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고고도 기구’ 문제에 대해, 중국 외교부가
주중 한국 대사에게 “한국이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와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14일 베이징 중국 외교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누리집 갈무리© 제공: 한겨레 15일 중국 외교부는 누리집에 올린 짤막한 보도 자료를 통해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전날 정재호 주중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중국의 민간용 무인 비행선을 격추한 데 대해 중국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며 “쑨 부부장이 한국 쪽이 시비곡직을 분명히 가려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며 공정한 판단을 내리길 희망했다”고 밝혔다. 이날 만남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쑨 부부장과 정 대사의 상견례 차원에서 이뤄졌다. 양쪽은 이날 여러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나눴는데, 중국 쪽은 기구 문제를 강조한 보도 자료를 냈다. 중국이 이 문제와 관련한 한국의 태도에 강한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 참석해, 기구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말에 “우린 다른 나라의 영토 주권에 대한 어떠한 침해도 용납될 수 없고 이에 대해 국제법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음을 이미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아직 분명히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기구 사태에 대해 미국의 편을 든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런 내용을 전하며 “미국의 편집증적인 위협에 동맹국들이 동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중 한국대사관도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정 대사와 쑨 부부장이 G20 계기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 후속조치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정 대사는 중국 쪽이 이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직면한 한국의 정당한 안보 우려에 대해서도 고려할 때가 되었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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