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ㆍ서초구ㆍ송파구 등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역이 지난 11월 7일부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었지만 시장의 관심은 한 겨울날씨만큼 차갑기만 하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은 주택 중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전매가 제한됐던 지역에서 전매가 5년만에 다시 가능해졌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전매 제한이 단축되었다.
무엇보다 주택수요를 억누르던 금융규제가 대폭 풀렸는데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시 40%가 적용됐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지 않고 담보인정비율(LTV)를 60%까지 상향 적용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대폭적인 규제완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금융 불안이 지속되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 특히 고가아파트가 밀집한 버블세븐지역의 아파트값은 하락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경제 추락에 따른 국내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근래 금융권의 자금악화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은 것도 주요 원인이다.
부동산시장 산재한 악재 속에 희망의 서광 서서히 스며들 듯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009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997~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2.2%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UBS 증권에서는 마이너스 3%로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전망했을 정도로 부동산시장의 외피 격인 한국의 경제전망이 좋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실물경기 침체 예고로 주택경기 회복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내년 주택과 토지 가격이 5∼10%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11월부터 아파트 거래 활성화를 위해 공공택지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는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분양권 거래를 허용했지만 손절매하려는 매도물량만 넘칠 정도로 시장 반응은 초겨울의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럽다.
부동산시장 희망의 서광...지속적인 규제완화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동산 규제완화책을 지속적으로 펴는 정부의 정책인데 대표적으로 강남구ㆍ서초구ㆍ송파구를 제외한 모든 주택투기지역 및 주택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었고, 현재 170~250%로 묶어 있는 재건축 아파트의 용적률을 법정한도인 300%까지 허용했다.
경기가 활성화되면 고가주택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는데 가구별 합산과세와 거주목적 1주택자 장기보유 과세에 대해 위헌과 헌법불합치 결정이다. 이에 따라 부부간 증여는 6억원까지 공제되기 때문에 종부세 회피 목적의 증여 수요는 내년부터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입주량 감소로 가격 하락 악순환은 차단될 듯
민간 부동산 정보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이 지난 2008년 보다 6만여가구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은 2만여가구로 절반수준도 안 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년 전국의 입주 예정 물량은 전체 25만8850가구로 올해 31만6564가구보다 18%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은 올해 5만1700가구의 입주가 예정된 가운데 내년에는 2만1000가구만 입주하게 되고 경기도는 올해(8만7737가구)보다 소폭 늘어난 9만9722가구에 달한다.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줄어들면서 신규 입주물량으로 인한 주변 아파트 가격 하락의 악순환은 일단 멈출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하반기경 회복될 듯
우리나라 집값이 어느 정도 세계 부동산시장과 함께 ‘주택사이클동조화(Synchronization of Housing Cycles)’ 현상을 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진국 시장, 특히 미국 시장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저금리에 힘입어 2001년부터 급등했던 한국의 집값이 본격적으로 잡히게 된 계기는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6년 3•30대책에서 도입된 대출 규제가 결정적이었다.
미국 집값 역시 저금리에 힘들어 지난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했는데 미국 케이스ㆍ실러지수는 20대 도시 기준으로 2001년 1월 112.39에서 정점인 2006년 7월 206.52까지 94.13포인트(83.8%)나 올랐을 정도다.
하지만 2006년 하반기부터 집값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주택가격은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괴리가 나타나지만 중장기적인 추세는 이와 같이 동조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영국 등의 주택 거품도 시차를 두고 붕괴되고 있다.
미국 케이스ㆍ실러지수는 지난 8월말 기준으로 정점 대비 20.3% 하락했다. 영국의 주택가격지수는 미국보다 1년3개월 늦은 2007년 10월 371.1로 최고를 기록한 후 2008년 10월 316.9까지 54.2포인트(14.6%) 하락했다.
미국 주택시장은 차압매물이 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대다수 전문가들은 앞으로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하고 반등시기는 내년 하반기경으로 점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내년 하반기경 미국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고 새로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오바마가 성공적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한다고 봤을 때 이르면 성수기에 들어서는 내년 9월부터라도 국내 주택시장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강남권을 비롯한 용인과 분당ㆍ목동ㆍ평촌 등 버블세븐지역을 중심으로 반등의 기미를 보이면서 입지여건이 좋다고 평가되는 광교나 판교 등의 신도시 분양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이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www.youandr.co.kr) 02-525-0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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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25일 17시 09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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