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 중에는, 예약제로 받는 자연음식점을 내는 것도 있었어요.
그 꿈은 나이 들고, 무릎이 자꾸 아프면서 접었고, 가까운 사람들과 음식 차려 밥 먹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어요.
음식에 관심이 많기에 고른 영화^^

헬싱키의 길모퉁이에 새로 생긴 카모메 식당을 운영하는 사치에.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지만 한달 째 손님이 없어요. 그래도 꿋꿋이 매일 아침 음식 준비를 하는 그녀.
일본만화 매니아인 토미가 첫 손님으로 찾아와 대뜸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를 묻는데 사치에는 대답을 잘 못해주어요. 그러다 책방에서 우연히 만난 미도리가 주제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불러주었고 가사를 적어주기도 했지요. 그렇게 인연이 된 미도리. 두 번째 여인 미도리는 눈을 감고 세계지도를 손가락으로 찍은 곳이 핀란드여서 이곳까지 왔다고 하네요
핀란드 헬싱키의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던 영화.
영화는 특별한 사건없이 사람들의 잔잔한 일상을 물 흘러가듯 표현했어요.
낯선 곳에서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살아가는 세 여자의 이야기가 왠지 가슴 뭉클하고 용감무쌍하게 여겨지기도 하고 또, 부럽기도 하네요.
극중 카모메 식당으로 소개된 곳은 실제 헬싱키에 위치한 카하빌라(kahvila) 수오미(suomi)라는 식당. 카하빌라는 카페라는 뜻, 수오미는 핀란드라는 뜻이라네요.

사치에가 날마다 가는 하카니에미 시장은 헬싱키 중심에서 지하철로 5분 거리에 있는 시장으로 주로 야채, 과일 등을 팔아요.
2012년에 이 시장에 갔던 기억이 나요. 물건값이 결코 싸지 않았던 기억...

세 번째 여자 마사코가 짐을 잃어버려서 날마다 나와 짐 찾으려고 전화통화를 했던 이 곳.
이 장면은 저에게 귀한 추억을 살려주는 곳이에요.
2012년 9월 6일...
저는 이곳에서 배를 탔어요. 저 멀리 보이는 실야 라인...
이곳 헬싱키에서 페리 '실야 라인'을 오후 5시에 탔고, 다음날 오전 9시 30분 스톡홀름 항구에 도착했지요.

세 번째 여자는 카모메 식당의 첫 번째 손님, 일본만화 매니아 토미에게 물어요.
"핀란드 사람들은 어째서 그렇게 여유로울까?"
그러자 토미는 그 이유를 숲이라고 대답하지요.
그리고 마사코는 곧장 숲으로 달려가 버섯을 땁니다.
마사코가 간 곳은 헬싱키에서 차로 4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눅시오 국립공원인데
실제로 이곳은 버섯이 많이 자라 사람들이 따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낯선 곳에 정착하게 된 세 여자.

영화는 이질감 때문에 충돌한 낯선 문화를 보여주다가
여러 사람이 모여 주먹밥을 먹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그 문화들이 서서히 녹아드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문화의 충돌을 이어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 영화는 그것이 바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사람, 따스한 사람...
어떤 일이든지 결국 문제의 열쇠는 사람이 갖고 있다라는 것이겠죠?
잔잔하고 편안한 영화,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을 돋구어주는 일본의 소박한 음식들..
* 일본의 주먹밥은 말 그대로 주먹만하네요.
주먹밥 하면 한입에 쏙 들어가는 밥이라고 생각했는데...
첫댓글 먹는 영화는 보면서 힐링되는 거 같아요.
저도 이영화 보려고 찜해두었는데 아직 못봤네요.
2012년 북유럽 여행이 생각 나서 더 애틋했던 영화^^
이 영화감독이 주로 이렇게 잔잔한 영화를 만드는데요, 첫번째와 세번째 여자가 주로 나오더라고요.
첫번째 여자는 다른 영화에서도 요리하는 게 많이 나오던데
요리를 진짜 잘하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요.
제목은 기억이 안 나는데 태국에서 음식점하는 걸로 나오기도 했거든요.
그렇군요. 내 눈에는 둘다 평범하게 보이는데 감독 눈은 다른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