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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는 금년 초부터 그간 사용하던 지번 주소에서 도로명 주소로 전면 전환했다.
나가 하는 일이 배달일이고 보니 주소변경은 좀 관심이 다른 사람들보다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나도 행정기관 근무한지도 상당히 오래전이고 해서 언제부터 정부차원에서 기획되었는지도 모르지만 상당히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몇해 전 개인적인 일로 강남구청 도로과를 잠깐 들른적 있었는데, 그때 도로명 주소 표지판을 구청 직원들이 집집마다 붙이고 다닐 때 인 것 같다.
그당시 앞으로 주소는 도로명 주소로 변경된다고 하면서 말이다. 이런 이야기는 언론에서 보도되어 나도 알고는 있었다..
사실 주소변경은 화패개혁 만큼이나 국민들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많은 시간을 두고 국민적인 합의를 이룬다음 시행 했어야만 한다고 생각된다.
물론 정부에서는 수년간 전문가들이 연구 했다지만 전 국민 공청회라도 얼마나 했는 지는 모르겠다.
나도 유럽이나 미국의 주소체계를 잘 알고 있다는 사람중의 하나라면 하나다.
본래 영미 문화권에서는 몇백전 전부터 토지는 블럭으로 나누어 불럭번호를 붙이는 방식(우리로는 지번
제도 비슷)이고 건물이나 주택은 도로를 따라 일련번호를 붙인 것이 서구식 주소 개념이다.
말하자면 어떤 한 토지구역 불럭위에 건물이나 주택이 여러개 있을수 있어 이것을 도로를 따라 일련번호를
붙이는 방식이다.
그리고 도시계획 자체가 대부분 직사각형 구조라서 이런 주소방식이 최적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의 주소체계는 일제 강점기 토지 지적 측량후 최초로 지번을 붙인 것을 주소로 사용해 왔던 것이다. 즉 땅번지가 주소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세월이 흐르면서 소유권 변경이 자주 이루어지고 또 토지분할이 자주 이루어져 즉 우리가 다시번지라고 하는 부번지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1920년대 지적번지가 지금은 현실과 맞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 지적번지도 시골지역은 행정리 단위, 도시는 동단위로 지번이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도시는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00번지, 시골은 전라북도 고창군 무장면 만화리 00번지 이런형식
으로 되어지는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도시지역은 토지 소유권 분할로 수많은 부번지가 생겨남에 따라 토지 지번으로
찾아간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내가 아는 양재역 육교옆에 최근에 멋들어지게 세워진 건물주소 즉 지번은 양재동 11-146번지이다.
즉 본래 한필지라 부르는 양재동 11번지 토지가 146개로 나누어 졌다는 뜻이다.
이렇게 수없이 생겨난 부번지로 인해 지번번지로는 쉽게 찾을 수 없기에 유럽식 도로명 신 주소 개념을
도입하긴 하였는데
문제는 우리현실이 유럽이나 미국처럼 도로 구조나 도로이름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데 문제가 있다.
우리의 경우는 대부분 도로명이 같은 길로 연결될 경우 도로이름이 지역마다 달리 부르는 것에 문제가 있다. 예를 들자면 서울의 강남대로인 경우 한남대교 밑에서부터 양재동과 성남경계까지만 이름으로 부르고,
같이 연결되는 한남대교 이후에는 한남대로 또 이 이후에는 종로2가 그 이후엔 의정부까지 연결되는 것
같은데 또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강남 테헤란로의 경우 강남역부터 잠실역 근처까지만 테헤란로라 하고, 같이 연결되는 강남역 밑으로는 서초대로 그 밑으로 계속 연결되는데 구간마다 다른이름으로 붙여져 있고, 테헤란로 끝 지점인 잠실역 이후는 올림픽로 그 이후로는 천호대로등 쭉 연견되는 도로이름이 구간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영미의 경우 도로이름이 도시전체를 가로지를 때 하나의 이름으로 되어 있어 우리처럼 다르게 부르지는
않는다. 그리고 도로이름도 지역명이 아닌 대부분 유명한 사람이름으로 되어 있다. 우리도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딴 도로가 좀 있지만 대부분 지역이름을 붙인 도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도시구조상 가급적 직선 연결 도로는 하나의 도로명이기 때문에 도로를 따라 일련번호를 붙인 것이 서구식 주소이다. 붙이는 방식도 남북방향은 북에서 남으로,동서도로는 서에서 동으로 일련번호를 붙인다.
도로 이름 숫자도 되도록 적어야만 도시민들의 기억에 용이하기도 할 것이다. 요즘 신주소를 보면 도로이름이 너무 많아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통 모를 수밖에 없다.
한가지 비유를 들어보자...
서울의 강남대로가 의정부쪽에서 서울의 남쪽 성남경계까지 하나의 이름으로 붙여져 있다고 가정하자. 그 이름도 유명한 김삿갓로라고 하자.. 유럽식으로 번지를 붙이면 서울의 제일 북쪽 시작점부터 1번지라고
시작하여, 마지막 서울 남쪽 끝지점은 1600번지라고 하자..
내가 사는 지역 주소는 서울 김삿갓로 1000번지 일 경우, 이주소에서 내가 몇 년만 살면 김삿갓로
500번지는 어디지역이고, 1400번지는 어디지역 근처인지 대충 알게 마련이다. 이건 내가 직접 경험한
사항이다.
나도 유럽여행을 혼자 할 경우 공항 안내센타에서 도시지도 꼭 한장 얻어서 가지고 다니는데 그 도시
어디에 있던지 간에 내가 위치해 있는 장소에서 목적지까지 훤히 알수가 있는것도 이런 도시주소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도로명 주소는 도로명이 너무 많아 신 주소만 보면 어디가 어딘지 정말 알기 어렵다.
서울의 경우 구단위로 도로명 주소가 되어 있으나 나도 배달하면서 강남구 밤고개 24길 20 또는 서초구
마방로 10길 15라고 하면 어디가 어딘지 통 주소만 보고는 알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찾기 쉽고 알기 쉽다는 홍보를 몇 년간 해온 것을 보면 참 그렇다.
이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 거의 나와 마찬가지일거다. 이것모두 도로이름이 너무 많이 붙여 놓아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일거다.
영미에서는 이런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도로명을 최소로 적게 하기 위해 연결도로는 전부 하나의 이름으로 붙인 것이다.
우리 서울 구의 경우 동이름로 하나의 구마다 15개 정도 되는데도 동이름도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고 한다.
사실 자기가 살고 있지않은 지역은 동도 너무 많아 어디가 붙어 있는지 잘모르는 판에 도로명은 한 구당
몇백개씩 되다보니 정말로 알기 어렵다.
다행히 첨단의 내비게이션이 없었더라면 나도 지도놓고 찾아 다녀야만 했을 것이다.
물론 신주소 내비작업도 아직도 안된 지역은 전화로 구번지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본후 찾아가니 길찾기
어려운 경우도 참 많은 것이 또한 사실이다.
다행히 신주소는 도로명이라서 그 근처에 가서는 찾기 쉬운 것은 사실이다.
옛날의 지번주소는 1번지 옆에 10번지도 있고 해서 헤메는 경우는 있었으나 신번지는 이런 수고는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아니면 신주소 근처까지 어떻게 가냐 말이다. 이런 첨단장비라도
있어서 그나마 별 수고없이 찾을 수 있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다면 매일 매일 엄청 고생 할 것임에는
뻔한 일이다.
내가 늘 농담조로 신 도로명 주소를 한국 사람들이 어느정도 알려면 나죽고 한 50년은 더 흘러야 할것
이라고 하기도 하는데...좌측 통행하다가 우측으로 통행하라 하는 것은 바로 국민들이 따라서 하기
쉽지만 이 주소문제는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예전에 강남구청 도로과에서 이런 문제점을 이야기 한적도 있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면 도로명을 이참에 전부 바꿔 번지를 정하든지
아니면 그동안 우리가 숙달되어 있는 동 단위로 도로주소를 정하기든지 말이다.
이미 수년동안 엄청난 예산을 들여 진행해온 이 정부사업을 이제는 바꿀수도 없는
노릇이라면, 이제라도 난 하나의 제안을 하고 싶다..
다름아닌 지금의 구 단위에다 동명 하나를 더 붙여주라는 것이다.
방금 위에서 예를 든 지금의 강남구 밤고개 20길 4을 강남구 논현동 밤고개 20길 4로 말이다. (지금도 사실 난 밤고개가 논현동인지 청담동인지 네비를 찍어보아야만 알지만) 내가 사는 신주소 강남구 선능로 16길 6(구번지는 강남구 개포동 171번지)를 강남구 개포동 선능로 16길 6으로 말이다.
내가 사는 지역을 신주소로 이야기하면 선능역 근처 먼저 생각하지 사실상 강남구 개포동이라고는 생각
않기 때문이다.
이것만이라도 붙여주면 최소한 어느구 어느동에 속하는 지 알기 때문이다.
만일 누군가 내가 당신 어디사냐고 물어 온다면 위 새로운 도로명 주소를 이야기 했을 때 상대방은
어느동에 사느냐고 물어볼게 뻔하고, 선능역 근처가 아니라 개포동이라고 하면 이상하다고 할 것이다.
사실상 지금의 신 주소는 이렇게 되어 있어서 말이다.
정부차원에서 이 작업은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 같지는 않고, 지금 현재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한체 기술적으로 쉽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인은 주소개념이 서구식 도로이름이 아닌 지역명으로 인식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가 누군가로부터 도로명 주소 최초 개념 도입시 우체국 집배원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다
한다. 물론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물론 배달은 우체국 집배원들이 많이 하긴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집배원들은 일반 택배기사보다는 적은 구역을 맡아 하기 때문에 자기 관할구역
지도 놓고 조금만 익히면 내비게이션등 기기 사용없이 구번지 지번주소만으로도 한치의 배달오차 없이
정확히 배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좁은 구역 배달은 이들 집배원들 뿐만 아니라 누구나 좀 익히면 할 수 일이라서 가정집에서 짜장면
한그릇이나 피자한판 시켜도 내비게이션이 없었을 때에도 배달원이 바로 찾아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러나 서울 전역을 배달권으로 두고 있는 퀵서비스 기사들의 경우 정부의 홍보대로 찾기 쉽다던
신 주소는 내비게이션 도움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나도 택배물건을 전달하면서 큰 아파트나 큰 건물은 그냥 알아도 일반 보통 건물이나 가정은 거의 이런
기기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 편이다.
주소방식을 개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찾기 쉽도록 하자는 데 목적이 있을 것다. 일정구역만 배달하는 집배원이나 택배기사들만 편리하도록 만들자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신 도로명 주소를 암기히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미 5년전부터 정부차원에서 홍보했다 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조금더 정부에서 고민한 후 이 도로명 주소설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어짜피 시행된 이상 내 개인 생각은 생각일 뿐이고, 이미 시행된 이상 위에서 내가 말한 신 도로명 주소 사용시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한 체 동이라도 추가 했으면 하는 바램이며 개인 의견이다. 이것은 큰 재정이나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을 것 같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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