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아아... 수사 3편이 꽤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ㅠㅜ 좀 늦긴했지만 그래도 변함없이 수사를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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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PT 1 <옥상 자살사건 (Part 3) >
“흠… 정말로 신기한걸…”
김태오는 옥상 자살사건이 일어난 건물 앞에서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자신의 부하직원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김태오는 하문수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이리저리 사건이 일어난 건물을 살폈다. 8층까지밖에 없는 작은 주택 같은 아파트였다. 그다지 높지 않은 아파트였고 그 바로 옆으로는 높이가 비슷한 학원건물이 있었다. 그 두 건물은 얇은 담벼락을 경계로 거의 붙어 있다고 할 정도로 가까이 있었다. 두 건물 사이의 간격은 대충 봐도 1미터 안팎이었다. 김태오가 잠시 생각에 빠졌을 때 저 멀리서 누군가가 달려오며 소리쳤다.
“김태오 선배님!!! 늦어서 죄송합니다!”
하문수였다. 오늘은 까만 후드 티와 너덜거리는 청바지를 입고 왔다. 옷 입은 것은 꼭 경찰이 아니라 오히려 범인 같았다. 김태오는 늦게 온 부하직원에게 강력한 꿀밤 한 대를 먹이고서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용의자 중 한 명인 방무덕을 만나는 날이다. 방무덕은 피해자인 최수호의 바로 옆에 사는 사람이다. 방무덕이 용의자가 된 이유는 최수호의 바로 옆집사람인데다가 전과자였다는 사실 때문이다. 작년 5월 쯤에 도둑질을 한 방무덕은 교도소에서 5개월을 지냈고 지금은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
김태오는 방무덕이 사는 7층까지 계단을 통해서 올라갔고 방무덕의 집앞에 도착하자마자 초인종을 강하게 두세번 눌렀다. 하문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느릿느릿 올라왔고 김태오가 거리낌없이 초인종을 누르자 깜짝 놀라면서 권총을 꺼냈다. 하문수가 권총을 꺼내자 이번에는 김태오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아…아니 권총은 어디다가 쓰려고? 이 사람은 용의자일 뿐이지 살인범은 아니라고…”
“하지만 전과자잖아요. 혹시 알아요? 자신이 만든 레이져총을 들고 기다릴지?”
그 말에 김태오는 하문수에게 강력한 꿀밤을 먹이고는 권총을 압수했다. 그 때 집 안에서 누군가가 쿵쿵 거리며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문이 열렸고 험악하게 생긴 남자가 나왔다. 그 남자는 자신있게 문을 열고 두 경찰을 자신의 집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제가 바로 최수호씨 옆에사는 방무덕이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예의바른 인사에 김태오와 하문수는 머쓱했다. 그리고 그 둘도 자기소개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김태오 반장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반장님을 보조해드리는 부하직원, 하문수 라고 합니다!”
두 경찰이 자기소개를 끝내자 방무덕은 기다렸다는 듯이 부엌으로 가서 차를 꺼내왔다. 향긋한 향이 나는 생강차였다. 하문수는 순간 방부덕이 매우매우 예의바른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권총을 꺼내고 사격준비를 하던 자신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김태오는 생강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 이것저것 방무덕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삼일 전 저녁 9시에서 9시 30분동안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김태오의 질문에 방무덕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예, 저녁 7시에 갑자기 최수호씨가 저를 불러서 술을 한잔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최수호씨와 매우 친해서 거리낌 없이 최수호씨를 찾아갔고 술을 마시며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했죠. 그리고 8시 30분 정도에 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9시에서 9시 30분 동안은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집에서 해장국을 끓여먹었죠.”
그말에 하문수가 끼어들며 물었다.
“아니, 해장국을 직접 해드셨단 말입니까? 해장국은 만들기가 매우 어렵던데 상당한 요리기술을 가지고 계시나봐요?”
“아, 예. 하하하, 요즘 제가 요리학원에 다녀서 말이죠.”
순간 방무덕의 말에 김태오와 하문수는 속으로 풋 하고 웃었다. 방무덕이 앞치마를 입고 요리하다니, 그건 마치 돌하르방이 핑크색 앞치마를 입고는 방긋방긋 웃으며 당근을 써는 것과 같은 이미지 일 것이다. 생강차를 다시 한 모금 마시고 마음을 진정시킨 김태오는 다시 질문을 하였다.
“그렇다면 혹시 뭐 그날 최수호씨에게 어디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까? 아니면 최수호씨 집에 어디 변한 점이라든가 그런 것 없었습니까?”
“흠… 글쎄요. 뭐랄까, 항상 최수호씨는 회삿일 때문에 저와는 주말에만 만나거든요. 근데 그 날은 토요일이었죠. 아무리 그 다음날이 일요일이라지만 그래도 최수호씨는 저와 일요일에만 만났지 토요일에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아참, 그리고 그날 따라 최수호씨가 슬퍼보이더라고요. 이것저것 불평불만을 털어놓았습죠.”
순간 김태오의 눈빛이 번쩍였다. 그리곤 방무덕에게 다른 질문을 물었다.
“혹시 그 불평불만이 어떤 것인지 말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흠… 뭐 중년의 남자라면 한번씩은 하는 말들을 했습죠. 뭐, 회사의 상사가 바가지를 긁는 다든지, 담배를 좀 끊여야겠다든지, 뭐 그런 얘기들 뿐이였죠. 아! 맞다.”
방무덕은 중요한 것을 깜빡했다는 듯한 표정으로 김태오를 바라보았다. 잠시 뜸을 들이다가 방무덕은 말했다.
“보통 때에는 자기 아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왜 이렇게 성적이 잘 안 나오는 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그 날만큼은 아들에게 계속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뭐, 죽은 아내 얘기도 했고요.”
“죽은 아내요?”
“예, 작년이였던가? 이 아파트에 큰 화재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전 그때 여기 없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 최수호씨 아내가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숨졌다고 하더라고요. 뭐 지금은 새 아내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그거면 된거 아니겠습니까?”
방무덕은 그렇게 어두운 말을 하고서는 활짝 웃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끓인 생강차를 한 모금 마셨다. 잠시 김태오의 날카로운 눈빛이 방무덕의 집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잠깐동안의 관찰을 끝낸 김태오는 진지한 표정으로 방무덕에게 물었다.
“잠시 이 집을 수색해도 되겠습니까? 이것도 경찰의 의무라서요.”
“아…예… 맘대로 하십쇼.”
김태오는 살며시 일어나 이곳저곳 방무덕의 집을 수색했다. 일단 방무덕의 침실에 가보았다. 그 곳엔 남자의 침대로는 맞지 않는 핑크색 이불로 덮혀있는 새하얀 침대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옷장이 있었고 별다른 것은 없었다. 그 때 김태오의 눈길을 끈 것이 있었다. 바로 그림이었다. 김태오가 벽에 걸려있는 그림을 유심히 지켜보자 뒤에 있던 방무덕이 웃으면서 설명했다.
“아, 저 그림 멋지죠? 최수호씨가 준 그림인데요, 정말 멋지죠?”
그 그림엔 죄책감을 못이겨 무릎을 꿇고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는 남자가 있었고 그 뒤로는 불타는 세상이 있었다. 모든 것이 불타고 있었다. 남자의 옆에는 온몸에 불이 붙어서 괴로워하는 개가 있었고 불에 새까맣게 타버린 시체들과 나무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림의 구석에 누군가가 있었다. 그 누군가는 마치 악마같았다. 왼손에는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었고 서서히 무릎 꿇은 남자에게 다가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 섬뜩한 그림을 본 김태오와 하문수는 소름이 쫙 끼쳤으나 방무덕은 멋있지 않냐며 허허거리며 웃었다. 김태오는 방무덕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이 그림의 제목이 뭔지 아십니까?”
“아, 이거요? 뭐라더라… 아 맞다. ‘죄, 그리고 심판’ 이라고 하던데요? 정말로 제목 또한 멋지지 않습니까? 죄, 그리고 심판이라… ”
방무덕의 대답에 김태오와 하문수는 동시에 중얼거렸다.
“죄, 그리고 심판…”
김태오와 하문수는 소름끼치는 방무덕의 침실에서 나왔다. 잠시 깊은 생각에 빠졌다가 깨어난 김태오는 방무덕에게 이상한 질문을 했다.
“방무덕씨, 혹시 최수호씨가 왼손잡이 인 것을 아시나요?”
그 질문에 방무덕은 잠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냉큼 말했다.
“옙, 물론이죠. 제가 그것도 모르겠습니까? 하하하”
“아… 예, 그럼 조만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김태오는 방무덕의 대답에 살짝 미소를 띄우고선 방무덕의 집을 나섰다. 그뒤로 하문수도 졸졸 따라나왔다. 김태오와 하문수가 집에서 나가자 방무덕은 한숨을 푹 쉬며 소파에 앉으며 짧고 조용하게 혼잣말을 했다.
“젠장…”
한편 김태오와 하문수는 건물 밖으로 나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순간 하문수가 이번에는 감을 잡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이거 엄청난 증거를 찾아냈는데요? 방무덕씨는 최수호씨가 왼손잡이인줄 알고있다고요. 이건 정말로 결정적인걸요?”
그말에 김태오도 동의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확신에 차있는 표정은 아니였다. 그 표정을 본 하문수는 답답한 듯 생각에 빠져있는 김태오를 재촉했다.
“반장님! 시간이 없으니깐 빨리 다음 용의자를 찾아가죠?”
“그래…”
김태오는 말로는 알겠다고 했지만 걷는 순간에도 계속 깊은 생각에 빠졌다. 김태오는 방무덕의 언행들과 집안에 있던 섬뜩한 그림들을 생각하면서 머리를 정리했다. 무언가를 놓친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었지만 이내 그 생각이 멈추고 말았다. 김태오는 어느 새 피해자의 아들 최동수가 다니는 학원 앞까지 오게 된 것이다. 김태오는 천천히 학원건물의 계단을 하나하나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뒤로 하문수가 김태오를 쫒아갔다. 학원 안은 생각보다 화사하게 꾸며져 있었다. 약간 오렌지빛 색의 형광등과 이곳저곳에 꽃들이 있었고 벽에는 명언들로 도배되어있었다.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글귀는,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수 없다.”
그리고 그 밑에 조그만 하게 “그러므로 우리 모두 공부를 즐기자.” 라는 글귀가 있었다. 이곳 저곳에 어떤 학생이 무슨 고등학교를 갔다는 둥, 어떤 고등학생이 무슨 대학교를 갔다는 둥… 한마디로 학원을 자랑하는 플랜카드들이 벽에 붙어있었다. 김태오가 여기저기 학원을 훑어 볼 때 어떤 한 여중생이 김태오와 부딪쳐서 쓰러지고 말았다. 그로 인해 여중생이 들고 있던 문제집들이 와르르 떨어졌다. 김태오는 순간 당황하며 여중생에게 사과했다.
“아이쿠, 괜찮니? 아고.. 미안하다, 얘야. 이 아저씨가 잠시 정신을 팔고… 미안하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제가 아저씨한테 부딪친걸요 뭐… 아저씨 잘못이 아니에요.”
바닥에 쓰러진 여중생은 짧게 대답하고는 땅바닥에 떨어진 문제집들을 줍기 시작했다. 김태오도 그 소녀를 도왔고 옆에있던 하문수도 급히 도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김태오가 이상하다는 듯이 문제집을 살피고는 여중생에게 말을 걸었다.
“… 그런데…너 중학생 아니냐?”
“네? 아… 예… 맞는데요…”
“그런데 고등학생 문제집을 풀고있어?”
“아… 당연하죠. 요즘은 선행학습 안하면 다른애들한테 뒤처져서 안되요.”
소녀는 성의껏 대답한 후에 김태오와 하문수가 주운 문제집을 들고 후다닥 어느 방으로 뛰어갔다. 자세히 보니 그 방문에는 ‘영재반’ 이라고 쓰여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하문수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후우… 요즘 애들은 진짜로 독하다니깐요. 아니 딱 보니깐 이제 중2 정도 되보이는 애가 고등학생 문제집을 공부하다니…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선행학습이니 학원이니… 그런거는 찾아보기도 힘들었는데. 요즘 애들은 학원만 7개씩 다닌다잖아요… 세상에… 부모들이 학원비는 어떻게 감당하는지 그게 제일 신기해요.”
하문수의 말에 김태오도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이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의 얼굴에서는 미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웃음이 필수인 아직 어린 그들에게 웃음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모두가 공부에 미친 기계마냥 무표정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김태오는 이 기분나쁜 학원에서 어서 나가고 싶었으나 이 곳에서 두번째 용의자, 최동수를 만나기로 했으므로 커피자판기에서 밀크커피 한잔을 뽑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하문수는 학원을 구경하러 가겠다며 학원건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김태오가 밀크커피를 반잔정도 마셨을까? 그 때 누군가가 뒤에서 오는 소리가 들렸고 김태오는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곳엔 두번째 용의자, 최동수가 있었다. 그는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해맑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매우 단정한 옷차림에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를 하고 있는 학생이었다. 겉모습으로 따지자면 절대로 살인을 저지를 아이로 보이진 않았다. 특히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할 아이로 보이진 않았다. 김태오는 최동수에게 자신 앞에 있는 의자에 앉으라고 말을 하고는 왼손에 있던 밀크커피를 책상위에 조용히 올려놓았다. 최동수가 자리에 앉자 김태오는 질문을 했다.
“너… 이름이 최동수 라고 했지?”
“예, 아저씨.”
“너… 너희 아버지께서 살해당하실 때, 뭘 하고 있었지?”
“하하하, 뭘 하고 있었다니요? 당연히 학원에 있었죠. 못 믿으시겠다면 선생님께 물어보세요. 전 이 학원에 계속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도 제가 학원에 계속 있는 것을 보셨구요.”
아버지가 살해당했다는 말이 나왔는데도 최동수는 슬프다는 표정하나 없이 살짝 웃고 있었다. 그 모습에 순간 섬뜩한 느낌을 느낀 김태오는 주머니에서 담배하나를 꺼내서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곤 다시 질문을 했다.
“너… 아버지를 잃은 아들치고는 되게 침착한걸? 이 사실을 잊지는 말라구. 너가 아무리 학생이라 해도 너도 용의자 중 한명이라고.”
“하하하, 제가 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면 울줄 알았나요? 크흣, 이미 죽은 인간의 죽음을 슬퍼하면 뭐가 달라집니까? 제가 하는 이 행동은 전혀 침착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지극히 정상인 거죠. 그리고 제가 용의자 중 한명이라는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전 이 사건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하하하, 아저씨. 제가 방금 말씀드렸잖아요. 전 아버지꼐서 살해당하실 시간, 삼일전, 즉 지난 토요일에는 아침 11시서부터 밤 12시까지 계속 학원에 있었습니다. 저에겐 절대로 아버지를 살해할 시간따윈 없었습니다.”
“과연 그럴까?”
김태오는 최동수의 말에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 모습에 최동수는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침착한 모습을 되찾고는 질문을 했다.
“과연 그럴까라니요… 그건 뭘 의미하는 거죠?”
“흠… 뭐… 그럼 학생인 너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해볼까?”
김태오는 다피운 담배를 재떨이에 떨어뜨리고는 흰색 연기를 내뿜으면서 말했다.
“난 한번도 이 사건을 살인 사건이라고 너에게 말해준 적 없었어. 이 사건은 원래 자살사건으로 판명된 사건이었지… 누가 봐도 이 사건을 자살로 생각했을거야. 그런데 넌 이미 이 사건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건 도데체 뭘 의미하는 걸까나?”
순간 최동수는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본 김태오는 역시 어린애는 단순하다니깐 이라고 생각하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
“뭐, 일단 간단한 질문을 하마. 너, 너희 아버지가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나?”
“네?”
“너희 아버지 왼손잡이라고.”
“하하, 거짓말하지 마시죠. 저희 아버지는 오른손잡이입니다. 기타도 오른손잡이용 기타를 쓰는걸요.”
“그래?”
김태오는 전혀 몰랐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런데 어째서 너희 아버지 왼쪽 팔목에 칼로 벤 자국이 있는거지?”
김태오는 최동수가 이 말을 듣고 동요하길 바랬으나 최동수는 당연하지 않냐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
“푸하하하… 정말 아저씨 경찰 맞아요? 당연한거 아닙니까? 아마 살인범이 이번 사건을 자살사건인 것처럼 조작하려고 하다가 실수를 한 거 아니겠습니까?”
최동수의 뜻밖의 행동에 김태오는 잠시 당황했다. 분명 자신앞에 있는 것은 어린 고등학생일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상대해왔던 그 어떤 용의자들보다 더더욱 상대하기가 힘들었다. 김태오는 담배 한개피를 더 꺼내서 불을 붙히고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이번엔 좀더 날카로운 눈빛으로 최동수를 째려본 후 말을 꺼냈다.
“너가 한짓이지?”
“뭐가요?”
“이 모든짓… 너가 저지른 짓이지? 너가 계획했고.”
“하하하.”
최동수는 김태오의 말에 기가 죽기는커녕 오히려 여유만만했다. 그 모습을 본 김태오는 인내심이 조금씩 바닥나기 시작했다. 김태오는 왼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끝까지 피우지도 않은 채로 재떨이에 던졌다. 그 모습을 본 최동수는 김태오를 놀리는 것처럼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제가 재밋는 걸 얘기 해드릴까요?”
“음?”
“맞아요. 형사님의 판단처럼 제가 제 아버지를 죽였습니다. 그 쓸모없는 인간을 제가 죽였죠. 하하하, 자 이제 뭘 하실꺼죠? 절 경찰서로 데려가기라도 할겁니까?”
“당연하지.”
“크하하, 그런데 어쩌죠? 아쉽게도 사람들은 아저씨의 말을 믿지 않을꺼에요. 아저씨가 아무리 사람들에게 말해도 사람들은 아저씨를 미친사람으로 생각할꺼에요. 전 그냥 사람들 앞에서 아버지를 죽인적이 없다고 우기면 되죠.”
“!!!”
김태오는 순간 식은땀이 등뒤로 주르륵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게, 자신 앞에 있는게 정말 그냥 고등학생이 맞는 걸까? 완전히 연쇄살인범을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최동수는 그런 김태오의 모습을 즐기는 듯이 말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시겠어요? 아무리 아저씨가 제가 사람을 죽였다고 믿고 그말을 다른사람들한테 해봤자 결정적인 증거가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거죠. 자 알아들으셨으면 어서 증거나 찾아보세요. 킥킥 물론 불가능 하겠지만.”
“이…이새끼가…”
최동수의 살벌한 웃음에 김태오는 인내심이 바닥난 표정으로 최동수를 노려보고는 책상을 한번 쾅 주먹으로 내리쳤고 그 충격으로 인해 책상 위에 있던 커피가 담겨져있던 종이컵이 옆으로 쓰러졌고 커피가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김태오는 상관하지 않는 듯이 최동수를 계속 노려보며 말했다.
“너 이 새끼, 알고 보니 인간말종이구만. 내가 널 반드시 교도소에 처넣어주마. 이 새끼… 두고봐라.”
“하하하, 맘대로 하십시요. 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해드리지요. 그런데 이거 하나는 확실하게 알아두십시요.”
최동수는 김태오의 화난 모습에도 꿈쩍하지 않고 오히려 여유를 부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말했다.
“당신은 결국 창피만 당할겁니다. 경찰이 엉뚱하게 어린애를 살인범으로 지목했다고. 그럼 수고하십요. 김 태 오 반장님. 킥킥킥…”
최동수는 말을 끝낸 후 곧바로 어느 교실로 들어갔다. 그 교실 문에는 “영재반” 이라고 쓰여있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단 김태오는 신경질적으로 책상을 걷어차더니 혼자 중얼 거렸다.
“이런 젠장할… 두고봐라. 내가 내 명예를 걸고 네놈의 썩어빠진 정신상태를 고쳐주마.”
수사 Part 3 끝
삭제된 댓글 입니다.
???? 성인이라뇨?? 중딩이겠죠 ㅎㅎ;;
무서운 아들 ㅠㅠㅠㅠ 다음편 기대할게요 !
ㅋㅋ 넵! 감사합니다!
아버지를죽인걸보면또뭔가가있겠군요! 다음편도기대할게요^^
ㅋ 옙! 정말로 감사합니다!! 계속 수사를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