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신을 지켜줄 자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심지어 우리를 이용하려든지, 위해를 가하려든지, 사기를 치려 드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아주 조심스럽게 상황을 잘 분별하는 자아가 필요합니다. 만일 저 자신을 지키지 않고 그들이 저를 해치게 내버려 둔다면, 어떤 의미에서 저는 그들의 악행을 허용하고 방조하는 일이 될 지도 모릅니다.
자비에 대한 불교적 가르침에 대해서는 우리가 두 가지 원칙을 유념해야 합니다. 첫째, 어떤 사람이 여러분을 해치려고 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여러분 자신은 결코 번뇌를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만일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진정한 자비심으로 상황을 대면한다면, 그런 나쁜 상황이 지속되지 못하게 하거나,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계속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원칙은 ①번뇌를 끊은 자비, ②해를 그치게 하는 자비입니다. 예를 들어 길을 가다 미친 개가 여러분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여러분은 지체 없이 미친 개를 피하거나, 피할 수 없다면 발로 차거나 밀어 던져서 물리지 않게 자신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게 자신을 위하고 개를 위한 현명한 일입니다. 만일 그러지 않고 ‘부처님이 술 취한 코끼리를 다스렸듯이 나도 미친 개에게 자비를 베풀리라. 개야, 나를 물고 싶으면 네 마음대로 물어라’ 그러면 개는 나에게 달려들어 물 것이고, 나는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아마도 미친 개는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에게 마취 총을 맞고 폐사될 운명에 처하겠지요. 어떤 사람이 자타에게 고통과 불행을 가져올 결과가 뻔히 보이는 악행을 저지르는 경우 우리는 자비심을 갖고 그 사람의 악행을 멈추게 해야 합니다. 말로서 타일러도 안 될 때는 법적, 물리적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그 악행을 멈추게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