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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와 윈두 가격에 담긴 전략. 커피는 로스팅을 한 순간부터 빨리 마셔야 한다. 원두가 산화할수록 맛은 물론 가치도 떨어진다. 이를 의식한 가격 설정은 상당히 재밌다. 모든 커피는 원두별로 가격이 다르다. 당연히 원두 150그램에 대한 가격도 다르다. 카페 마메야에서 정확하게 몇 그램을 사용한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양은 모른다.
카페 마메야에서는 커피와 원두 두 가지만 판매한다. 흥미로운 게 메뉴판에서 구매 기준이 1 cup과 그램이다. 물론 카페에서 원두를 그램 단위로 파는 건 일반적이다. 또한 커피는 음료쪽으로 원두는 따로 메뉴를 만드는 편이다. 그렇지만 이곳은 1컵과 그램을 같이 배열했다. 우리는 종종 무게 기준이 다르면 헷갈린다. '소고기 1근 주세요'와 '소고기 600그램 주세요'는 같은 말이지만 느낌이 전혀 다르다.
만약 카페 마메야에서 커피 1잔에 사용하는 원두를 대략 20그램을 기준으로 삼고 계산해보자. 그렇다면 150그램은 대략 7잔 정도다. 내가 마신 우간다 원두의 경우는 1컵에 800엔이고 7잔이라고 하면 4200엔이다. 그런데 150그램은 3,500엔이다. 오! 150그램이 더 이익인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렇게 계산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표시 단위에 차이를 두어서 원두를 구매하게 유도하는 전략은 원두 회전율을 위해 선택한 당연함이라고 생각했다. ♧ 미감과 결합한 서비스 기획
글을 처음 시작하며 카페 마메야는 일본 미감을 매장에 충분히 녹아냈다고 이야기했다. 기본을 중시한 정신, 직선과 간결함을 강조한 인테리어, 질감을 돋보이게 하는 건축, 따뜻한 전구색 조명, 분재와 노지 정원을 합친 공간 디자인, 빛과 대비로 만들어지는 그림자 등 일본 미감 핵심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아름다움. 여기에 훌륭한 커피 맛은 카페 마메야를 더욱 완벽하게 만든다. 기획을 짜는 일에서 논리는 매우 중요하다.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만들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기획의 근간에 나온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 기준을 제공한다. 그렇지만 기획에 미감을 담아 사람들에게 더욱 다가가게 하려면 언제나 '사람'을 향해야 한다. 블루보틀이 '공간', 스타 벅스 리저브는 '콘텐츠'라면 카페 마메야는 '대화'다. 국적을 따지지 않고 그 사람의 취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대화'만큼 좋은 게 없다. 또한 예부터 카페 문화의 핵심이 '대화'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카페 마메야의 선택 업의 본질을 탐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카페 마메야의 전신인 오모테산도 커피는 이같이 업의 본질을 찾기 위한 과정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난 오모테산도 커피 시절에 이곳을 오지 못했다.)
오히려 블루보틀, 스 벅스 같이 자본이 풍부한 기업보다 마메야 같이 '대화'를 통해 서비스를 이끌어가는 점이 오히려 적용하기 더 쉬운 면도 있다. 그렇지만 이 역시도 커피에 대한 확실한 지식과 경험이 뒷받침된다고 생각한다. 카페 마메야는 '커피를 고르는 매우 짧은 시간'을 매우 밀도 있게 다룬다. 마치 아주 짧은 시간 이었지만 오랜 시간 많은 경험을 나누었다고 해야 할까? 카페 마메야의 분위기는 엄숙하지만 사람들은 그 안에 호탕하게 커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 호탕함을 만들어내는 건 그들이 그동안 쌓아 놓은 경험이 쌓은 밀도다. (크리에이터 조성은님의 글을 발췌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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