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즈 클럽 아일랜드cc
골프존의 가상cc가운데 가장 어려운 코스로 소문이 나 있다.
일산지역에서 거주하는 농협 퇴직자들의 골프 모임인 '일산포럼'이 있다. 주로 스크린에서 자주 만난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에 일산 SI 스크린 9번방을 장기 고정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십수년동안 골프코스로 마스터즈 클럽 아일랜드 cc만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겹지 않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할 때마다 변화무쌍해 질리지가 않는다.
특히 좀 핸디가 높은 분이나 낮은 분이 같이 해도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하도 어렵다보니 필드에서 싱글골퍼도 번번이 보기플레어가 되고만다.
요즘 골프시즌을 맞이하여 국내 어느 골프장이나 만원사례라고 한다. 태국, 말레이시아 등 국외로 나가지 못하니 육지는 물론 제주까지 난리가 아닌 모양이다.
한마디로 배짱장사이다. 그린피, 카트비 심지어 캐디피까지 올랐다.
그렇다보니 한 번 필드에 나가는데 이것저것 합쳐서 근 3십만원이 들어간다. 어느 정도 준비된 은퇴자로 자부해왔는데 턱없이 오른 골프비용을 감당하긴 역부족이다.
그 대안으로 스크린골프가 제격이다.
굳이 필드에 안나가도 골프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이 골프장에서 칠자, 소위 진정한 싱글스코어를 달성하지 못했다.
얼마전 8오버로 한 타가 모자라는 바람에 칠자를 아깝게 놓쳤었다.
오늘은 좀 달랐다.
멤버도 좋았다. 그렇게 세게 구찌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제 농협 입사동기 모임의 정모날이라 남여주cc에서 라운딩을 가졌었다. 바람이 몹시 부는 가운데에서도 옛날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역시 골프는 잔디속에 핸디가 숨어있다는 말이 맞다.
지금까지 가장 잘 친다고 인정을 받아왔었는데 지난 해 중순 이후부터 좀 흔들리기 시작했다.
좀 더 잘 쳐보려는 욕심이 화근이었다.
이제 정상으로 거의 되돌아왔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않아 필드는 선뜻 내키지 않는다.
금년들어 필드에서의 실력을 되찾은 덕분에 스크린에서도 펄펄 날고있다.
오늘 그님이 오신 날이다.
그렇게도 염원했던 마스터즈 클럽 아일랜드cc에서 명실상부한 싱글을 달성했다.
어려운 홀에서 버디를 3개나 하고 고비고비마다 잘 넘겨서 달성한 것이다.
동료들의 축하메시지이다.
"드디어 7자 축하합니다. 이제 일산 포럼 졸업하세요. 프로전향!"(회장님)
"박프로
일산포럼 최초 7짜 축하 축하
3번은 7짜 그려야지 한번은 실력보다 운일수도."(신프로)
"아쉽네요^^ 실크형님이 계셨더라면 구찌를 해서 막았을 텐데 ^^
축하합니다 ㅎㅎ"(이프로)
골프가 참 웃기는 운동이다.
오늘같이 신들린듯이 잘 될 때가 있는가 하면 영 거시기할 때도 있다.
공통점은 둘다 재미있다는 것이다.
오늘 마침 그렇게도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내 에세이,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자] 가 나온 날이다. 경사가 겹쳤다.
운동과 공부, 둘다 내게는 소중하다.
살아생전에 가장 어렵다는 이 코스에서 칠자를 그려봤고 필드에서도 싱글, 이글 심지어 홀인원까지 했으니 이만하면 골프박사라고 해도 되겠다.
비록 알토란같은 내 돈을 수없이 빼앗아갔지만.
아, 아직도 짜릿하게 전율이 온다.
마지막 펏을 넣는 그 순간이 그렇게나 떨려서일까.
자가발전기를 돌려야 쓰것다. 누가 알뜰하게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박군의심정, 장하다! 멋져부러요 ㅋㅋㅋ
첫댓글 골프가 재미있습니다. 사실 재미있습니다. 시간과 돈을 많이 잡아먹지만.
오늘 골프얘기가 좀 길었습니다. 어제 잠을 설쳤는데도 꿈에 그리던 싱글까지 달성했으니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