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출신으로서 이제 선거도 끝났으니 한 마디 해도 될 듯 하다. 이번 선거에서 대구 출신의 민주당 의원 두 명(김부겸, 홍의락)이 모두 떨어졌다. 거기엔 만 가지도 넘는 이유가 있겠지만 아쉬움이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대구 사람들로...서는 속이 시원하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그들도 곰곰히 생각해 본다면 그리 잘한 것만은 아님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아래 대구 매일신문 기사 첫 머리에 나오듯이 대구는 중앙정부, 집권당과 연결할 수 있는 실낱같은 고리 하나를 제발로 차버린 셈이다.
우리처럼 중앙집권제가 두드러진 체제 하에서는 지방정부는 중앙과의 소통,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연례적, 통상적인 예산은 말할 것도 없고 지자체가 특별히 추진하는 역점사업은 국회(특히 여당)와 중앙정부의 도움과 배려없이는 힘들다. 그래서 지자체는 자기 고장 출신의 국회의원이나 고위관료를 찾아다니며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게 보통이다. (이런 관행이 꼭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다는 얘기다)
개인적인 경험담을 하나 얘기하면 총리비서실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대구.경북지역의 지자체장들이 이따금씩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평소 그들과는 개인적인 친분이나 교류가 전혀 없던 사이였다. 그럼에도 그들은 "같은 고향사람으로서 도와달라"며 총리실과 관련된 이런저런 민원을 부탁하곤 했다. 그들은 내가 대구 출신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일개 총리비서실장인 내게도 그러했을진대 더 요직에 있는 인사들에겐 더 많이 그러 했을 것이다.
김부겸은 대구사람이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나 초.중.고교를 대구에서 다녔다. 다시말해 김부겸은 대구가 키워냈다. 또 여야를 떠나 현재 그는 대구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그런 김부겸이 이번 선거에서 떨어졌다. 짐작컨대 대구사람들은 그가 단지 민주당 후보라는 이유로 떨어뜨린 것 같다. 비록 '보수 텃밭'이라곤 하지만 오로지 지역정서에 매몰된 나머지 김부겸이라는 '씨앗' 하나조차도 용인하지 않은 것이다. 최근 대구지역 코로나 재난 특별예산 1조원을 확보하는데 김부겸의 공이 컸다고 들었다. 끝으로, 대구 출신으로서 한 마디 하건대 이래놓고도 대구사람들은 장차 '대구 패싱' 운운할 텐가?
(*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조바랍니다)
첫댓글 소신이 뚜렸한 정치거목인데 안타깝네요.
지역 이기주의 팽배한곳에 살고 있으니까 뭐라 할말이 없어요
남의말은 듣지 않죠 내말만 하는곳이고 조건없이 지지하고 비판하곤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