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안내할 사람이 트럭을 몰고 나타납니다.
우리는 그를 따서 서울역을 지나 중림동으로 갑니다.
중림동에서 아현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차가 섭니다.
우리가 밖으로 나와 주위를 살펴보니 차 옆에는 높은 돌담이 쌓여 있고
그위에는 멋진 집들이 가득합니다.
`아 여긴가 보구나 ! 그러면 그렇지`
나도 이제 저런 집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희망과 자랑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안내한 어른이 우리를 데리고 바로 옆으로 들어가는 골목으로 가는데
골목 한 쪽에는 판자집들이 쭈욱 늘어서 있습니다.
우리를 아내한 분이 네번째 판자집을 가리키며
"여기입니다"
라고 하는게 아닌가?
`헉 우리집이 판잣집?`
판자집이라는 것은 그대로 판자 쪼가리와
망가진 양철 쪼가리와 나무,곽대기, 쪼가리들을
덕지덕지 붙여 지은 집을 판잣집이라고 하는데 거지들이 사는 집입니다.
매형이 나에게 다가와서
"세근아 우리집이 판자집이라서 놓랬지?"
"예? 아니예요"
"우리도 좀 참고 살다보면 좋은 집에서 살 날이 올것이다"
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자 1평도 안되는 마루가 나오는데
마루를 들어올리자 거기에 연탄 구멍이 있는데
거기에서 취사를 다 한다고 합니다.
방은 2개인데 한평도 안됩니다.
하나는 매형 가족들이 쓰고
나는 다른 방을 혼자 쓰게 하십니다.
그렇게 하여 판잣집에서 하룻밤을 지냅니다.
새벽이 오자 아주 가까운 중림동 약현 성당의 종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모두 일어나 성당 미사에 가자"
라고 메형이 우리를 깨웁니다.
우리가 성당에 가자 성당이 고틱식의 성당이라서 아름답지만
장호원 우리 고향의 매산에 있는 매괴성당 보다는 한참 뒤떨어집니다.
(계속)
첫댓글 아멘 아멘 매형님께서 지금흐뭇해 하실거에요
명인효소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내일은 크리스마스네요 님과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