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말한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 보다는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이지.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 혼자 하는 여행, 남자친구 여자친구와 함께하는 커플 여행, 동료와 함께하는 여행 등등... 많고 많은 여행 타입들 중에서도 가장 예측할 수 없는건 바로 '가족여행' 아닐까 싶다. 사소한 문제로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고, 개개인의 취향과 성격을 더 잘 알기 때문에 억지로 맞추려다 문제가 발생하는 일도 종종 있을 터. 그래서 가족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도 참 중요한 것 같다.
- 겨울왕국 홋카이도는 겨울 뿐 아니라 여름에도 멋진 곳. -
만약 누군가가 해외로 떠나는 가족여행지를 고민중이라면, 일본 북해도 여행을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일단 일본여행은 어른들을 모시고 가도 한국과 비슷한 풍경에 트러블이 덜 하게 되고, 다양하면서도 또 익숙한 음식 맛 덕에 누군가 밥 못 먹어서 걱정일 일도 적다. 적당히 자연과 도심이 어우러져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여행이 될 수도 있고, 삿포로 등 도심의 쇼핑 여행은 물론 노보리베츠 등 근교 온천 마을을 코스에 더한다면 부모님들에게는 최고의 만족도를 얻을 수 있을테니 여러모로 북해도 여행은 가족여행지로 딱 추천할만 하다는 말.
흔히 북해도 (홋카이도) 여행은 겨울에 떠나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겠지만, 여름에도 겨울 부럽지 않은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 또 이 북해도이다. 총 일정은 3박4일 정도로. 짧고 간단하게나마 북해도 여행코스를 소개한다!
- 삿포로 공항에서 삿포로역까지 바로 오는 열차를 이용하자 -
해외가족여행 추천, 북해도여행코스 DAY 1
삿포로 치토세 공항 - 삿포로역 -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 오도리공원 - 스스키노
초 성수기를 피한다면야 인천-삿포로 노선은 저가항공 LCC 도 취항하니 비행기 티켓 구하는 일은 별로 문제도 아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긴 공항 아케이드를 걷고, 구경하고 하다보면 어느새 삿포로역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게 된다. 공항에서 삿포로역까지는 1인 1,070엔, 소요시간은 약 40분 정도.
- 위치상으로 참 편했던 마이스테이스 삿포로 스테이션 호텔 -
부모님, 어른과 함께하는 가족여행 일수록 1일차는 삿포로역에서 가까운 호텔을 잡으면 좋다. 내가 머물렀던 호텔은 삿포로 숙소는 '마이스테이스 삿포로 스테이션 (Hotel Mystays Sapporo Station)' 이었는데 삿포로역 북쪽출구에서 도보 3분 정도만 걸으면 되서 매우 편리하고 좋았음. 가격도 참 착해서 4인 가족 기준으로 머물러도 20만원 안나올 것 같다.
- 삿포로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스스키노 거리의 모습 -
첫날은 삿포로 공항에 도착해 시내 호텔에 짐을 풀고 하는 것 만으로도 꽤 어둑어둑 해질 수 있다. 그래서 첫 날 둘러본 곳은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와 오도리공원, 삿포로 TV 타워, 스스키노 거리 등이었는데 이정도만 해도 충분했다는 생각. 가족여행일 수록 무리해서 스케줄을 짜지 않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 삿포로 맛집으로 단연 손꼽히는 스아게 + 의 스프카레 -
삿포로의 가장 번화한 거리라 할 수 있는 스스키노에서는 삿포로여행 왔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스프카레를 파는 <스아게>에 갈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카레의 맛과는 또 전혀 다른 식으로,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해 끓여낸 묽은 국물에 해산물, 야채, 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먹는 음식. 어른들, 아이들 가족 모두가 좋아할만한 식사메뉴이니 꼭 스아게가 아니더라도 스프카레는 추천!
- 겨울과 여름 모두 재미있을 것 같은 홋카이도 필수코스 -
해외가족여행 추천, 북해도여행코스 DAY 2
비에이 일일투어 코스 - 다시 삿포로 시내
둘째날은 정말 바쁜 날이었다. 북해도를 찾았던 시기는 3월 말, 아직 여기저기 눈은 남아있지만 완전한 '겨울 왕국'을 보기에는 좀 지난 시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으로만 가기에는 여러모로 피곤할 비에이를 만나기 위해 여행사의 일일투어를 신청한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해도여행 하루정도 코스로 비에이 일일투어는 추천할만 했다. 홋카이도에 왔으면 비에이 후라노 등은 꼭 보고가고 싶었는데, 이게 또 북해도가 은근히 넓고 또 넓어서 대중교통으로는 시간 소요도 많이 되고 이동하며 혹시나 열차,버스 놓칠까봐 신경도 많이 쓰인다는 사실.
-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왔던 흰 수염 폭포도 투어 코스에 포함! -
일일투어 코스는 1인당 10만원이 조금 안되는 금액이었는데, 점심식사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비에이 역에서 알아서 먹어야 한다. (점심 먹을만한 맛집도 이곳저곳 소개해주심) 삿포로역에서 아침 8시정도에 모여 투어버스를 타고 패치워크 루트, 마일드세븐언덕, 오야코나무, 세븐스타나무, 켄과메리의 나무, 흰수염폭포 등등을 모두 보고 삿포로 시내로 돌아오면 역시 저녁 7시반-8시 사이가 된다.
삿포로시내에서 비에이까지 거리가 약간 있다보니 오며가며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지만 북해도의 자연 풍경은 여기저기 아름다워서 그닥 지루하지 않다. 단 어린이,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경우에는 가벼운 쿠션이나 간식거리를 챙겨가는 걸 추천.
-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야식 소바. 대욕장 이용 역시 무료 -
둘째 날 머물렀던 호텔은 또 다른 곳이었는데 온천처럼 이용할 수 있는 대욕장이 있어 일일투어의 피로를 싹 날려버릴 수 있었고, 무료 소바도 야식으로 제공하는 곳이라 더더 만족스러웠다. 호텔 이름은 '도미 인 삿포로 아넥스 핫 스프링 (Dormy Inn Sapporo Annex Hot Spring)' 위치도 꿀이었다.
- 노보리베츠 온천 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도깨비 -
해외가족여행 추천, 북해도여행코스 DAY 3
삿포로 시내 - 온천마을 노보리베츠
북해도 여행의 3일째 코스도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 어제만큼은 아니지만 오늘은 삿포로 시내에서 노보리베츠로 이동하기로 한 날이기 때문!
- 노보리베츠에서 머물렀던 료칸 호텔의 다다미 객실 -
노보리베츠는 홋카이도의 남서부에 위치한 곳인데 특히나 이 곳이 삿포로 근교 여행지로 사랑받는 이유는 물 좋고 자연 좋은 '노보리베츠 온천' 덕이다. 노보리 베츠에서 머문 숙소는 료칸 호텔이었는데 꽤나 유명하고 후기도 좋은 '타키모토 칸' 이었다. 나름 홋카이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노보리베츠의 료칸 호텔을 열심히 비교하고 찾아본 다음에 선택했더니, 결과가 꽤 만족스러웠다.
그동안 꿈꿔 왔던 일본 료칸 여행처럼 완전히 숲 속에 파묻혀서 사람도 별로 없고 개인 노천 탕을 쓸 수 있는 그런 곳... 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정도 가격에 아침, 저녁 식사도 포함되어 있고 일본 전통식 다다미 룸을 쓸 수 있는 료칸 호텔이라니 여러모로 만족스럽다.
- 출처 : 다이이치 타키모토 칸 홈페이지 (온천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으니까...) -
노보리베츠 타키모토칸에서는 투숙 예정인 고객들을 위해 송영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삿포로역에서 타키모토칸까지 바로 운행하는 직행 버스라서 인기가 꽤 좋다. 여행코스가 정해졌다면 미리 서둘러서 예약해 두는 것이 마음 편하다. 셔틀 서비스 예약은 yoyaku@takimotokan.co.jp 로 메일을 보내서 타키모토 칸 숙박 예약 내역이나 일정을 양식에 맞춰 보내주면 끝. 금액은 편도 500원이고 삿포로-노보리베츠 이동 시간은 편도 2시간 정도다.
- 노보리베츠 료칸의 저녁 뷔페 스타일. 홋카이도 음식이 꽤 나온다 -
노보리베츠에서 하루 머무는 동안 료칸 호텔의 큼직한 시설에 약간 수련회 온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었고 ㅎㅎㅎ 홋카이도 여행 중 개별적으로 사먹어 보지 못했던 다양한 북해도 음식도 뷔페로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부모님과 함께, 어린 아이들과 함께하는 투숙객이 참 많았다.
노보리베츠 타키모토칸의 온천은 실내욕장의 규모가 꽤 크고, 야외 노천탕도 4가지 정도 코스로 이용 가능했다. 실내 수영장 이용도 가능하니 아이들과 함께라면 수영복을 챙겨 가는 것도 추천!
- 홋카이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삿포로 클래식 맥주 -
해외가족여행 추천, 북해도여행코스 DAY 4
노보리베츠 마을 - 삿포로역 - 삿포로 공항으로
북해도 여행의 마지막 날도 나름 빡빡한(!) 스케줄이었다. 피곤할 것은 없었지만 노보리베츠 료칸 체크아웃을 하고, 송영버스를 타고 삿포로역까지 와야 햇으니 말이다. 점심 조금 지나서 출발하는 비행 스케줄이었던지라, 삿포로역에 도착해서 주전부리랑 북해도 여행의 추억을 담을 쇼핑도 약간 하고 나니 어느새 떠나야 할 시간.
정말 알차고 재미있었던 3박4일 북해도여행이었다. 가족여행코스로는 물론,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나 모녀여행 등으로도 홋카이도는 여러모로 강추다. 여름에는 팜도미타 등 비에이가 색색깔의 꽃들로 더 아름다워 질 시기이니 여름에 떠나는 해외여행지로도 고려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