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라인 또는 경부축이라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넓은 의미로는 서울 강남권에서 분당 용인 수원 화성 아산을 거쳐 행정중심 복합도시인 세종시까지, 남쪽으로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동서쪽에 배치한 지역을 말합니다. 좁게는 분당, 판교에서 용인 수원 화성 일대를 일컫습니다.
이번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분당, 판교, 용인 수원, 화성 동탄신도시 등 경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경부라인이 주거지역으로 서울을 대체할만한 경부특별시가 될 수 있을 것인가를 분석하겠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경부라인 아파트값
먼저 경부라인 주요 단지의 아파트값이 2003년 참여정부 이후 어떻게 변해왔나를 살펴보겠습니다.
정부가 판교신도시 분양을 2005년에서 2004년으로 앞당기겠다고(결국 첫 분양은 2006년 4월에 했지만) 발표하면서 후폭풍으로 분당 아파트값은 폭등했습니다. 분당은 2004년에 매매가가 31% 급등했고 사상 처음으로 평균 평당가가 1천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상승세는 2007년까지 계속됐고 같은해 처음으로 평당 2천만원을 돌파했습니다. 2003년 이후 4년만에 아파트값이 2배로 폭등한 것입니다.
2004년부터 본격 입주한 용인 죽전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2004년 15%, 2005년 28%, 2006년 38% 등 급등하면서 평당가는 2004년 9백41만원에서 2007년 1천8백4만원으로 치솟았습니다.
2006년부터 입주한 용인 동백지구도 2006년 8백85만원에서 2007년에 1천4백23만원으로 올랐으며 2007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화성 동탄1신도시의 경우 현재 평당 1천2백96만원 입니다.
경부특별시가 되기 위한 호재
첫째 인구 유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수급(需給)이 재료에 우선한다는 말은 제가 부자노트에서 수차례 강조한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구매력 있는 유효수요자가 얼마나 경부라인에 몰릴 것이냐에 따라 경부특별시가 될 수도, 되지못할 수도 있습니다.
경기 북부 인구가 줄어들거나 정체된 반면 경기 남부 인구는 앞으로 10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경기도내 지방자치단체 기본계획안을 토대로 2020년 인구추이 전망을 보면 인구 1백만명 이상의 대도시가 현재 수원 1곳에서 2020년에는 수원(1백35만명)을 비롯, 용인과 성남(각각 1백20만명), 화성(1백10만명), 고양(1백6만명), 평택(1백만명) 등 6곳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도내 인구 순위도 현재 수원(1백5만명), 성남(99만명), 고양(91만명), 부천(86만명) 등 순에서 수원, 성남, 용인, 화성 등 순으로 재편될 예정입니다.
경부라인 중 경기 남부지역의 인구 증가가 두드러집니다. 2020년에 경기 남부(수원 성남 용인 화성) 인구만 합해도 4백85만명에 달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 인구가 2020년에 1천3백47만명으로 2007년보다 25.8% 증가하는 반면 서울 인구는 2012년 1천8만명을 정점으로 2013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20년에는 9백96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2020년 수원 성남 용인 화성에 평택 오산 등을 합친 경기 남부지역 인구는 도내 인구의 절반이 넘는 7백만명에 달할 전망입니다.
둘째로는 수원 용인 화성 일대에 삼성전자 증설 공장을 중심으로 한 삼성타운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원에는 매탄벌 부지 53만평에 달하는 삼성디지털단지에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인력 3만2천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화성2단지 공장 29만7천평이 2005년 9월 착공됐으며 최근 16만6천평의 추가 증설이 확정됐습니다. 2014년까지 모두 33조6천억원이 투입돼 기흥(43만평), 화성(1, 2단지 합쳐 64만평) 등 1백7만평에 달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단지가 조성됩니다. 반도체 공장에는 화성2단지에 2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는 등 직원 5만명과 협력업체 직원 5만명을 합쳐 10만명 이상이 근무하게 됩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또 충남 탕정산업단지에 LCD 단지를 조성중에 있습니다. 이미 2005년 7세대, 2007년 8세대 라인을 가동 중이며 2010년까지 1단계로 부지 75만평에 20조원을 투자해 10라인까지 총 4개 라인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2015년까지 추가로 64만평을 조성하는 등 총 30조원을 투자해 1백40만평에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지난 4월에는 소니와 함께 1조7천9백억원을 투자해 8세대 2라인 LCD 공장을 증설키로 했습니다.
셋째로는 경부라인이 수도권 및 충청권 개발중심축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부라인 남진(南進) 개발축은 넓게 봐서 서울~분당~판교~죽전~광교~동탄1,2~오산ㆍ평택~아산신도시~세종시로 봅니다.
이중 판교 광교 동탄 등 경기 남부지역이 개발축의 핵심이구요. 경기 남부에 개발에 편중되는 현상은 기업과 사람이 몰리고 돈이 몰리기(되기) 때문입니다. 경기 북부보다 개발 편의성과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지요. 또 강남 대체 주거지를 조성해 강남 집값을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의지도 한몫했구요.
택지개발지구만 보더라도 판교신도시(2백80만평)를 비롯해 광교신도시(3백41만평), 동탄 1, 2신도시(각각 2백73만평, 6백60만평), 평택국제도시(5백28만평) 등이 개발중에 있습니다. 남쪽으로 더 내려 가면 아산신도시(탕정지구 배방지구 등 총 6백47만평) 세종시(4백84만평) 등이 있구요.
개발에 따른 토지보상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2007년 29조원에 이어 2008년과 2009년 토지보상 규모는 연간 20조원 이상 달할 전망입니다. 경부라인에서는 2008년 하반기부터 동탄2신도시에서 6조원 이상이 단계적으로 지급되고 평택국제도시도 총 3조2천억원 중 2조3천억원이 올 하반기에 풀릴 예정입니다. 또 탕정지구에서 토지보상비 총 8조원 중 5조원이 2008년에 지급될 예정입니다.
토지보상비 중 절반이 부동산에 투자되고 투자 지역은 수도권 및 보상지역 인근이 대부분이라고 감안할 때 경기 남부에 돈이 몰릴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넷째로는 교통망 개선입니다.
공사 중이거나 기본 또는 실시 계획중인 곳, 확정되지 않았으나 검토 중인 교통망 계획을 정리해봤습니다.
서울 분당 수원을 잇는 전철망으로는 분당선 연장구간(오리~수원, 2011년 완공예정)과 신분당선(신사~정자, 2015년 완공예정) 및 신분당선 연장구간(정자~광교~호매실, 계획중)이 있습니다.
고속도로의 경우 제2외곽순환도로(광주~오산~봉담 통과, 2008년 착공, 2020년 완공예정), 제2경부고속도로(서울~용인~안성~천안~세종시, 2010년 착공예정), 서수원~평택 고속도로(2009년 10월 완공예정)가 있구요. 용인~서울(영덕~양재) 고속도로(2009년 7월 완공예정) 등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서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경부고속도로 오산∼서초인터체인지 평일 전용차로제(2008년 7월 실시예정), 광역급행버스제(2009년 1월 실시예정), 병점~인덕원 전철(2008년 또는 2009년 착공예정), 오리~동탄 센트럴파크~오산선 전철(계획중), 월곶~판교 복선전철(계획중), 동탄2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검토중), 동탄신도시∼삼성동 대심도(大深度) 고속철(검토중), 판교~분당 경전철(검토중) 동탄2~서울 고속화도로(검토중)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평면 및 단지 설계 차별화입니다.
먼저 평면설계는 택지개발지구와 같은 계획도시가 재개발 재건축 단지보다 월등히 뛰어납니다. 2기 신도시는 30평형대에 3.5베이, 4베이 또는 4.5베이(bay란 전면 발코니와 연결된 방과 거실 수)를 도입, 햇볕과 통풍을 극대화했습니다.
또 주방을 중앙에 배치하고 방을 줄이고 거실을 크게 하는 신평면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실내 천장 높이가 기존 아파트 2백30cm보다 10∼30cm높은 2백40cm에서 최고 2백60cm에 이릅니다. 바닥 두께도 기존 아파트 15cm 보다 두꺼운 21cm로 늘려 층간 소음을 줄였습니다.
인구밀도도 낮아 쾌적합니다. 판교 광교 동탄 등 2기 신도시는 헥타르당 1백30명으로 1기의 2백40명보다 훨씬 낮습니다. 녹지율도 2기 신도시가 25~35%로 1기 12.25~25%에 비해 높습니다. 광교신도시는 41.4%에 달합니다. 건폐율은 10%대, 용적률은 200% 이하입니다.
경부특별시가 되는데 한계는?
서울을 대체할 경부특별시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경부라인 즉 경기 남부지역에 얼마나 많은 분당 강남권 등 서울 거주자가 이주할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0년을 내다본다면 용인 택지개발지구를 거쳐 광교신도시는 물론 동탄 1, 2신도시까지 서울 대체 주거지가 될 것입니다. 경부라인 중 서쪽 라인의 용인 흥덕지구, 신봉 동천 성복 등이 용인~서울 고속도로 개통 이후 강남 접근성이 높아 미래가치가 높습니다. 또 동탄신도시는 삼성 반도체 공장 직원을 중심으로 한 풍부한 유효수요로 2015년 전후로 분당급 신도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선 경부라인은 용인 등은 난개발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따른 교통망 한계를 극복해야 합니다. 용인에 살다 출퇴근이 힘들어 서울로 다시 이사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게 방증입니다.
또 리모델링이 서울 강남을 거쳐 분당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로 확산될 경우 서울 거주자의 경기 남부지역 이주 수요가 정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수정구 중원구 일대 4백17만평에 달하는 성남 구시가지 정비(재개발) 사업속도와 이명박정부의 도심 재개발 정책 실행여부에 따라 남부지역 주택 수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주택공급 과잉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교통망 확충으로 강남 접근성이 개선되고 주거환경, 학군, 문화시설 등에서 서울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있어야만 경부라인은 ‘경부시’가 아닌 또 다른 서울특별시 즉 ‘경부특별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닥터아파트] 경기 남부는 경부특별시가 될 것인가?/오윤섭의 부자노트/20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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