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297] - 영국 왕실의 그늘
“유대인이나 헬라인이..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갈 3:28)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부족과 나라는 왕이 다스려왔습니다. 그러나 18세기 말 불란서 혁명에서 Louis 16세와 20세기 초 러시아 혁명에서 니콜라이 2세의 처형으로 왕이 다스리던 시대는 사실상 마감됐습니다. 그런데 현제 전 세계 43개국에 아직도 왕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상징적 존재도 있지만 실제로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왕도 있습니다. 왕이 다스리는 세상이 언제 끝날 수 있을까요?
세계 여러 나라가 그런 것 같이 영국도 왕이 다스리는 왕정 국가로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 다스리던 권력 체계가 서서히 귀족, 일반 국민이 참여함으로 권력 분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오늘날 영국의 왕은 실제 권력은 없고, 민주(民主), 말 그대로 국민이 주인이 된 나라가 되었습니다. 수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왕실은, 전통을 중시하는 Anglo-Saxons의 관습대로 비록 실권은 없지만 상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Anglo-Saxons이 주류인 나라들, 즉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영연방 52개국의 수장들은 형식상 현재의 영국 여왕 Elizabeth 2세로부터 임명장을 받습니다. 단지 Anglo-Saxons이 주류인 미국의 대통령만은 영국 여왕의 임명장을 받지 않지요.
영국 왕실의 모든 움직임은 세계 매스 콤의 관심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관심도 무척 큰 게 사실입니다. 왕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대개 Top News로 보도되어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소식이 퍼져 나가고, 필자도 관심을 갖고 읽고 있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세계 선진국들의 왕은 상징적 존재일 뿐 실제 주인은 백성입니다. 옛날 왕족, 귀족, 평민, 천민의 사회 계층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Charles 황태자의 이혼한 부인 Diana가 애인 이집트의 부호 Al-Fayed와 1999년 8월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온 세계의 매스 콤의 Top News가 되었습니다.
필자는 이 사건을 접하면서 다이애나가 단지 영국 왕실의 전 며느리였다는 점 때문에 이렇게 난리가 난 것처럼 온 세상이 떠들썩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를 느꼈습니다. 다이애나가 죽는 그 순간 온 세계에 생활고로 어린 아이들과 함께 동반 자살하는 엄마들, 굶어 죽는 엄마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단지 영국 왕실의 전 며느리였다는 이유로 결혼도 하지 않고 동거 생활을 하다 애인과 함께 교통사고로 죽은 한 여인에게 이런 관심을 갖는 게 맞는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영국은 여전히 귀족 제도가 살아 있습니다. 평범한 일반 가정 출신의 유치원 보모였던 Diana가 황태자 Charles와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다음과 같은 화려한 작위를 부여 받았습니다. Wales의 공비 Princess(=왕세자 비), Chester의 백작부인 Countess, Cornwell의 공작부인 Duchess, Rothesay의 공작부인, Carrick 백작부인, Renfrew의 남작부인 Baroness, Isles의 Lady, Scotland의 왕자비 Princess였습니다.
도대체 요즘 같은 평등 세상에 공작, 백작, 남작은 무슨 소린지 원....중세도 아니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무슨 공작이 있고, 백작이 있다는 것인지, 대통령도, 수상도 선거 때 한 표를 행사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노숙자도 다 같이 한 표를 행사하는 세상에 무슨 귀족이 있다는 것일가요?, 우리가 지금 어느 세상에 살고 있는지 헛갈리지 않나요?
근래 영국 왕실에서는 조그마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Charles 황태와 Diana 비 사이에서 태어난 둘 째 아들 Harry가 결혼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배우 출신 Meghan Markle이 백인과 흑인 사이의 혼혈아라는 이유로 결국 두 부부가 왕실과 결별했다는 소식이 세계의 뉴스가 되었습니다.
그 후 또 다른 뉴스가 세계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이들 두 부부가 2021년 3월 7일 미국의 인기 프로 Oprah Winfrey 토크 쇼에 출연해서 폭탄 발언을 했습니다. Meghan이 헤리 왕손과 결혼 한 후, 왕실로부터 무언의 압박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유색 인종과 결혼을 해서 자녀가 나오면 흑인의 피가 섞일 것이기에 왕실의 순수성이 흐려진다는 이유였지요.
윈프리가 Meghan에게 “자신을 해(害)하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느냐?”라고 묻자, “그렇다, 왕가에서의 곤경 때문에 자살 충동을 갖기도 했다.”고 솔직히 고백했습니다.
2019년 5월 Meghan이 아들을 출산했을 때 왕궁의 모든 사람들이 피부색이 얼마나 검은지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습니다. 흑인의 피가 반이나 섞여 있는 왕손이 태어날 것이고 잘못하면 흑인이 영국 왕이 될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한 것이지요. 미국에서는 백인과 흑인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흑인으로 간주합니다.
심지어 시아버지인 찰스 왕세자는 자기의 둘째 아들 해리 왕자의 전화도 받지 않았고, 지원도 하지 않았기에 Harry는 매우 실망한 나머지 아무래도 왕실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하고 결국 실천에 옮기고 말았습니다.
어엿한 정통 왕실 자손이 스스로 왕실을 떠난 것은 결국 왕실의 인종 차별에 기인했습니다. 모든 국민의 모범이 되어야 할 왕실에서 인종을 차별해서 현재 여왕의 친손자와 손부, 그리고 증손자까지도 왕실을 떠나는 비극을 연출하고야 말았습니다.
18-19세기에 영국 왕실은 전 세계에 식민지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였고, 세계를 호령하던 대 제국이었습니다. 그 때 영국인들은 식민지 사람들을 하시하고, 천시하였으며, 무시하던 시대에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국주의 시대는 가고 새로운 민주(民主) 시대가 도래 했습니다. 식민지 국민이란 개념은 없어졌고, 세계의 모든 민중이 평등하다는 개념이 일반화 된 세상입니다. 그러나 원리는 그렇다 해도 현실은 전혀 다르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바울 선생이 “유대인이나 헬라인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니라.” (갈 3;28)고 말씀하신 때로부터 2,000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이 말씀이 실현되지 않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차별 의식을 온전히 제거하는 길은 성령님의 감화를 받는 길 밖에 없습니다. 성령님께서 인도하실 때, 비로소 우리 마음속의 차별의식이 사라질 것입니다.
미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흑인을 멸시하고, Spanish를 하시하지만, 흑인이 대통령이 되고, 대법원 판사, 연방 상, 하 의원, 교수, 의사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시느니라.” (약 4:6) 겸손한 자는 남을 얕보는 사람이 아니고, 존중하는 사람입니다. 비록 피부 색깔이 검어도, 나보다 소위 가방끈이 조금 짧아도, 비록 소유한 것이 적어도 한 인간으로, 예수님께서 그를 위해 십자가에서 고난 받으셨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그 누구도 차별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 일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 마음속에 들어와 있는 사탄이 우리로 하여금 차별하도록 조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속의 사탄을 물리칠 수 있는 첩경은 기도를 통한 영성 훈련입니다. 우리 모두 마음속에 숨어있는 사탄을 물리치고 영적으로 승리하는 사람들이 되기 위해 진력해 나갑시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납시다. 샬롬.
Insoo Kim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