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장례를 치른 숨은 두 제자
(요한복음 19:38-42)
서 론 :
이제 해가 기울면서 그렇게도 요란했던 골고다 언덕은 정막이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 좌우 편에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두 강도들은 이미 숨을 거두었습니다. 예수님도 그의 죽음이 확인되었습니다. 구경하러 올라온 백성들도 머리를 흔들며 예수님을 모욕했던 무리들도, 대제사장들, 서기관들, 장로들도 다 흩어졌습니다. 십자가 밑에서 주님의 옷을 제비 뽑아 나누던 로마군병들도 내려갔습니다. 끝까지 골고다에서 되는 모든 일을 바라보고 "심히 두려워하여 가로되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고 고백한 백부장과 예수를 지키던 자들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다만 두려움에 떨면서 예수님의 시체를 염려했던 몇 명의 여인들만이 사태의 추이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때 아리마대 사람 요셉과 밤에 예수님께 나왔던 니고모데가 어둠이 깔려 가는 적막한 골고다 언덕 위로 올라온 것입니다.
1. 요셉과 니고데모
예수님의 제자라고 하면 언 듯 열 두 제자들을 연상합니다. 그러나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나 니고데모와 같은 사람들도 알려져 있지 아니한 제자들입니다.
(1) 아리마데 사람 요셉은 이스라엘의 존경받는 존귀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의 신분에 대하여 성경에는 부자라고 했습니다(마25:27). 이 사람은 또한 경건한 자라고 했습니다(눅23:51). 이 사람은 하나남의 나라를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막25:43). 요셉은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 진리를 따른 참 제자였지만 유대인을 두려워하여 제자임을 은휘해 왔다고 했습니다. 그가 예수의 제자임을 이처럼 숨긴 이유는 유대인들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은 이미 산헤드린 공회에서 공식적으로 결의한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요9:22).
그러나 그는 공회에서의 재판과정에서 가타고 하는 찬성표를 던지지 아니했습니다. 이 일은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신앙의 진실함을 보여 주는 일입니다. 요셉은 골고다에서 되어진 모든 일을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그는 신앙적인 용기를 가지고 빌라도를 찾아갔습니다. 이제 그는 혹시 공회에 알려져서 이로 인하여 출교 당하면 당하리라고 하는 결심을 한 것입니다.
(2) 니고데모는 주님으로부터 이스라엘의 선생이라고 인정을 받은 사람입니다. 이 사람 니고데모 역시 요셉과 함께 산혜드린 공회의원이었습니다. 이 니고데모는 이날 밤 이처럼 예수님을 만난 이후 예수님을 믿었고 주님의 제자가 된 것입니다. 니고데모는 예수님을 잡고자 하여 공회에서 이 문제에 대하여 토의할 때, 예수님을 무조건 정죄하려는 바리새인들을 향하여 담대하게 "우리 율법은 사람의 말을 듣고 그 행한 것을 알기 전에 판결하느냐"는 발언을 하는 일로 인하여 "너도 갈릴리에서 왔느냐"고 하는 핀잔을 받았습니다(요7:45-52).
이 니고데모는 십자가에 달려 있는 주님의 시체에 대하여 요셉과 협의하여 제각기 자신들이 할 일을 분담하기로 한 것입니다. 니고데모가 분담한 일은 시체에 바를 몰약과 침향이였는데, 그는 이것을 백근쯤 가지고 주님의 시체가 있는 요셉의 무덤으로 갔습니다(몰약이나 침향 100근은 72파운드에 해당됨).
2. 진실한 두 제자들의 모습
이들이 시체를 처리해야 할 시간은 안식일 전 예비일이었습니다. 이 날은 안식일을 위해 예비하는 금요일로 대단히 분주한 날입니다. 그들은 부지런히 유대인들의 장례법대로 예수님의 시체를 처리했습니다.
(1) 이들이 주님께 바친 사랑은 거짓이 없는 사랑입니다. 주님께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은 주님을 위해 핍박을 당할 때, 그때 나타나는 것입니다.
(2) 이들의 사랑은 물질을 드린 사랑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입으로는 주님을 잘 섬기지만 물질로 섬기는 일에는 너무나도 인색할 때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네 보물이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6:21).
(3) 두 제자의 사랑은 실천적인 사랑이었습니다. 실천이 따르지 아니한 사랑은 위선입니다. 말로만 보내는 사랑은 가치 없는 사랑입니다(약2:18).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입술만의 사랑에 대하여 깊이 탄식하시면서 이사야로 이처럼 말씀하셨습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존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마15:8, 사39:13).
결 론 :
요셉이 자신의 무덤에 주님을 장례한 일은 영적으로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요셉이 주님의 죽으심에 연합하여 죽은 것입니다. 자신의 죽을 몸 대신 예수님의 죽으신 몸이 들어갔으니 예수님은 요셉을 위해 대신 죽으신 것입니다. 그리고 요셉은 또한 이 주님의 죽으심에 연합하여 육신의 사람이 죽은 것입니다(롬6:4-9). 그뿐 아니라 주님은 요셉의 무덤에서 다시 살아 나셨습니다. 부활하신 것입니다. 이는 또한 요셉이 그리스도와 함께 그의 부활에 연합되는 사실을 의미해 주고 있습니다. 이 두 제자들의 주님께 대한 사랑의 장례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남이 두려워 할 때 자기가 나타나고, 남이 기피할 때 스스로 위험한 일을 담당하며, 남이 주저하는 일을 자신이 선 듯 나서는 일은 주님께 대한 진실한 사랑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주님께 거짓이 없는 사랑, 이들처럼 희생적인 사랑을 드릴 수 있는 성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