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의 추억(追憶)♡
초등학교 시절의 최고 보물은 검정 고무신이 아니었을까요?
가히 국민 신발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검정 고무신은 전 국민의 신발이었습니다.
타이어표, 말표, 기차표, 왕자표, 만월표 등 수많은 상품이 난무하기도 했고요.
검정 고무신 계의 신화 같은 존재였습니다.
검정 고무신은 발을 보호하는 역할도 했지만 우리에겐 만능 장난감이었습니다
고무신 뒤축을 앞축에 구겨 넣고 입으로 효과음까지 넣어가면서 '붕~붕~' 거리면 승용차였다가 모래성을 쌓을 땐 모래를 퍼 나르는 트럭이 되었고, 송사리를 잡으면 송사리 집이 되기도 했습니다.
웅덩이에 가면 올챙이를 담는 그릇이었고, 개울에 둥실둥실 띄우면 나룻배가 되었습니다.
꽃 속의 벌을 고무신으로 낚아 채 빙빙 돌려 벌을 잡기도 했으니 곤충 채집기 역할도 했네요.
기차놀이, 신발 던지기 등 모든 놀이의 시작과 끝은 검정 고무신 하나로 해결하였으니 우리 어릴 적 고무신은 최고의 장난감이었습니다
그 시절엔 삶이 다들 곤궁하니까 고무신을 사는 것도 만만치 않았죠.
그래서 고무신이 찢어지면 실로 꿰매서 신기도 하고, 이도 감당이 안 되면 때워서 신었습니다.
고무신 땜장이가 하나의 직업이었을 정도로 고무신의 땜질은 다반사였습니다.
고무신은 사람의 무게를 견디며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다 여러 번 찢기고 땜질을 당하는 험난한 삶을 살았습니다.
꿰매이고, 땜질을 당하다 닳고, 낡고, 마지막엔 엿장수에게 엿으로 바뀌어 우리에게 달콤함을 선사하면서 고무신의 일생은 장렬하게 마감을 합니다.
고무신의 삶은 우리에게 끝없는 희생이고 헌신이었습니다.
이런 질곡의 과정을 거친 후 어렵게 마련된 새신을 신으면 세상 날듯 기뻤지요.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신기도 아까워 양쪽 손에 들고 다니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https://youtu.be/Gn-F3LECZGo?si=TOHXkxuuM-VGg17P
~**♡**~
이상 펌글~
첫댓글 고무신으로 피레미 잡고놀든 시절이 그립습니다
여자라고 꽃고무신을 주로 신었든 기역이 납니다
고무신의 역사 적나라하게 풀었군요.
한 치도 어긋남없이 우린 그런 시절을 보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