교회, 춘산교회들러
고향마을 지키는 100년전 종각과 금천교회에서 하나님께 감사기도 드렸다
봄이면 날을 잡아 고향에서 송기도 먹고, 삐비도 먹고,
아카시아 꽃도 따며 산나물을 하려 와야지
진달래 필 때, 벚꽃이 필 때, 사과 꽃이 필 때, 더운 여름이면 먹감던 곳을 찾아 보리라
가을에 감이 익고, 밤이 익고, 대추기 익으며, 들판에는 붉은 사과가 멋지게 뽐 내는
내 고향을 다시 찾으리
고향 향수가 그립다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뭇 서리 내리고 …
산골짝 깊은 골 초가마을에 …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김재호 시·이수인 곡의 한국 가곡 ‘고향의 노래’의 일부이다.
해마다 봄이 되어 벚꽃이 피면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노래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곡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너무 애틋하고 그리운 초등학교 시절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부르고
또 부르던 노래여서 더 각별한지도 모르겠다.
유서 깊은 고향마을 금천은 지세에 부러움이 느껴졌고 사람없는 빈 마당
노란 서울국화 피어 가을을 알리는 봉오리들이 시샘하듯 불거져 나옴이
열매들이 입추를 알리려는 손짓으로 받아 들였다.
등겨장, 곤짠지는 유명한 맛집엔 굵고 굽은 손가락 어디에서
그 토속 맛을 만들고 명맥을 유지하는지 의문과 함께 감사를 드렸다.
구순 노인 종손 형님이 계시는 금천현에 따뜻한 고향 맛을 느낀다
형님이 담근 기침에 고구마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니 평온하였다
추석 명절, 석명절이 다가오니 지난 명절 생각이 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고향에 다녀올 생각입니다.
가족도 만나고 친구도 만나고 점점 사라져가는 고향의 풍경과
정취도 한아름 눈에 담아서 돌아올까 합니다.
서울보다 느리게 가는 지역의 일상이라지만
유독 ‘지역소멸’ 시계만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빨라지는 듯합니다.
즐겨가던 동네 목욕탕은 어느 날 종적을 감췄고,
정겹던 동네 맛집도 서점도 찻집도 간판을 바꿔달기 바쁩니다.
고향 가는 고속도로에는 폐업한 ‘좀비 주유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띕니다.
유동인구 감소로 문을 닫는 시외버스터미널도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고요.
하긴 38년 역사의 서울 상봉터미널이 문을 닫고
‘IT 성지’로 위용을 자랑하던 용산전자상가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생겼으니
지역 상황이야 더 일러 무엇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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