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문(샤먼)시에 위치한 오리엔트 골프&컨트리클럽(파72,6,489야드)에서 열린 2006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20만불) 셋째 날,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였던 ‘슈퍼루키’ 신지애(18,하이마트)가 생애 베스트스코어이자 코스레코드를 수립하며 7타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3라운드까지의 기록은 14언더파 202타.
첫홀부터 14미터짜리 긴 버디를 성공시키고 기분 좋게 3라운드를 시작한 신지애는 4번, 6번, 8번, 10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엮어내며 일찌감치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후 남은 홀에서 버디만 3개를 더하며 어제와 오늘 보기 없이 버디만 14개를 뽑아내 국내 톱골퍼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다.
신지애는 지난 2005년 오리엔트 레이디스 마스터즈에서 왕 첸(중국)이 세운 종전의 코스레코드(66타)를 2타 줄이며 새로운 코스레코드(64타)를 수립했다.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버디만 8개를 기록하자 텔레비전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중국 기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라운드를 끝내고 미디어 센터를 방문한 신지애에게 기자들은 약 40분간 질문 공세를 펼쳤다.
인터뷰에서 신지애는 “오늘 코스레코드를 기록해 무엇보다 기쁘다.”며 “계속해서 아이언샷이 살아나고 있어 오늘 그린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신지애는 “내일 욕심부리지 않고 3타 정도 줄이는 전략을 세운다면 우승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최종라운드를 전망했다.
한편 ‘장타소녀’ 함영애(19)는 2라운드에 이어 오늘도 2타를 줄이며 3라운드 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해 선두와는 7타차 단독 2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최나연(19,SK텔레콤)이 오늘만 5타를 줄이며 수직 상승해 6언더파 210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조영란(19,하이마트)과 신은정(26,하이마트)이 5언더파 211타로 공동 4위에 오르며 톱5 다섯 자리 모두 한국 선수들이 차지했다.
2라운드 공동 선두였던 김보경(20,이동수F&G)은 오늘만 3타를 잃으며 3언더파 213타로 이가나(19,르꼬끄골프), 서보미(25)와 함께 공동 6위권을 형성했다.
한편 4라운드 평균 75타 이내를 기록하고 이번 대회 톱10에 드는 중국 선수에게는 2007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3라운드까지 톱10에 진입한 중국 선수는 Zhang Na(25,중국) 단 한 명 뿐이다. 3라운드까지 1언더파 215타를 기록중인 ‘중국의 기대주’ Zhang Na는 “이 대회에 참가하기 전부터 한국에서 우수한 골퍼들이 온다고 해 우승을 하기는 조금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KLPGA투어에서 꼭 뛰어보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오리엔트 골프 인터내셔널 그룹이 주최하고 KLPGA와 CGA(중국골프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의 운영은 중국 베이징에 지사를 두고 있는 국내 스포츠 매니지먼트 전문 업체인 HSMG(대표 장종환)가 맡았다.
신지애의 상금 4억원 돌파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이번 2006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최종라운드는 SBS 골프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중국 선수 장나>
“대장금에 나오는 이영애를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어요.”
중국 여자골프계의 신데렐라 장나(25,중국)가 요즘 한국 드라마 대장금에 푹 빠져있다. 요즘 중국인들에게 한국 드라마는 생활의 일부로까지 표현될 정도로 대단하다. 지난 2005 오리엔트 마스터즈 상하이 오픈의 우승자 장나 역시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푹 빠져있다.
2006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3라운드까지 중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린 장나는 중국 언론이 주목하는 최고의 스타다. ‘중국의 미야자토 아이’라 불릴 만큼 그 인기 또한 대단해 갤러리들의 사인 공세도 대단하다.
장나는 골프 입문 6년째로 한국으로 치자면 늦깎이 골퍼에 해당한다. 북경 출신인 장나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만 하는 문화 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골프를 시작한 장나는 불과 골프 입문 5년만에 프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중국 골프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아시아 미디어 담당관 프랭크(41)는 “중국의 장나는 꾸준한 성적으로 중국 팬들을 사로잡았고 깔끔한 매너와 상냥함은 그녀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말하며 “아마 중국에서 장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열린 태영배 한국여자오픈에 참가해 공동 32위에 오른 바 있는 장나는 이번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만약 10위 안에 들고 4라운드 평균 75타 이내를 기록하면 이달 말에 전남 무안에서 열리는 2007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장나는 “만약 KLPGA 시드순위전에 참가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쁜 마음으로 한국에 가겠다.”면서 “한국에서 뛰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오리엔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 중 안선주(19,하이마트)와 많이 친해졌다며 “한국 선수들의 노력하는 자세와 꾸준한 정신력은 중국 선수들이 보고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가서 활동을 하게 된다면 평소 즐겨 먹던 김치전을 실컷 먹을 수 있겠다며 웃는 장나의 모습을 곧 한국 필드에서도 보게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