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을 든 사람들
탄핵 정국의 혼란과 환희 속에 성탄절이 다가왔습니다. 성탄의 기쁨과 소망이 여러분에게 가득 채워지시기를 손 모아 기도합니다.
이번 성탄절에 가장 유행하고 있는 노래 한 곡 먼저 소개할까 합니다. 국회 앞 탄핵 집회에서 ‘백자’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입니다. “탄핵이 답이다. 탄핵이 답이다. 탄핵이 답이다. 이러다가 나라 망한다. 우리가 살 길 탄핵이 답이다.” ‘펠리스 나비다’(스페인어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뜻)라는 곡에 가사를 붙여서 부른 노래인데 많은 사람들이 금년 성탄절에 최고의 캐롤이라고 하니 한번 찾아서 들어보시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번 탄핵 시위를 보도한 영국의 BBC는 “대형 스크린, 카메라가 있는 한국의 시위 집회는 야외 음악 축제 같았다”라고 보도했는데 딱 맞는 말 같습니다.
음악 말고 한 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시위대의 깃발 아닌가 합니다. 얼마나 재미있고 기발한 내용들이 많은지 시위 축제의 꽃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을 써볼 테니 그냥 크게 웃으면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 전국 깃발 준비를 못한 사람 동호회/ *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제발 그냥 누워있게 해줘라 우리가 집에서 나와서 일어나야겠냐)/ * 전국 뒤로 미루기 연합(그러나 더 미룰 수 없다)/ * 화분 안죽이기 실천 시민연합/ * 전국 고양이 집사 노동조합/ * 전국 냥아치 혈맹/ * 전국 수족냉증 연합/ * 전국 발목깁스 환자연합/ * 전국 얼죽아 연합회(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 장수 풍뎅이 연구회/ * 전국 까만 고양이 연합회/ * 전국 눈사람 안아주기 연합회/ * 전국 거북목 협회
저는 이 편지 쓰면서 12월에 웃을 것을 한꺼번에 다 웃은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일까요? 이런 깃발 들고 탄핵시위에 온 사람들요. 우리나라 사람들 참 재미있습니다. 안그런가요? 정신없이 웃다 보니 생각나는 시 한 구절이 있어 적으면서 금년 마지막 편지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우리는 아직도 우리의 깃발을 내린 것이 아니다/ 그 붉은 선혈(鮮血)로 나부끼는 우리들의 깃발을 내릴 수가 없다” (시인 박두진이 4.19 때 쓴 시입니다. 탄핵이 완전히 마칠 때까지 아직 깃발을 내릴 때가 아닌 것 같아서 적습니다.)
첫댓글 정말 재밌는 깃발이 많아요 ㅎㅎ 다양한 소수 정당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여러 직업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