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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14년, 자식 위한 생명보험보다 자신 위한 극락보험 – 법령 스님
맑은 나라(普淨)
1) 법령(1938~2014) 스님 한살이
법령(속명 鄭鎭大) 스님은 범어서 대월 스님을 은사로 출가, 1967년 상근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고, 1973년 월하 스님을 계사로 통도사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1981년 송광사 방장 구산 스님으로부터 건당받고 혜봉이라는 법호를 받았다.
진주 두방사, 청곡사를 비롯하여 부산 금강사 주지를 맡았다. 2009년 종사법계를 받았다.
1979년 6월부터 1989년까지 10년 동안 부산 사하구 당리동 관음사를 일으켜 세웠다. 1981년 작고 낡은 요사를 25평으로 증축했고,
1983년 12월 국가로부터 임야 677㎡(약 205평)를 사들여 사역을 넓혔다. 1983년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사찰로 등록하고,
1985년에는 원통보전(현 수광보전) 신축공사를 시작했고, 자성당(요사)과 오관당(현 공양간)을 새로 지었다. 이로써 현재 관음사의 기본 골격을 갖추게 되었다. 1987년 송광사 말사로 등록하고 모든 소유권을 송광사 말사 관음사로 이전하였다. (『관음사 80년사』, 67~73쪽)
1989년 주지 자리에서 물러나 거제도 양화리에 있는 바라밀 토굴에서 머물다가 거제도 연토면 피안정사(죽토리 885-4)로 옮겨 머물면서 15년간 깊이 신앙하며 공부했던 관세음보살 보문품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법령 스님은 출가한 뒤 병치레를 하느라 수행을 하지 못하다가 1973년 제주도 법화사에서 무심코 관세음보살 보문품을 읽고 관세음보살 신앙에 집중하면서 건강을 되찾고 수행을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관세음보살 보문품은 수행의 길잡이가 되었다. 1992년 마침내 20년 신앙생활을 바탕으로 『관세음보살 보문품 강화』를 펴내게 된다.
적어도 1992년 이때부터 법령스님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정토행자가 되었다고 본다. 법령 스님은 피안정사에서 수행하는 동안 거제 현지 불자들의 모임인 ‘거제불교거사림회’와 ‘거제대우불교청년회’에서 『관세음보살 보문품』과 『아미따경』을 강의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7년 뒤인 1999년 거사림회와 대우불교청년회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하여 『아미타경 강화』를 펴낸다.
법령法領 『-자신의 죽음을 조명해 보는- 아미타경 강화』, 바라밀다. 1999 (1판, 2판).
1999년은 법령 스님이 나이 60이 넘은 때이다. 관세음보살 정근을 하던 스님이 말년에는 아미따불 정토문을 수행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세음보살의 본디 스승(本師)이 아미따불이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스님이 책 이름에 ‘자신의 죽음을 조명해 보는’ 이란 제목을 붙인 것은 『아미타경 강화』 내용이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며 수행한 나름대로 체험을 토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뒤 나이 70을 바라보는 2006년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자료를 거제에서 함께 정토 법문을 폈던 오송암 굉송 스님에게 보내고 홀로 아파트 토굴로 들어가 마지막 극락 갈 준비를 한다. 토굴 가운데 아파트 토굴이 가장 조용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깊은 산속 토굴이라도 사람들이 찾아와 수행에 방해가 되는데 아파트 토굴은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누구도 방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뒤 5~6년간 치열하게 수행하던 스님은 2014년 8월 17일 그렇게 그리던 고향 극락으로 돌아가셨다.
2) 극락은 있다.
법령 스님은 『아미타경 강화』 머리글에서 이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극락에 가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사는 연습이 없다. 두 번의 기회가 주어져 있지 않아 고쳐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금생에 또다시 지나친다면 왕생은 영영 멀어져만 갈 것이다. 볼 수 없는 세계이지만 선각자(佛陀)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은 슬기로운 일이다. 왜냐하면 선각자가 지나간 길은 편안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죽음을 조명해 보는’ 자신의 결심이고, 이런 결심을 통해 극락에 가겠다는 원願이 뚜렷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국불교에서 참선을 중시하면서 극락을 못 믿는 것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예나 지금이나 극락세계를 믿지 못하는 이유는 한 가지로 극락세계 그 존재 자체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극락세계의 존재는 믿지 않으면서 삼계, 즉 욕계, 색계, 무색계 하늘은 역시 극락세계와 같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이지만 있다는 것을 믿고 있는 것이 한국불교의 현실이다. 어찌하여 삼계의 존재는 믿으면서 극락세계는 믿지 않는지 모르겠다. (431쪽)
이러한 비판은 극락에 대한 확고한 믿음(信)에서 나온 것이다. 스님은 책에 극락 다녀온 관정 스님을 직접 만나 보고, 그 내용을 믿고 『아미타경 강화』에 간추려 싣는다. 그리고 이렇게 평가한다.
이상 중국의 관정 대법사께서 극락세계를 견문하고 오셔서 우리나라에서 대법회를 할 때 큰 스님을 친견하고 질문도 하여 보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도 서양의 학자들이나 종교인이 그처럼 하였다면 세계가 놀라운 일로서 크게 부각되었지만 요즘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나 동양에서 일어난 일은 믿으려고 하지도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데는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275쪽)
3) 한국불교는 염불수행(行)을 생활화해야 한다.
스님은 현재 “한국불교는 한국불교의 신도들은 내세관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신도를 잡고 물어보아도 사후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모른다고 대답하니 한심한 처사이다”라고 비판하며, 이런 보기를 든다.
“왜 불교를 믿습니까?”
“불교가 좋아서 절에도 나오고 불교를 믿습니다.”
“그러면 참선이나 염불을 해본 일이 있느냐?”
“글쎄요. 아직 참선도 염불도 해본 일이 없습니다.”
“너무 현실에만 치우친 나머지 내세는 관심 밖으로 밀려 종교 본래의 사명인 내생을 간과한다면 그 종교의 장래는 여지가 없다”라며 염불 수행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부터라도 한국불교에서는 늦지 않았으니 신도들을 위해 정토 불교에 대해 가르치고 염불 수행을 장려해야 하며 신도님들은 배워야 한다. 목적지 없는 여행은 수고로울 뿐이지 가서 닿는 곳이 없다. 참선을 할 수 없는 신도들에게 참선만을 고집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하겠으며 스님들도 어려운 참선을 생업에 쫓기는 신도들이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안되는 것을 하려는 어리석음보다 쉬운 것을 하는 슬기가 필요하다. (364쪽)
이어서 스님은 “이 아미타경을 읽게 되는 인연 있는 신도님들은 아미타불을 칭명하는 염불을 하여 모든 권속이 다 함께 왕생하여 다시는 어머니의 자궁을 괴롭히지 않게 하고 영원한 즐거움의 나라로 갑시다”라고 해서 칭명 염불하여 극락 가기를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그리고 이처럼 사후세계에 대해 완벽하게 일러 놓은 정토 법문을 신도들에게 가르치지 않고 자신들만 수행하는 스님들을 비판한다.
우리 한국불교는 참선에만 치우치다 보니 신도들에게 확실한 내세관을 가르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현실이며 한국불교의 살상이라고 하겠다. 출가한 스님들은 철마다 선방에서 만 가지를 다 놓아 버리고 참선에만 몰두할 수 있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신도님들은 본격적인 수행도 할 수가 없으니, 그들은 다음 생을 어디로 어떻게 인도할 것인지 난처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만일 그들을 버리고 스님들만이 극락세계로 간다면 그들은 누가 있어 책임질 것인가.
4) 극락 가는 것 염려하지, 성불은 염려하지 마라.
『아미타경 강화』 마지막에 “모든 붇다가 보살피므로 위 없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대목을 설명하면서 정토 불교의 우수성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1) 혹자는 정토 신앙은 아미타불의 염불만으로써는 견성성불見性成佛을 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염불을 해도 마침내 정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이 대목에서 설하고 있는 것이다.
(2) 옛 조사들의 말씀에 왕생을 염려하지, 성불은 염려하지 말라고 하신 말씀이 증명된 것이다. 정토 신앙은 바로 정등각을 이루는 것이 목표가 아니고, 먼저 왕생하여 일생보처나 정정취에 머물러 마침내 성불하여 부처가 된다고 했다.
(3) 만일 정토법을 만나지 못했던들 사생육도四生六道의 윤회전생輪廻轉生에서 얼마나 더 큰 고통을 받아야 할 것을 생각하면 필자는 가슴이 저려 오는 것만 같다. 이제 태어나기 어려운 사람으로 태어나 만나기 어려운 부처님 법 만났으니, 그중에 정토 신앙을 하게 되었으니 이 외에 더 좋은 행운이 또 있겠는가!
(4) 정토 신앙을 하게 되면 3가지 이익이 있다고 했다. ① 모든 부처님께서 영불 수행자를 보호하여 주시고, ② 반드시 왕생하고, ③ 먼저 왕생하고 나중에 성불하게 된다.
(5) 염불 행자의 왕생이 결정되어 있다면 사바세계 생활의 폭이 얼마나 넓어지겠는가? 다시 말해 우리는 마음 놓고 편안하게 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요즘과 같은 산업사회에서는 무엇이든 돈으로 계산하는 것이 상례이다. 죽음에도 보험이 있어, 생명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사후에는 많은 돈을 자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물론 살아 있는 자손들을 위해서는 좋겠지만, 정작 망자亡者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손들이 잘 산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보다는 정작 망자 자신을 위한 보험(염불)을 미리 넣어서 언제 어느 때라도 죽을 수 있는 염불을 하는 슬기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자신의 다음 생을 위한 보험에는 보험료도 필요 없는 아미타불의 염불만 하고 아미타경을 독송만 하게 되면 어제 죽음이 다가와도 마음 놓고 죽을 수 있는 것이 극락왕생의 보험이다.
(6) 죽음은 반드시 늙어서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고 젊은 사람에게도 어린이에게도 남자나 여자도 언제든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죽음을 근본적으로 거론하고 있으므로 혹자는 불교는 허무주의나 염세적인 종교라고 하여, 쇼펜하우어 같은 이들도 무상을 거론한 연우로 해서 많은 사람은 염세주의자라고 하기도 한다. 불교는 염세주의나 허무주의가 아니다. 다만 잘 죽기 위해서 참다운 삶을 구가하는 종교일 뿐이다. 잘 살았을 때 잘 죽을 수 있으므로 철저한 삶을 강조하는 것이다.
5) 가장 만나 보고 싶었던 정토 법문 선지식
이 글을 쓰는 엮은이는 법령 스님을 만난 적이 없다. 그러나 꼭 한 번 만나 보고 싶었던 선지식이었다. 2009년 9월 영월 만경사에 입산하여 정토선을 수행하며 정토삼부경 번역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대한 것이 법령 스님의 『-자신의 죽음을 조명해 보는- 아미타경 강화』였다.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법령 스님은 ‘자신의 죽음을 조명해 보며 실제 수행을 통해서 얻은 많은 내용’을 이 책으로 후대에 전하고자 하였다.
대부분 정토 관계 책이 중화권 논이나 소를 우리말로 옮긴 것인데 반해 이 책은 아미따경을 이해하고 설명하는데 티베트 『사자의 서』, 『우파니샤드』 같은 아시아 서적은 물론 스웨덴브르그 『나는 영계를 보고 왔다』, 브라이언 와이스 (Brian L. Weiss) 『나는 환생을 믿지 않는다』 같은 책의 내용과 비교하여 세계적인 범위에서 논하고 있고, 더구나 『나는 영계를 보고 왔다』는 『아미타경』의 극락과 너무 같다며 장마다 비교하여 있어 아주 신선하였다.
다른 정토 관계 책은, 중화권 책들은 우리 사전에도 없는 말을 번역도 안 하고 그냥 한문 토만 달아 옮기는 식이었다. 보기를 들면 임종삼대요臨終三大要라고 옮기면 요즘 젊은이는 무슨 뜻인지 모른다. 엮은이가 「목숨이 다할 때 해야 할 3가지 중요한 일」이라고 옮겼더니 편집자가 ‘목숨이 다할 때’는 ‘임종’으로 고치고, 전체 제목도 다시 한자로 임종삼대요臨終三大要라고 작은 제목을 달았다. 엮은이는 처음 한글로 ‘조념’이라고 해서 무엇인지 몰라 물었던 적이 있다. 그 뒤 도움염불(助念)이라고 옮겼으나, 아직도 일반화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법령스님은 가능한 한 중요한 용어의 산스크리트 원문을 밝혀 붇다가 말하고자 하는 본디 뜻을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기존 정토 서적이 대부분 한문 권 이야기를 보기로 드는데, 법령 스님은 우리나라 이야기를 많이 발굴해 쓰므로 해서 읽는 이들이 쉽고 친근감을 느끼도록 했다. 세조대왕과 상원사 문수보살, 천타불 만타불, 해파당 여순 스님의 환생 실화, 왕랑전, 전남 화순 유마사 창건기 같은 것으로 그 가운데는 다른 책에는 없는 아주 독특한 것들이 있다. 이 가운데 천타불 만타불이나 유마사 창건기 같은 이야기는 이 『극락 간 사람들』에 싣고 싶을 정도였으나 설화적인 면이 강해 참고 싣지 않았다.
2012년 하산하여 백방으로 스님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다가 이번에 검색하는 과정에서 2014년 성보문화재연구원에서 낸 『아미타경 강화』를 보고 2014년에 극락에 가신 것을 알았다. 최근 2022년 9월 13일 관음사(주지 지현)에 가서 2014년에 나온 저서와 『관음사 80년사』를 입수하여 스님의 행장을 좀 보강하였다.
만나서 밤새워 정토와 극락 이야기해 보고 싶었던 선지식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스님이 극락 간 사실을 이 책에 싣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극락에서 만나 뵈려고 한다.
▣ 2022년 6월 23일 홍인표 거사 자료 수집 문제로 야은 스님을 만났을 때 처음으로 법령 스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염불법을 배우기 위해 찾아갔다“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늘 염불 정진하시는 스님이었다“라고 회상하며 법령 스님이 돌리시다 직접 물려주신 염주를 꺼내 보여 주었다. 야은 스님의 증언을 듣고 법령 스님은 책에 쓴 내용과 본인의 수행의 일체 하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법령 스님은 극락 가서 태어났다는 확신을 굳게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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