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5-10일 한일 시민들이 공동으로 일본 도쿄를 거쳐 아오모리의 롯카쇼무라지역 핵문제를 학습하는 한일시민공동 투어가 있었다. 시모키타 반도 롯카쇼무라 등 여러지역을 방문하면서 발표와 토론회를 가졌다. 그리고 배를 타고 홋카이도에 도착해 하코다테에서는 탈원발 기자회견과 집회및 시위행진(데모)으로 마무리 했다. 일본 도쿄등 수도권 참가단 대부분은 돌아가고 한국측 참가단과 일부 참석자는 일요일 하코다테 치토세교회에서 예배 참여를 마치고 귀국했고 나는 혼자 삿포로를 방문해 홋카이도 민의련 사무실을 방문해 가을의 방문일정을 준비했다. 일정별로 간략히 소개한다. (일본 투어 후 곧이어 Rio+20 방문차 남미를 방문하느라 경황이 없었고 여행 중 리오데자네이로 공항에서 등가방을 도난당해 수첩을 분실해 정리가 늦어 졌다)
6월 5일
아침 일찍 출발해 나리타 공항에서 JR기차로 가와사키에 도착해 통역을 도와줄 주현정님과 만나 가와사키의료생협 병원에 도착했다. 60년 역사를 가진 종합병원인데 의사인 하라 히로아키(原 弘明)이사장이 직접 나와 주셨다. 실무자와 함께 기본적인 소개를 한 후 작은 방으로 자리를 옮겨 빔프로젝터로 영상물을 보여 주면서 좀더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병원의 역사에서부터 설립 취지 그리고 현재의 사업과 활동 현황에 관해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6층 병동에서부터 한 층씩 돌아가며 안내를 해 주었는데 직원과 환자를 대하는 친절하고 격의 없는 태도에서 존경심이 들 정도였다. 병원설립 과정에는 조선인노동자들도 참여했다고 한다. 현재 안성의료생협과 정기적인 교류를 하고 있어 한국의 의료현황에 관해서도 이해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2시간의 설명과 안내를 마치고 이웃 진료소까지 소개하고서 헤어져 도쿄의 시나노마치(信濃町)교회로 이동했다. 일본교회로서는 꽤 큰 규모인데 품격이 보인다. 이번 투어 참가자들이 와서 자리를 잡고 있는데 낮익고 반가운 얼굴 여럿이 보인다. 몇 차례 만난적이 있는 일본 녹색당의 마쓰모토 나미호 공동대표와도 반갑게 인사했다. 도시락으로 저녁을 대신하면서 시작된 세미나에서 한국의 탈핵운동 현황을 발표했고 일본 측의 운동현황도 함께 소개하면서 토론했는데 한일 공동행동이 중요함을 함께 인식하는 시간이 되었다. 9시까지 마치고 인근 카페에서 아오야기주니치 선생과 좀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모두 다시 지하철로 도쿄역 버스터미널로 옮겨 예약된 아오모리행 야간 버스에 올랐다.
6월 6일
밤새 버스가 달리다가 중간에 몇 차례 쉬면서 아침 9시가 다되어서 미사와역에 도착했다. 하코다테로 직접 참여한 서울과 부산의 YMCA YWCA 실무자들 KNCC 이훈삼정의평화국장 생명평화연구소의 김용복박사와 합류했다. 다시 현지에서 준비해둔 대절 버스를 타고 고마키온천 아오모리야(靑森屋)에 들러 간단히 목욕을 하는데 자연 풍광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연못에서 잉어들이 탕 주변을 유유히 다니는 모습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온천의 규모도 무척 컸고 숙박과 쇼핑등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종의 원스톱 써비스에 해당하는 것 같다. 버스로 미사와 공회당에서 탈원전 활동을 해 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열심히 활동해온 야마타상임간사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목조건물로 지으진 슬로우카페 하라무로 이동해 준비해둔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기념촬영을 했다. 그리고 롯카쇼무라(6개의 마을이라는 뜻) 원전PR센터를 방문했다. 차세대에너지파크라는 제목이 의도를 설명해 주고 있었다. 우라늄에서부터 사용 후 핵발전소 연료를 재 사용하기 위한 갖가지 방안과 성과를 홍보하는 자리였다. 이른바 사용후 연로 재처리장으로 자리매김을 강요당하고 있는 롯카쇼무라 이야기였다. 지하 저장시설과 재처리된 연료의 운반선도 설명해 두고 있었다.
온천여관에 자리를 잡았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간단한 소개와 인사를 나누고 학습하는 시간도 가졌다. 다다미방에서 여럿이 함께 자는 즐거움도 크다. 한국 참가자들이 따로 시간을 내서 근처 이자카야에서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6월 7일
일찍 일어나 숙소 주변을 돌아 보면서 꽤 큰 강가를 산책했다. 아침 식사 후 田名部교회로 이동해 롯카쇼무라 지역 핵중간처리장 반대운동 사례에 관해 나자코 요코 회장(유치원장)의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1945년 8월 아오모리항에서 출발한 조선인 귀국선 우키시마호 폭침사건에 관한 현지 증언자가 당시의 사정을 설명하는 자리가 있어 관심을 보이며 따로 인사를 했다. 그래서 한국의 역사문제를 다루는 단체에게 8월 중에 열릴 예정인 추모식에 관해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시 버스로 이동해 오오마 해변에 닿았다. 혼슈의 최북단지역인데 기념탑이 자랑스럽게 자리잡고 있고 문어와 성게 등 건조 해산물을 팔고 있었다. 5백엔에 마구로 한접시를 먹을 수 있었다. 다시 건설중인 오오마 핵발전소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아소카하우스를 방문했다. 건설부지 옆 주택에서 혼자 살면서 회사측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모녀가 대를 이어가면서 반대 투쟁을 이어왔고 우리는 점심을 먹고서 사쿠라(벚꽃) 세그루를 식목했다. CNFE에서 준비한 기념돌판에는 참가자 모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쇼우지목사의 사회로 세명이 차례로 흙을 뿌리는 의식을 가졌다. 특히 고인이 되신 자신의 어머니의 삶에 관한 소래를 들으면서 반대투쟁을 계속해온 모녀의 삶에는 존경스러운 모습이 느껴졌다. ‘오오마 시민풍차’ 라고 소개되는 시민풍력발전소를 방문했다. 시민모금으로 만든 발전소인데 전력을 생산해 보급하고 있다고 한다. 초기부터 주도했던 아소카씨의 설명에는 절실함과 확신이 느껴졌다.
오후에 해안가 선호텔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강의가 시작되었다. 초기부터 롯카쇼무라 핵폐기물처리장 반대활동을 이와다 목사의 강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공동선언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고 준비해간 막걸리로 일본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6월 8일
아침 일찍 일어나 항구로 나가 7시 10분발 하코다테행 배를 타고 츠가루해협을 건넜다. 배 갑판중간에서 배를 따라 이동하는 돌고래를 보는 행운도 누렸다. 1시간 40분만에 하코다테에 도착하니 관광버스가 마중을 나와 주었다. 커다란 어시장에서 약간 시간을 내서 관광도 했는데 싱싱한 해산물이 활기를 느끼게 한다. 오징어 순대가 특산명물이라고 했다.
하코다테 해안에서 1940년대에 조선인 여성들이 위안부로 끌려와 온갖 고초를 겪다가 투신자살한 언덕 절벽 윗자리도 방문했다. 하코다테에서 토목기사로 일하고 있는 권용부선생께서 절절한 사연을 전해 주신다.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곳(立侍岬)이라는 생각에서 절벽 높은 곳에서 투신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았는데 당시 신문기사에 이런 사실이 보도되어서 확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현장에서 잠시 묵도했다. 하코다테 산에는 개항 초기에 프랑스인들이 설립한 가톨릭교회 러시아인들이 세운 정교회 영국인들이 세운 성공회가 커다란 사찰과 함께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었다. 시내 중심가의 타워에 올라가니 일본 본토로부터 침략이 시작되면서 막부정부와 메이지유신 세력과의 대결 구도에서부터 설명되는 역사가 소개되어 있고 별 모양의 성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고 하코다테 시가를 볼 수 있었다. 시내의 가톨릭교회에서 일본의 핵발전소와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등 현황관련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일본 측 준비자들이 차례로 발표를 하면서 현황을 설명해 주어서 이해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어서 공원으로 이동해 돌아보고 60m 타워에 올라가보니 고료카쿠성 공원과 하코다테 시내가 한눈데 들어왔다. 역사자료가 함께 전시되어 있어 하코다테와 홋카이도 근대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일본 중고생들이 수학여행인지 단체로 관람하러 오는 모습이 우리네 수학여행 풍경과 비슷하다. 자유시간을 가지다가 이동해 도착한 우리가 머물게 된 OOO호텔은 초대형 규모에 온천 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 식사자리에서는 개인별 상을 ㄷ자로 차려두고 여종업원이 무릎걸음으로 다니면서 써비스하는 일본 특유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옥상의 작은 노천온천에서 주변전망을 보면서 담화할 수 있어 여유로웠다.
6월 9일
여유있게 일어나 식사를 마친 후 택시로 하코다테 치토세교회에 도착했다. 탈원발(핵) 운동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어서 기자회견도 했다. 여러 신문에서 와서 취재를 했고 이어서 교회에서 준비해준 카레라이스 점심을 먹고 전차로 공원에 도착했다. 날씨가 쌀쌀했지만 모인 시민들의 열기는 높았다. 2시부터 시작된 집회에서 스위스에서 온 WCC 조나단이 발표했고, 한국의 김용복박사도 핵심적인 이야기를 하셨다. 아프리카 민속악기로 연주를 하면서 노래하는 젊은이도 있었고 독일에서 태어나기만 했다는 독일인도 탈원발 주장을 펼쳤다. 강연을 마친 후 구호를 외치면서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1시간 남짓 행진하는 동안 주민들의 반응은 별로 없어 조금 아쉬웠지만 간간히 미소와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이 있어 위로가 되었다. 어제 방문한 전망대 별 모양의 고료카쿠(五稜郭)성 공원에 도착해 다시 정리집회를 하고 마무리 지었다. 기념 촬영도 했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짐을 싣고서 일본내 참가자들은 하코다테 공항으로 돌아가면서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 남은 한국인 참가자들은 다시 호텔로 돌아와 쌀쌀한 날씨에 움추렸던 몸을 욕탕에서 풀고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저녁에는 권용부선생께서 다시 우리 모두를 안내해 함께 노래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호텔에 돌아오니 젊은 일본 투숙객들이 로비에서 작은 모임들을 하면서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6월 10일
일요일 아침이라 다시 치토세교회로 향했다. 일본 교회답게 예배는 차분하고 지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마친 후 간단히 인사하고 하코다테 공항으로 향했다. 피터와 그의 부인 이선생이 블루베리 농장을 하면서 정착해서 살고 있다니 반갑고 조금은 특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탈핵을 위해 국경없는 연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기 그지 없다. 공항은 작은 규모라 잠시 돌아보고 우동 한그릇으로 점심을 마치고 출국배웅을 하고서 권용부선생의 승용차로 안내를 받았다. 히타치공업의 박종석선생과 함께 셋이서 아이누선주민 민속가게를 방문해 인사를 나누기도 했고 가게를 들러 아이스크림도 맛 보았다. 해안가에서 손도 담궈 인사나누고 여러 곳도 돌아 보았다. 해안을 돌아 다시 하코다테 산으로 가서 잠시 돌아보고 삿포로를 방문하기 위해 하코다테 기차역으로 향했다. 고속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기차를 타기로 했는데 역 광장에는 고양시와 의 교류를 기념하는 나무가 식수되어 있었다. 하코다테역 2층에는 홋카이도에서 신칸선 철도 확장 공사 소개를 포함해 홋카이도 관련 역사가 간단하게 전시되어 잠시 둘러 보았다. 오후 4시 기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아름다운 풍경들을 즐기면서 삿포로에 도착해 관광안내소에 들러 지도랑 기초 자료를 얻고 예약해 둔 호텔을 찾아 갔다. 호텔에 짐을 풀고 나와 식사도 하고 몇 지인들에게 전화도 했다.
6월 11일
아침에 주변을 산책하고서 전화로 약속해 둔 홋카이도 민의련(민주의료기관연합회)를 찾아갔다. 통역을 도와줄 유학생 오명희님을 입구에서 만나 사무실로 들어가 1시간 반 정도 인터뷰를 했다. 민의련 사무국장을 비롯한 세명의 직원과 함께 민의련에 관해 설명을 들었는데 생협병원과는 좀 다르지만 의료 공공성과 민주적 의료를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는 설명도 듣고 자료도 챙겨 받고서 올 가을 교류단이 준비되는대로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약속을 받았다. 입구에서 기념 사진도 함께 찍고 사무실을 나와 바쁜 일정이 있는 오명희님과 헤어져 호텔에서 가방을 챙겨 삿포로역에서 도시락을 구입해 신치토세 공항행 전철을 타고 1시간을 달리면서 한적하게 식사도 하면서 도착하니 오키니와 공항처럼 국내선에는 큰 규모의 쇼핑시설이 펼쳐져 있었다. 각종 특산물과 공산품들이 손님을 끌고 있어 둘러 보다가 이스타 항공 비행기에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