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써 본 이번 동마 후기입니다.
직접 달리진 않았지만, 시작서 끝까지 지켜본 입장으로서,
한 사람의 러너이자 마라톤 러버로
문제가 심각한 동마에 대해 몇 글자 적어봅니다.
“누구를 위한 동아마라톤대회인가?”
@seoul_marathon
1세기 가까운 역사, 한국 최초라는 의미,
손기정 선수부터 김완기, 황영조, 이봉주까지,
한국 마라톤 황금시대를 이끈 선수들을 배출한 위대한 헤리티지가 바로 동아 마라톤이다.
그러나 러너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 영광의 42.195km는,
지금 뭔가 크게 잘 못 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 마스터즈 홀대, 특히 외국인 마스터즈에 대한 심각한 차별
2024년 동아마라톤대회는 38,000명의 선수가 참여했고 99.6%가 국내외 ‘마스터즈’ 선수이다.
적지 않은 참가비와 (풀코스 10만원/8만원, 10km 7만원)
선착순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마감 되는
어려움과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마라톤에 대한 열정으로 열렬히 참여하는 순수 아마추어.
갈수록 세계 정상 수준과 멀어지는 한국 마라톤이 그나마 이 정도라도 지탱하는
근간이 마스터즈들이다.
‘비인기종목이라서, 대중의 무관심 때문에’라는 핑계는 대회 당일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지는 러너들의 함성을 실제로 들어본다면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
D 마라톤 참가비 7만원 (풀코스 기준)
동아 마라톤 참가비 10만원 / 8만원 (기념품 패키지에 따라 다름)
D 마라톤 마스터즈 우승상금 150만원
동아 마라톤 마스터즈 우승상금 현금 없음 (50만원 상당의 스폰서 회사 물품)
D 마라톤 해외 마스터즈 우승상금 70만원
동아마라톤 해외 마스터즈 우승상금 사실상 없음
(해외 마스터즈의 경우 외국 엘리트 선수를 이겨야 가능함)
※ 해외 엘리트 선수들은 기록에 따라 억 단위 상금을 받는다.
올해 기준으로 마스터즈 참가비를 계산해 보면 대략 30억원에 육박한다.
그 외 막대한 광고 수입과 지원은 어디서 창출되는가?
38,000명의 참여가 없다면 과연 이뤄질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엄청난 비용이 소모될 것이고,
주관사에서 공개하지 않는 한 그 손익계산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앞의 국내 다른 대회와 비교의 수치에서 보이듯이,
한국 최초 최고라는 동아마라톤은
코어를 이루는 마스터즈를 대단히 홀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마스터즈에 대한 차별은 심각하다.
(확연한 비교를 위해 상금을 거론했지만,
거의 모든 국내외 마스터즈들은
상금 때문에 대회에 나가지 않는다. 이것은 상식이다.)
2023년 동아마라톤대회의 마스터즈 우승자는 로버트 허드슨 선수였다.
그는 스코틀랜드 출신 외국인 마스터즈로,
수년 동안 한국에서 일하고 있고 가정을 꾸리고 있다.
그의 기록은 2시간 24분이었고,
국제 프로 엘리트 1위와는 19분,
국내 프로 엘리트 1위와는 14분 차이였다.
올해도 그는 2시간 24분대 기록으로
전체 마스터즈 3위를 했다.
하지만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고,
공식 홈페이지 기록란에도 그의 이름은 없다.
올해 달라진 규정에 따라
‘외국인’ 마스터즈는 시상에서 배제되었고,
이른바 ‘명예의 전당’에서도 빠졌다.
(동아마라톤 명예의 전당은 풀코스를 3시간 이내로 뛰는, 이른바 Sub3를 달성한 러너에게 수여된다.
명예의 전당 선수는 출발도 엘리트 선수들과
같고, 배번 이름표에 붙은 A,B,C,D,E,F 같은 꼬리표도 떼게 된다.)
그러니까, 국적이 외국이란 이유로
작년 챔피언을 배제하고,
당연히 받아야 하는 권리도 빼앗긴,
심각한 차별을 받은 것이다.
(로버트 허드슨 선수는 이름 앞에 ‘A’를 달고
명예의 전당 선수들보다 3분 늦게 출발했다)
코로나 시대 이후 다시 시작된 각종 대회를
석권하면서 로버트 허드슨 선수는 유명해졌다.
그는 육상 선수 출신도 아니고,
달리기와 전혀 관련 없는 직업을 갖고 있다.
한국을 사랑해서 한국에서 삶을 영유하고
달리기를 사랑해서 달릴 뿐이며,
항상 겸손하고 친절한 매너로
많은 러너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훌륭한 선수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최선을 다해 레이스를 마쳤고 1, 2위 선수들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대회가 끝나고 로버트 허드슨 선수에 대한
동아마라톤 대회측의 처사에 대해 많은 러너들이 의문과 분노를 갖고 있고, 나 역시 그들 중 하나이다.
작년보다 엄청나게 증가한 외국인 마스터즈들과 주로 옆에서 그들을 응원하는 ‘짜요! 간바레! 고고고!’ 같은
외침들에게 대단히 미안할 따름이다.
행사진행 배동성씨가 글로벌, 플래티넘이란 단어를 되풀이했다.
과연 지금 동아마라톤이 이 단어들과
어울리는 것인가?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러너이자 달리는 사진찍는 고성민
#동아마라톤#2024서울마라톤#마스터즈홀대
첫댓글 그리고 이번 동마에 참가하셨던 전마클 회원분들께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최선을 다해 모든 클럽분들을 담아보고자 노력했지만, 피니쉬에서마저 인파에 섞여 놓친 분들이 꽤 많습니다. 사진 보정 업로드는 오후 늦게나 내일 가능할 듯 합니다. 못 담아 드린분들 정말 죄송합니다. 여러가지로 사진찍기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너무나 주로와의 경계를 단속하고 밀어내는 경찰들 처사에 사진찍다가도 분통 터지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얼마나 동분서주 하셨을지 그장소에 그오랜시간 계셨던걸로도 충분히 감사해요 그많은 인파에서 카메라들고 얼매나 팔이 아팠겠어요 놓칠수도 있지욤~~다시한번 더 감사드려요
@신윤경(재무부장) 1호차 인솔하랴, 레이스 펼치랴, 식당이며 동분서주 애 많이썼네. 미안혀. 사진이 없어서,,ㅠㅠ 연습사진은 있음ㅎㅎㅎ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 주자 분까지 챙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회의 질에 대하여 말하면 열나지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뒤에서 달리면서 많은 것을 느껴습니다.
컵이 없어 베트병으로 마시는 구간 있었 습니다.
물품 찾는데 줄이 화장실 줄보다 몇배!
고작가님,
봉사에 감사드립니다.
회장님 애 많이 쓰셨습니다.
고생이 많네요. 저도 동아라라톤과 서울마라톤 홈피를 방문했지만 글을 남길 수 있는 게시판이 없더군요. 이런 내용을 알고서는 누구나 화가나기도 하고 부끄러워지기도 하는 것이 맞겠지요. 대회가 서울마라톤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맞습니다. 인기가 많으니 당연시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것이지요. 패씽은 이럴때 필요한겁니다 형님. 대회는 많으니까요. 대구대회가 좋은거 같더라고요 ^^
수고했다....
다리 엄청 부었겠네
6~7시간을 서있었을테니.
10시간 ㅋㅋㅋ
고생 많으셨습니다~ 👏👏
저도 서브3 할 동기가 사라졌네요 ㅎㅎㅎ
아우 서브3는, 외국인 마스터즈는 2시간 5분 뛰어야 상금권임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