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주사파(主思派) 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한총련(韓總聯)이나 범민련(凡民聯) 등 친북단체들이 그러는 것은 북한의 현실을 정말로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알고도 그러는 것인지 묻는 질문이다.
과거에는 몰라서 그러는 사람이 많았지만 요즘은 알고도 그러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답해 준다. 자신을 변명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과거에는 몰라서 그러는 경우가 많았다. 북한에 대한 정보가 한정되어 있었고 북한서적을 소지하거나 탐독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되던 시절이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법이라고, 정부에서 자꾸 가로막으니 저 너머에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됐다. 착각은 환상, 환상은 추종, 추종은 맹목으로 바뀌어갔다.
그러나 요새는 알고도 그러는 사람이 많다. 북한이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도 알고, 그럼에도 북한이 심각한 우상화 정책을 펼치는 것도 알고,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있는 것도 안다. 심지어는 북한이 위조화폐나 마약 밀매 등 국제범죄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일부 인정하는 친북운동권도 있다.
알고도 왜 그러는 것이냐?
첫째는, 반미(反美)라는 색안경이 그들의 모든 시야를 가려버렸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반미주의자인 그들은 어찌 보면 대단한 숭미(崇美)주의자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미국의 힘에 대한 숭상은 지나쳐, 세계 모든 일은 미국의 음흉한 계획에 따라 움직이며 북한이 못 먹고 못 사는 것, 심지어는 인권탄압을 하는 것도 다 미국 탓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알기는 알지만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식량난은 알지만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것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1980년 광주에서 2백 명이 죽은 것을 10여 년 동안 2천 명 학살이라고 선전하고 다녔던 그들은 북한의 아사(餓死)에 대해서는 수백만 명은 과장됐고 사실은 십만여 명 정도가 죽은 것이라는 둥 엉뚱한 숫자흥정을 늘어놓는다.
일부 과격주의자, 맹동주의자들에 의해 일부 인권탄압이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 일부를 강조하는 그들은 수십만 명이 갇혀있는 정치범수용소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유지되어 온 것이 정말 일부의 소행으로 가능한 일이라 생각하는지 그 머리 속에 들어가 보고 싶다.
북한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면 물증을 대보라고 윽박지르던 그들은 이제 그 물증인 공개처형 비디오가 나왔는데도 조작된 영상을 운운한다. 이쯤 되면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다. 제 눈 앞에서 부모형제가 총에 맞아 죽는 것을 보고 나서야 현실을 깨달을 사람들이다.
더구나 북한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증인인 탈북자들이 2005년 7월 현재 남한에 6천 7백여 명이나 있는 데도 여전히 조작되고 과장된 증언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유민주사회에서 6천 7백 명의 입(口)을 일관되게 조작하고 한결 같은 과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야말로 헐리우드 영화를 너무 많이 본 사람들이다.
필자가 판단컨대 그들은 김정일 체제가 무너진 후 북한 땅에 들어가보고 나서야 어느 정도 현실을 믿게 될 것이다. 지금은 들어갈 수 없는 방송카메라가 함경남도 요덕, 함경북도 청진 등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화면에 담아 전 세계에 전할 것이며, 2천 3백만 북한 주민들이 기아와 학살, 고문, 추방, 통제, 공개총살 등에 대해 한 목소리로 이야기할 것이다.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쥐구멍에 숨거나 반성문 쓰고 자결하는 시늉이라도 하겠지만, 그때에도 미국이 만들어 놓은 세트장이라고 주장할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른다. 이 정도면 가히 반미 정신병자라고 부를 만하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환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포기했다. 환자들은 그냥 병원으로 보내면 된다. 지금 우리에게 놓인 과제는 괜히 환자들을 상대해주다가 같이 환자스럽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은 똑바로 있으나 북한문제에 관심이 없는 일반 국민들에게 북한의 진실을 알리는 것이다. 햇볕정책이 만들어놓은 그을음을 걷어내는 것이다.
손자는 그의 병법서 군형(軍形)편에 전쟁을 잘하는 장수(善戰者)는 먼저 적이 나를 이길 수 없도록 만들어 놓고(先爲不可勝) 적을 이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以待敵之可勝)고 말하고 있다.
적을 자꾸 때려 세력을 소진시키는 것도 전술이지만 압도적 대중의 힘으로 적을 포위 섬멸하는 것이 보다 수준 높은 전술이다. 다방면으로 아군(我軍)의 대열을 넓히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다.(Konas)
첫댓글 미국이 등돌려가는 데 더이상 빌미를 만들면 안되잔아요.......맥아더장군 동상철거란 잇을수 엄는일이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