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3월 31일 화요일
(계획한 일정 : 오전–와이켈레 아울렛/오후-선셋비치,노스쇼어,터틀베이 서북부 일주)
(실행한 일정 : 하루 온종일 와이켈레 아울렛)
3월 31일 화요일.
정말 기다린 날이었습니다.
신혼여행지를 하와이로 결정한 큰 이유 중 하나가 31일 목적지였거든요. 하하하
와이켈레 아울렛.
작년에 신랑이 미국 출장 갔다가 아울렛에서 샀다는 코치 지갑이 단돈 X만원.
시차고 뭐고 왜 전화해서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냐며 눈이 뒤집혔는데
오늘에야 그 포한을 푸는구나~ 했지요.
호텔 조식 배터지게 먹고 오전 내내 아울렛에서 쇼핑하고 점심 먹고
소화도 시킬 겸 북부 일대 드라이브하면 딱 좋겠구나~ 하며
호텔 내에 입점한 Hertz 사무실에서 예약한 차를 인도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H1 고속도로를 탔습지요.
와이켈레 아울렛은 H1 고속도로 타다가 출구번호 7B인가였을 거예요.
그 출구로 나가자마자 보인답니다.
출구로 나와서 바로 보이는 곳은 먹을 거리 많은 곳이고요,
거기에서 조그만 길 하나 더 건너면 입을 거리가 많은 아울렛이 나오지요.
입구는 요렇게 생겼어요.
이야~ 저 양반은 얼마나 지르시려고 트럭을..ㅋㅋ
수기에서 본 대로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비자 플래티넘 카드를 내밀었더니 할인쿠폰북을 주더군요.
그러다 역시 수기에서 본 것처럼 원하는 브랜드는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을 실감했지요.
하여튼 이름 적어놓고 가져갔습니다.
회원분 수기처럼 많은 브랜드가 망라한 건 아니었지만 사실 다 둘러보지도 못했답니다.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게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더라고요.
제가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은 역시..
COACH (매장 사진 등록이 안 되네요, 이유가 뭘까요. 꿈에라도 그리운 곳인데.ㅋㅋ )
처음에 코치 매장 봤을 땐 에게~ 생각보다 작잖아? 싶었는데
인파에 휩쓸려 살펴보니 이거는 돈이 없는 게 문제이지 물건이 없는 게 문제는 아니더라구요.
매장 안은 온통 일본인, 한국인들로 가득차 있었고요.
일단 태풍은 피하고 보자는 심정에서 다른 매장으로 향했답니다.
마이클코어스, 알마니 익스체인지, 바나나 리퍼블릭, 캘빈 클라인, 막스마라, 레스포삭, 아디다스, 나이키,
뭐에 뭐에 등등등.
미국 사이즈 모르셔도 매장 한두 군데만 가셔서 입고 신어보시면 바로 본인의 사이즈를 아시게 됩니다.
청바지도 심지어 같은 허리사이즈여도 다리 길이에 따라 다른 건지 하여튼 세분화된 사이즈가 많더군요.
그리고는 다시 코치 매장으로 향했더니 태풍 지나가고 좀 한산..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가격이더군요.
신상 이런 거는 잘 모르겠고요, 하여튼 그곳에서 저, 신랑, 제 여동생 가방 맘에 쏙 드는 놈으로다가
질렀답니다. 우하하하. 세 개 다 합쳐도 600달러가 안 되더군요. 전부 가죽이었는데.
출국 전 면세점에서 슬쩍 본 70만원대 가방이 거기에서는 200달러가 될까말까 했어요.
신랑이 매우 뿌듯해 했답니다. 열심히 운전해 온 보람이 있다면서요.
코치 매장 가시는 분은 매장녀 신디 아줌마를 조심하셔요.
뭣 좀 살펴볼라치면 어찌나 눈치빠르게 와서 계산기 두들기며 이 가격에 몇 프로 더 할인해서
몇 달러~라고 아주 똑똑한 한국말로 밑밥 던져주고요.
고민고민하다 하나 지르고 계산대에 서 있을라치면 그거랑 딱 어울리는 거라고 하면서
자그마한 아이템을 건네줍니다. 근데 그게 참 기가 막힌 아이템이라 싼맛(?)에 사게 되거든요.
계산원이 누가 쇼핑 도와줬냐고 물으면 꼭 신디라고 해달래요. 아마 그 매장 실적 1위일 걸요.
하여튼 내 것, 신랑 것, 양가 가족 선물, 지인 선물 등등을 고르고 사느라 정신팔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오후 4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노스쇼어, 선셋비치, 터틀베이는 물 건너갔네요. 하하하
시간이 5배속으로 흘러가는 이상한 곳, 와이켈레 아울렛.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살면서 언제 그렇게 팍팍 질러보겠습니까. 사실 아직도 거기가 아른거려요.
가디건 하나만 더 살 걸..하고요.
정신없이 쇼핑하는 와중에 비가 뚝뚝 내리고 있더라구요.
하루종일 와이켈레에서만 보내서 차 렌트한 게 아깝다라고 은근 생각했었는데
내리는 비와 양손 가득한 쇼핑백과 때마침 아울렛 내를 지나가는 트롤리를 보니
렌트 잘했다라고 금세 마음이 평온해지더군요.
뚫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비바람을 맞으면서 저 쇼핑백들을 들고 옆사람들에게 민폐 끼치면서
한 시간 넘도록 고속도로 탈 생각을 하니 렌터카 빌린 돈 아깝다는 생각이 금세 사라지더군요.
역시 마음 편하자는 여행 취지에 딱이었죠. ^^
무거운 쇼핑백 꾸러미와 선물만으로도 배부른 저희 커플을 싣고 H1 고속도로만 왔다갔다했던 저희 애마입니다.
옷 갈아입기 쉽도록 고무줄 치마를 입어주는 센스~! ㅋㅋ
꽤 이른 오전에 도착했음에도 이미 주차장이 차 있었답니다.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다녔는데도 이날 사진은 저게 다입니다. 사진 찍을 짬이 안 났네요.ㅋㅋ
비도 오고 정신도 없어서요, 전 걸치고 갔던 가디건도 잃어버렸다가 차 문 앞에서 찾았답니다.
이렇게 30일에 이어 목적지 한 곳만 열심히 파는 단순무식한 31일 일정이 끝났습니다.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퉁퉁 부은 다리는 베개 높이 쌓아놓은 곳에 올려놓고 잤지요.
4월 1일에는 미뤄왔던 물놀이를 하러 동쪽으로 갈 거랍니다~
첫댓글 너무 재밌어요 특히 옷갈아 입기 쉽게 고무줄 치마를 선택했다는 말에 빵~터졌습니다. 저도 지금 회사 사무실에서 몰래... ㅋㅋ
옷 스탈이 맘에 드네요^^ ~~
이야,, 글 정말 재미있게 쓰세요 ㅎㅎㅎ (하하하 나머지 일정은 다 끝났군.. 하하하) <-- 빵터집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