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활화산 브로모를 가기 위해서는 말랑, 수라바야, 프로볼링고 세 도시에서 투어를 하는 방법이 있고, 산 아래 마을인 쩨모로라왕(Cemorolawang)에서 묵는 방법도 있는데, 우리는 뚬빡 세우(Tumpak Sewu)라는 폭포도 구경할 겸해서 말랑을 전초 기지로 삼았다.
족자에서 말랑으로 가려니 이동 수단이 만만치 않다. 한 번에 가는 기차가 있긴 한데 야간 열차 뿐이고, 다른 시간대에 환승하는 기차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버스도 12시간이 넘게 걸린다 하고... 그러다가 수라바야를 거쳐 가는 방법을 찾았다. 수라바야까지는 기차로 4 시간(일인당 3만원), 수라바야에서 말랑까지는 기차도 있고 버스도 있는데 우리는 cititrans라는 8인승 소형 버스 업체를 예약했다. (일인당 1만원 +, 2시간 정도). 수라바야와 말랑에서 한 차례씩 택시를 탄 비용이 합쳐서 3천원 정도 들었다. (수라바야에서 말랑까지는 에어컨 없는 중형 버스라는 더 저렴한 방법도 있다. 시티트랜스는 약간의 호사?)
2024.1.11
예약해 둔 기차를 타고 수라바야로, 그리고 소형 버스를 타고 말랑으로 이동했다.
숙소는 De'Boutique Style Hotel. 4박에 12만원이니 지금까지와 비교해서 숙박비가 좀 내려갔지만 숙소 컨디션은 4-5만원 주고 묵던 숙소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만족스럽다.
호텔 리셉션에서 브로모 투어를 문의하니 자체 프로그램은 없다면서 기사 명함을 한 장 주었다. 왓츠앱으로 연락했더니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인도네시아어로 소통, 새벽 투어를 예약했다. 입장료와 지프비 포함 총 비용 170만 루삐아, 14만원 정도?
2024.1.12
12시 반에 호텔에서 출발, 먼 길을 달려 2시쯤 되어 도착한 곳이 토사리 Tosari 주차장이다. 오토 캠핑장이 있는, 브로모 지프 투어의 출발지.
차를 마시며 지프를 기다리는 중에 나타난 인도네시아 아가씨들, 식당 의자에 놀려 앉아서 열심히 찍고 바르고 두드리느라 바쁘다. 옷차림은 수수함을 넘어 우중충할 정도여도 얼굴만은 빛이 나게 꾸며야 하는 게 이 나라의 문화인가? 유행일까?
2시 50분 경 지프가 출발했다. 구불구불 산길을 달리면서 보니 이미 길가에 지프가 많이 보인다. 킹콩 힐 입구에도 지프가 많이 서 있었지만 우리 지프는 제일 전망이 좋다는 프난자칸(Penanjakan) 전망대까지 내쳐 달렸다. 전망대에 도착한 시각이 3시 50분, 일출까지는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끈질기게 들이대는 아줌마에게 담요를 하나 빌려서 자리를 잡고 기다리다 보니 5시가 넘어서면서서서히 날이 밝아 온다.
해가 뜬 후에 다시 지프를 타고 이동해서 6시 반 경에 브로모 화산을 둘러싼 커다란 분화구 라우탄 파시르(Lautan Pasir. 모래의 바다)에 도착했다. 말을 타고 가기 위해서(?) 지프는 힌두 사원 까지만 가서 멈추고, 말을 타지 않은 우리는 걸어서 간다.
지프를 타고 험한 산길을 오가는 동안에 옆지기가 멀미를 했다. 토사리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차에서 뒷자리에 누워 왔는데 기사가 정말 조심스럽게 운전을 한다. 고마운 마음에 내일 뚬빡 세우를 같이 가기로 예약했다. 제시한 금액이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850리부) 흥정 없이 오케이.
점심은 호텔 식당에서, 저녁은 호텔 앞 베트남 식당에서. 그리고 길거리에서 두리안 한 통.
2024.1.12
뚬빡 세우는 독특하게 생긴 크고 중장한 폭포다. 폭포 위에는 크지 않은 개천이 하나 흘러올 뿐인데, 절벽 윗부분 일정한 높이에서 수 많은 물줄기가 나와 아래로 쏟아진다.
말랑에서 70킬로미터 정도 거리인데, 대중교통편은 없으니 투어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꼬불꼬불 산길이 많아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입장료는 위 아래에서 두 번 받는데, 50리부와 20리부, 도합 70리부다.
돌아오는 길에 노점에서 100리부짜리 최고급 두리안을 하나 사 먹고,
벽화 마을(Kampung Warna warni)을 들렀다. 우릴 벽화 마을 입구에 내려 주고 가라고 했지만, 기사는 기다리겠다고 고집했고, 결국 한 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호텔까지 태워다 주었다.
벽화 마을 입장료는 10리부였고, 안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매장이 있어서 우리는 컵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