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부모님이다 돌아가셔서 제사를 지내는데, 아버지는 공무원 서기관을 지내셨기 때문에 지방에 '顯考書記官 000課長俯君 神位'라고 씁니다. 아버지는 벼슬을 쓰면서 어머니는 '孺人'이라고 쓰려니까 잘못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써야 합니까?
답) 귀하뿐 아니고 많은 분들이 고심하는 부분입니다. 古禮에는 부인들도 남편의 직급에 따라 봉작(封爵·벼슬을 줌) 했으니까 당연히 지방에 봉작된 명칭을 썼지만 현대는 일체 부인의 봉작제도가 없으니까 어떻게 쓸지 난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은 서기관으로서 중앙 부처의 과장인데 부인은 '孺人'으로 쓴다는 것은 더욱 곤란한 일입니다. 원래 '孺人'은 최말직(最末職)인 정9품과 종9품의 벼슬아치의 부인에게 봉작하는 직첨이지만, 선비로서 벼슬하지 못한 '學生'의 부인들에게도 '孺人'을 쓰도록 양해·묵인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남편이 벼슬을 못했을 때 그 부인에게 쓰는 명칭입니다.
서기관이면 대개 5품관(正郞級)으로서 그 부인은 '공인(恭人)'의 직첩을 받을 수 있으나 직첩을 받지 못했으니까 '恭人'으로 쓸 수도 없습니다.
남편의 벼슬이름을 '서기관'이라 쓰는데 부인을 벼슬이 없는 이의 아내같이 '孺人'이라 쓰면 실례이고, 직첩을 받지 못했으니 '恭人'이라 쓸 수도 없으니 '夫人'이라 쓰는 것이 무난할 것입니다.
한국 전례원 예절 100문 100답에서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