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산임수(背山臨水)-. 우리는 선조들께 머리를 조아려 감사해야 한다. 명산과 대천을 끼지 않은 고을이 없으니 선조들께선 이미 후손들의 웰빙에 대비해 입지선정을 기막히게 해놓으신 것이다. 그 선견지명에 놀랄 따름이다.
불과 1시간 이내 거리에 명산을 두고 있는데 찾지 않는 것은 순전히 우리의 게으름 탓이다.
게으른 자들을 위해 반나절짜리 대도시 근교 산들을 모아 보았다.
수도권: 북한산·청계산·인왕산 부산권: 금정산 파류봉·봉화산·철마산 광주권: 불갑산·용진산 대구권: 앞산 대전권: 식장산·보문산·금수봉 전주권: 오봉산·구성산
수도권 -북한산 혼잡 피할 수 있는 호젓한 나들이 코스
명산이라는 등식을 부정할 등산인은 아마 대한민국에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북한산(836.5m)은 분명 명산이다. 수도 서울의 북쪽에 장벽처럼 우뚝 솟구친 채 기기묘묘하면서도 웅장한 암봉과 긴 능선, 깊은 계곡, 울창한 수림 외에도 북한산성과 사찰 같은 유적지와 명찰까지 들어서 있는 등 명산이 갖춰야할 덕목의 대부분을 갖춘 산이다.
더욱이 청계산, 관악산, 불암산, 수락산 등 시 경계를 이루는 산들과 더불어 수도 서울의 허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는 아끼지 않을 수 없고, 지하철과 노선버스를 이용해 산행 들머리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산이다.
그래서 한해 500만이라는,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등산인과 탐승객이 많이 찾고 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 북한산에도 호젓한 산길이 있다. 다리품을 조금 더 팔거나 혹은 교통 불편을 감수한다면 휴일 하루에만도 3, 4만 명이 찾는다는 북한산에서 머리를 식히면서 산행을 즐길 만한 코스가 여러 가닥 있다.
□육모정고개~영봉~백운대…제2매표소근경과 원경 함께 조망 가능한 능선길
우이동~육모정고개~영봉~우이산장 위 갈림목~능선길~백운대 제2매표소~우이동으로 이어지는 원점회귀 코스는 가볍게 산행하면서 북한산의 웅장한 암봉이 빚어내는 원경과 근경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특히 94년 제2기 자연휴식년제 이후 12년 동안 폐쇄됐다가 올 들어 새롭게 개방되어 신선함마저 느껴지는 코스다.
또한 우이동 기점 산행객 대부분이 백운대나 인수봉을 목표로 삼고 산행하기에 주 코스인 도선사 주차장~백운대 매표소~하루재~백운산장~위문 코스는 늘 붐비기 마련인데, 육모정고개 즉 우이능선길(2.8km)과 백운대 제2매표소~우이산장 위 갈림목(1.5km) 능선은 아직까지도 북한산 마니아급 등산인들이나 찾기에 비교적 호젓한 산행을 맛볼 수 있다. 이 두 코스를 이으면 오후 반나절에도 가볍고도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육모정고개로 접근하려면 우이동 그린파크에서 우이령길을 따라야 한다. 두 가닥의 우이령 길 중 왼쪽 길을 따라 1km쯤 오르면 국사당 입구를 지나 산중 카페인 오크밸리 앞에 닿는다(약 15분 소요). 여기서 왼쪽 산길로 들어서면 육모정고개 매표소가 나오고, 200m쯤 더 오르면 ‘용덕사 입구 100m↑, 법안사 입구 60m→, 육모정고개 1.1km←’라는 안내판이 나타난다.
여기서 10m쯤 직진한 다음 왼쪽 산길로 들어섰다가 우회전해 밧줄과 철책을 오른쪽에 끼고 오른다. 철책을 끼고 이어지던 산길은 서서히 왼쪽으로 틀어지다 오른쪽 계곡길로 접어든다. 이후 커다란 바위 앞에 올라서면 산길은 두 가닥으로 갈라지지만, 곧 바위 위에서 합쳐져 육모정고개로 이어진다.
서울산악회 지현(趾玄) 이창렬(李昌烈) 박사 추모탑이 선 고갯마루에서 왼쪽 능선을 따르면 군용벙커를 지나 슬랩 바위 아래로 올라선다. 여기서는 동아줄이 매달려 있는 오른쪽보다는 왼쪽 크랙을 따라 오르는 게 쉽다.
이 바위를 지나면 헬기장에 올라서고, 이어 5m 높이 턱을 이룬 바위지대를 내려선 다음 99년 산불로 타 죽은 소나무가 을씨년스럽게 서 있는 능선길을 따라 5분쯤 더 오르면 영봉 정상 직전 갈림목이다. 슬랩바위에서 갈림목까지 오르는 사이 앞으로는 인수봉에서 만경대를 거쳐 대남문으로 이어지는 북한산 주능선이 가까이 바라보이고, 등 뒤로는 오봉과 우이암은 물론 만장봉까지 이어지는 도봉산의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산세와 그 오른쪽으로 수락산~불암산도 바라보이는 등 조망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영봉(604m) 정상은 갈림목에서 오른쪽으로 20m 거리. 널찍한 공터 위에 툭 튀어나온 바위에는 영봉 지명유래가 적힌 정상석이 박혀 있다. 영봉 정상은 북한산에서도 최고 전망대로 꼽힌다. 인수봉이 뿌리에서 꼭대기까지 알몸을 몽땅 드러내고, 그 왼쪽 뒤로 백운대가 겹쳐 보이는가 하면, 만경대가 우뚝 솟구쳐 북한산이 지닌 골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하고, 인수봉 오른쪽으로 깊고 넓게 파인 효자리계곡은 삼라만상을 빨아들일 듯 블랙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봉에서 하루재로 가려면 갈림목에서 왼쪽 바위골로 내려서야 하다. 초반부는 가파른 바윗길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바위구간을 내려선 다음 산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놓은 추모비들의 비문을 둘러보며 걷다보면 곧 하루재 갈림목(육모정 매표소 2.8km, 영봉 0.2km)에 내려선다.
하루재에서 백운대 제2매표소로 내려서려면 고개를 넘어 우이산장을 향해 내려서야 한다. 10분쯤 내려서면 숲 사이로 우이산장이 보이면서 갈림목 안내판(백운대 1.8km, 하루재 0.4km, 백운대 매표소 0.3km, 백운대 제2매표소 1.5km)이 나타난다.
여기서 곧장 가면 우이산장과 백운대 매표소를 거쳐 도선사 주차장으로 내려서고, 왼쪽 숲길로 들어서면 능선길을 따라 백운대 제2매표소로 내려선다. 도선사 주차장~백운대 제2매표소는 약 1.5km의 도로 구간으로, 차량과 등산인들, 도선사 신도 등으로 늘 붐빈다. 택시나 신도용 셔틀버스를 이용해 우이동 버스종점까지 내려설 수 있다.
#교통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하차, 3번 출구로 빠져나와 중앙버스차선에서 우이동 방향 109, 120, 130, 144, 170, 171번 시내버스를 환승하면 우이동 종점까지 갈 수 있다. 문의 국립공원 북한산 우이분소 전화 02-997-8365.
□응봉능선~진관사계곡… 장쾌한 능선과 호젓한 계곡산행
진관사 기점 코스는 삼천사계곡 코스와 더불어 접근 교통편이 불편하다는 점 때문에 북한산 내 다른 코스에 비해 덜 붐비는 코스들이다. 하지만, 주능선에 올라설 때까지 울창한 숲을 이룬 계곡을 따라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맛을 본 등산인들은 또 찾게 되는 코스다.
진관사 기점 코스는 크게 세 가닥으로 나뉜다. 현판에 ‘삼각산 진관사’라 적힌 일주문 직전 왼쪽 길로 접어들면 능선마루에 갈림목 팻말(삼천리골 0.2km, 사모바위 2.9km, 진관사 0.1km)이 보인다. 여기서 오른쪽 능선길이 응봉능선으로, 왼쪽으로 의상봉 능선을 올려다보면서 사모바위로 향하는 분위기가 일품이다.
응봉능선 능선 갈림목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100m쯤 오르면 슬랩바위 지대. 의상봉 능선에 걸쳐 있는 듯한 바위절벽이 반짝이는 풍광이 일품이다. 이후 첫 번째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면 이번에는 울창한 진관사계곡과 향로봉에서 비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이어 능선 위로 올라서면 의상봉 능선과 향로봉 능선을 양쪽으로 바라보면서 걷는다. 의상봉~문수봉~사모바위 능선에서 뻗은 지능선이 부챗살처럼 느껴지는 삼천사계곡 또한 인상적이고, 등 뒤로는 일산쪽 평원과 한강이 비단뱀 기어가는 듯 바라보여 가슴을 찡하게 하기도 한다.
이후 안부로 살짝 내려앉았다 다시 가파른 능선길을 올라서면 이제 하늘길 같은 바위능선이 사모바위까지 이어진다(매표소에서 약 1시간20분 소요). 사모바위 갈림목(문수봉 1.8km, 비봉 0.4km)에서 대남문 방향(왼쪽)으로 가다 첫 번째 갈림목에서 초입부가 계단을 이룬 왼쪽 길로 들어서면 삼천사로 내려서고, 오른쪽으로 향하다 비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 다음 첫 번째 갈림목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다시 진관사로 내려선다(약 1시간 소요).
진관사계곡길 진관사 일주문에서 곧장 뻗은 계곡길이 진관사계곡길이다. 일주문을 지나자마자 오른쪽 계곡길은 향로봉 서쪽 안부로 올라선다. 계곡길은 완만하게 이어지지만 능선에 올라선 이후 향로봉에 이르기까지 약 30분 동안 된비알 능선을 따라야 하기에 상대적으로 찾는 이가 적은 편이다.
진관사계곡길은 곧장 뻗은 계곡길을 따라야 한다. 진관사를 빠져나가 숲길을 따라 3분쯤 가면 와폭을 지나 슬랩바위로 접어든다. 치마바위라 불리는 대슬랩 상단부에는 120m 철책이 이어진다. 계곡 아래로 병풍처럼 아름답게 펼쳐진 병풍바위를 바라보며 슬랩바위를 올라서면 옥녀탕이 반기고, 이어 계곡 폭이 좁아지다 숲터널을 20분쯤 가면 향로봉 갈림목(비봉 1.2km, 향로봉 1.4km)에 닿는다.
여기서 왼쪽 주계곡으로 방향을 틀어 철책이 설치된 급경사 구간을 올라서면 이후 선녀폭 상단 계류를 건너선 다음 철책이 설치된 절벽에 이어 대슬랩 바윗길을 올라선다. 이어 10m 철책을 올라서면 뜀바위, 침니바위 등 제법 긴장감과 스릴을 느끼게 하는 바위구간이 이어지고, 이후 평범한 급경사 오르막을 20분쯤 오르면 주능선 상의 비봉 삼거리(진관사 매표소 2.4km, 불광 매표소 2.5km, 청수동암문 2km)에 닿는다. 사모바위로 가려면 비봉을 오른쪽에 끼고 청수동암문 방향으로 10분쯤 걸어야 한다.
진관사 기점 산행 중 가장 보편적인 원점회귀 코스는 계곡과 응봉능선을 잇는 것이고, 더욱 긴 산행을 원하면 주능선을 따라 청수동암문~대남문~산성길을 거쳐 백운대까지 뽑도록 한다.
#교통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352-7341) 3번 출구에서 진관사행 마을버스(7724번)가 약 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마을버스 배차간격이 길어 도보로 접근하는 이들도 많다. 1번 출구로 나와 은평 뉴타운 재개발 사업으로 현재 폐허 분위기인 시장길을 따르다 도로를 만나면 왼쪽 방향으로 진행하다 또다시 사거리를 만나면 도로를 건너 왼쪽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후 첫 번째 삼거리인 진관사 입구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진관사 매표소를 거쳐 진관사까지 접근할 수 있다(약 30분 소요).
구파발역 부근의 상가가 대부분 재개발사업으로 사라지거나 문을 닫은 상태여서 간식을 비롯한 먹거리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글= 한필석 기자 사진= 정정현 차장
다음 라텍스 카페는 유로 라텍스에서 운영하는 태국산 천연 라텍스침대 매트리스 베개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 할 수 있는 정보 제공 카페입니다. - 다음 라텍스 카페 가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