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행세 전화사기 조심
"우체국의 담당 집배원 ○○○인데, 수취인이 없어 선물 택배가 반송됐습니다."
이런 전화를 받고, 개인정보나 계좌번호를 알려줬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설을 앞두고 우체국을 가장해 개인정보나 돈을 빼내는 보이스 피싱(전화 금융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부 김모(62)씨는 최근 "우체국인데, 신용카드가 반송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카드를 만든 적이 없다고 하자, 상대방은 "카드가 범죄에 이용된 것이니 우체국의 안전 계좌로 돈을 옮겨 놓아야 한다"고 했다. 김씨가 이를 믿고 1700여만원을 이체하자, 사기꾼들은 돈을 곧바로 인출했다.
회사원 서모(41)씨는 "우체국입니다. 댁에 수취인이 없어 택배가 반송됐습니다. 더 듣고 싶으면 1번, 상담원 연결은 9번을 누르세요"라는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과 연결하자, 신원 확인을 해야 한다며 이름과 주민번호, 집주소를 요구했다. 순식간에 개인정보를 빼간 것이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에는 최근 이 같은 피해 사례가 연일 접수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을 상대로 우체국이나 경찰, 검찰 직원을 빙자, "개인정보가 유출돼 우체국 예금이 위험하니 계좌를 옮기라"거나 "주민번호와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전화사기가 빈발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에 따라 고령의 고객들에게 피해예방 안내문을 발송하고, 노인들이 우체국 예금 중도해약 요청을 할 경우 사기 피해 여부를 체크하라고 각 우체국에 지시를 내렸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국은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우편물 도착·반송 안내를 하지 않는다"며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담당 집배원이 직접 안내하고 주민번호, 신용카드·계좌 번호 등 개인정보를 묻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