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nd_lacremaillere
어제 연극을 보러 대학로에 갔다가 연극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혜화역에서 전철을 타고 돌아오면 되는데 전철이 타기가 싫었다.
마침 273번 버스가 홍대까지 가길래 홍대에서 갈아타면 될 것 같아서
무작정 버스에 올라 탔다.
그런데 버스가 홍대가 아닌 한성대, 카이스트, 고려대, 경희대, 외국어대를
지나가고 있지 않은가?
아뿔사! 홍대를 가려면 길을 건너서 타야 하는데 무작정 타버린 것이 문제였다.
순간 어디서 내려야 되나 하고 불안하기도 하면서 이런 기회가 아니면
이런 노선의 버스를 언제 또 타보나 하는 생각에 멀리까지 가게 되었다.
대학가의 풍경은 늘 신선하다.
거리에는 이쁜 가게도 많고, 담 넘어로 보이는 넓은 캠퍼스의 낭만스러움.....
밤 늦은 시간만 아니었으면 아무데고 내려서 낯선 거리를 걸어 보았을 테지만
이미 9시가 넘은 시간이었기에 외대 앞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 다시 273번 버스를
타고 광화문까지 와서 거기서 606번을 타고 집에 돌아오니 1시간이면 올 것을
3시간이 걸려 집에 돌아 왔다.
새로운 곳을 가 보았다는 기쁨이 있었지만 지치고 힘이 들었다.
낯선 곳을 헤매일 때의 기분은 불안하고 흥미롭다.
다시는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공포스러움,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얼마나 안전한 곳이었나 하는 감사한 마음,
그러나 고인 웅덩이 같은 지루한 일상을 털고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싶은 강렬한 호기심이
뒤엉켜 이리 저리 헤매이게 한다.
지금 내가 이전의 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만 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내가 있던 곳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나는 새로운 장소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인가?
아직은 젊은 모양이다.
새로운 호기심에 가슴 설레이는 것을 보면~~~~~~
길잃은 사슴/김세환
첫댓글 ㅎㅎㅎㅎ길잃은 비아님의 당황스러움에도 미소가 띄이는 것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방황을 즐길 수 있는 젊음을 인정하기 때문이지요.연극 잼있었어요? 그림과 글과 음악이 참~이뻐요^^
처음으로 카이스트와 고대 앞을 지나며 낯선 곳을 헤매이는 불안과 호기심으로 묘한 기분이었지요.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여 저런 대학에 들어가 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ㅋㅋ 연극은 그저 그랬어요~~
그렇네요. 되돌아오지 않고...계속 간다면...
지구는 둥그니까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죠? ㅋ
예쁜 집 예쁜 상가.. 보기에 참 좋지요, 그래서 우리는 환경을 바꾸어서 새로운 곳에서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여행도 하나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그것이 살아있다는 느낌일것입니다. 조금 불안하긴해도...
네~~ 일상에 충실하되 가끔은 일상을 떠나봐야 일상의 소중함을 더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첨 가본 길을 그것도 늦은 시각에 헤매였다니 놀라움에 맘고생좀 하셨겠어요. 바로 내가 살던 동네였었는데요. 카이스트길을 매일 산책하며 홍릉길도 경희대 교정도 매일 걸으며 건강해졌던 그 길들이 내겐 아련한 그리움으로 복받쳐오르는군요.
7년여를 살아오면서 나의 50대를 스쳐지나던 그 길들.. 나는 늘 걸었기에 버스 로선은 쳐다도안보고 길만 따라 걸어서.. 대학가 앞이기에 아름다운 상점들과 호젓한 홍릉길.. 외대에서 내렸으면 그냥 전철을 타셨으면 더 빨리 갔을텐데.. 새로운 추억을 쌓았던 날들이었다고 먼훗날 회상하세요. 비아님..
네에~` 아씨님이 예전에 살던 동네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나네요. 저는 그 쪽으로 별로 갈일이 없었어요.아주 낯설었지만 그래서 더욱 호기심이 생기던 동네였어요~~
네. 비아님.. 웃으개소리로 바로 나의 나와바리였었어요. 은행철엔 길따라 산책하며 땅에 떨어진 은행도 줍고 홍릉쪽으로 가다보면 정보화도서관이라고 생겨서 자주 도서실에 들러 멋진 영화도 관람했구요(아웃 어브 아프리카) 무수한 책들도 읽고 컴퓨러로 시간도 보내고 주변을 걸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며 걸었지요. 제겐 그 누구보다도 정다운 곳이랍니다.
아씨님이 젊은 시절을 보낸 곳이군요...곳곳에 아름다운 추억이 많이 남아있겠네요~~
그림도 예쁘고( 들어가 보고 싶어요.) 노래도 그윽하고.......... 비아님은 50이 넘어도 여전히 젊을거라는 생각... ㅎㅎ
행복님은 더 청춘이시지요? 늘 노력하시는 행복님~~
울컥~
나두 울 학교 가보고싶따아~~~~~~~
정말~~나도~~ 어쩌다 고향에 가서 학교 앞을 지나다보면 정말 울컥 하더라~~
오렛만에 들어봅니다..........아주 오레전에 라듸오연속극 주제가 였던것 같습니다.......
그리고보니 연속극 주제가인것 같은데.. 전혀 생각이 안나네요 어떤 드라마였는지.. 답답.. 망각이 심해져서 마음도 좀 우울해지네요..
아, 그런가요? 금지곡이었다가 풀린 곡이라네요. 무엇때문에 금지곡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대에는 가사가 우울해보여도 금지되고~~ 좀 자유가 없던 시절이지요
햐~ 참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좋은 글이네 외대앞이라면 딸래미집 감서 지나다닌길.. 지난 19일 저녘. 23일 ~24일 아침에도 그길 지나 왔는디..
전 그 쪽을 처름 가봐서 버스를 잘 못 탄 줄 알면서도 한시간을 갔다가 되돌아왔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