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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도 남일 아냐"…40년 된 은행, 초고속 파산에 비상 / 23. 03. 14.
➡SVB 파산시킨 '폰 뱅크런'
➡'36시간 만의 파산' 뜯어보니
➡스마트폰 몇 번 누르면 인출 끝
➡하루 새 예금 55조 빠져나가
➡업계 "창구 뱅크런은 이제 옛말"
➡韓, 모든 금융사 계좌 연결
➡금리 노마드족 24시간 이동
➡"쉬워진 머니무브 양날의 칼"
“매일 너무 많은 자금이 너무 빠르게 들고 나는 것을 보며 한동안 잠을 못 잤습니다.”
지난해 말 금융회사들이 예금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수신 금리를 올리던 때의 상황을 한 인터넷은행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가파른 기준금리 상승과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자 당시 금융사들은 저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고금리를 좇는 돈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에서도 하룻밤에 수백억원씩 이동했다. 24시간 열린 모바일 뱅킹 앱과 모든 금융사 계좌를 한데 연결할 수 있는 한국만의 오픈뱅킹 인프라 덕분이다.
➡ ‘디지털 뱅크런’ 취약한 한국
총자산 276조원, 설립 40년 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단 36시간 만에 ‘초고속 파산’ 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은행의 파산은 근본적으로 대규모 테크기업 예금에 치우친 독특한 조달 구조와 금리 인상에 취약한 허술한 자금 운용 탓이 크다. 하지만 SVB의 유동성 위기가 알려지자마자 하루 만에 55조원이 빠져나가고, 다음날 영업 정지까지 이른 데에는 디지털 뱅킹이 활성화된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은행 창구에 직접 달려갈(run) 필요 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 두드리는(tap) 것만으로 예금 인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뱅크런’ 대신 몇 시간 안에 은행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는 ‘뱅크탭’ 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한국도 이런 뱅크탭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역설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뱅킹 인프라를 갖춘 탓이다.
스마트폰 사용률 세계 1위, 경제활동인구 대부분이 은행 계좌를 보유한 한국은 인터넷은행 등장과 함께 모바일 뱅킹 편의성도 크게 높아졌다.
2019년 12월 정부 주도로 도입된 오픈뱅킹은 여기에 불을 붙였다.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모든 금융사의 자금을 하나의 앱에서 클릭 한 번으로 수수료 없이 조회하고 송금할 수 있게 되면서다. 이렇게 넓은 범위로 한 번에 모든 계좌를 연결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당시에도 금융시스템 안정성 저하와 관련한 우려가 있었지만 금융업의 경쟁도를 높이고 혁신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도입됐다.
➡ 과도한 ‘머니무브’ 위험
‘은행 과점 해소’를 내건 정부는 ‘머니 무브’를 더욱 쉽게 할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에 이어 오는 4~6월 시범 운영을 예고한 온라인 예금 중개업이 대표적이다. 대형 플랫폼에서 모든 예금취급기관의 예·적금을 비교하고 가입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작은 금리차에도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고, 건전성이 취약한 금융사가 고금리로 무리하게 예금을 유치하는 행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에 금융당국도 한때 ‘신중론’으로 돌아섰다가 최근 다시 급물살을 탔다. 여러 안전 장치에도 전문가들은 유동성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경고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특정 한 곳의 예금 유출이 쏠리면 신규 대출 중단, 기존 대출 회수 등 신용 경색이 발생할 수 있고 극단적으로는 뱅크런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부동자금 비중이 높은 국내 은행 조달 구조도 머니 무브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조달 자금 중 수시입출식 예금 비중은 2007년 37%에서 작년 6월 44%로 늘었다. 6개월 이하 단기예금도 21%에서 40%로 급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 언제든 이런 부동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갈 수 있는 구조”라며 “소비자 편의도 좋지만 금융 불안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_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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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수익구조 달라...대출 위주·1억 이하 대부분
https://tv.kakao.com/v/436462580
앵커 : 미국 실리콘밸리뱅크의 파산과 관련해 우리나라 은행들은 괜찮은 건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수익을 내는 구조가 달라 비교적 안전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지만, 금리 상승기가 이어진다면 부실 대출이 많은 곳부터 타격받을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 미국 스타트업 주거래 은행이었던 실리콘밸리뱅크는 기업의 큰돈을 주로 맡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금자보호 범위를 넘는 돈이 87.6%에 이르렀고 불안한 고객들이 서둘러 돈을 빼간 게 사태를 키웠습니다. 또 자산의 절반 이상을 채권 같은 장기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영업구조는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 두 가지가 우리나라 은행과 가장 큰 차이로 꼽힙니다. 예금은행들은 수익을 내는 방식이 투자보단 대출입니다.
국내 주요 은행의 수신 대비 여신 비율은 90% 이상으로, 40%대에 불과했던 실리콘밸리뱅크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금리가 급격히 오르자 은행들이 손실은커녕 막대한 이익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합니다. 자금을 조달하는 예금도 기업보단 가계 돈이 많고 계좌 대부분이 1억 원 이하입니다.
5천만 원까지는 보호를 받기 때문에 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단 의미입니다.
추경호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국내 금융기관은 자산·부채 구조가 실리콘밸리 은행과 상이하고 유동성이 양호하여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기초 체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도 유가 증권 투자 비중이 높지 않고 대출 위주로 자금을 운용한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다만, 지난 2년간 거액 예금 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데다,
시장 악화로 부실 우려가 커진 부동산 PF 대출 비중이 현저히 높은 점은 위험 요인입니다. 여기에 연체율이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도 걱정입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저축은행은) 금리 상승기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그런 PF 사업장에 대한 대출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죠. 금리 상승에 있어서 취약하다는 점은 (실리콘밸리뱅크와)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기관의 유동성이 건전해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작은 불씨에도 파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_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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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산 더 나오나”... 불안한 시장, 은행주 폭락 이어 폭등 대혼돈 / 23. 03. 14.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10일 파산한 이후 연방준비제도와 재무부가 "모든 예금을 정부 자금을 지원해 지급하겠다"라고 밝혔지만 공포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13일 미 증시에서 은행주가 폭락했다. 다음날 대부분 주식은 큰 폭으로 반등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사진은 13일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지난 10일 파산한 이후 연방준비제도가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공포감을 떨쳐내지 못하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스타트업과 IT(정보 기술) 기업 전문 은행인 SVB에 이어 가상 화폐에 특화된 뉴욕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하고, 고액 자산가 예금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도 파산 직전까지 가는 등 위험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 발생하자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 것인지, 연준의 대처가 위기를 막을 수 있을지 등을 지켜보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폭락했던 미국 은행주는 14일 개장 직후 일제히 폭등하는 등 널뛰기를 하고 있다.
‘공포 지수’ 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도 급등락했다. 13일(현지 시각) 오후 6개월 만의 최고치인 30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14일 미국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로 8개월 연속 둔화되면서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하락했다.
금융 불안으로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채권 금리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3일 36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인 0.57%포인트 하락하며 연 4.03%로 거래를 마쳤는데, 다음 날엔 개장 직후 0.29%포인트 반등하면서 크게 오르내렸다.
➡ 살얼음판 금융시장, 지표 급등락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에 대처하기 위해 연준과 재무부가 지난 12일 “예금을 전액 지급하도록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계속 흔들리고 있다. 연준의 발표 이후 처음 열린 13일 미 증시에서 은행주는 일제히 폭락했다가 다음 날인 14일 개장 직후 급등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처럼 예금자 보호 한도(25만달러)를 넘어서는 예금이 많거나, 최근 가격이 급락한 채권을 많이 사둔 은행 주가가 특히 큰 폭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파산 위기에 빠졌다가 지난 12일 JP모건과 연준에서 간신히 자금을 조달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가는 전날보다 61.8% 폭락했다가, 14일엔 개장 직후 57.8% 반등했다. 이 은행은 부자들의 자산 관리에 특화돼 예금자 보호 한도를 넘어서는 자금이 68%(지난해 말 기준)나 되는데, SVB 파산 이후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돈을 인출하기 시작하면서 위기에 빠졌었다. 자이언·팩웨스트·웨스턴얼라이언스 등의 중소 은행 주가도 13일 각각 25.7%, 21.1%, 47.1% 폭락했다가 다음 날 오전 대부분 크게 반등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 ”은행 파산 이어지나” 여전한 불안감
은행주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연준과 재무부의 전방위적인 진화가 예금자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은행의 실패를 막기 위한 까다로운 규제를 다수 도입했지만 역부족이었을지 모른다는 공포가 번지는 상황이다. 주가가 바로 회복되고 금융시장이 안정된다면 제2의 ‘리먼 사태’가 효과적으로 차단될 전망이지만, 은행 추가 파산 가능성 등 불안 요소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미국 은행의 연쇄 파산 사태는 2020년 코로나 이후 돈이 많이 풀린 상태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처를 위해 기준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발생했다. 경제가 식으며 돈이 필요해진 기업과 개인들이 예금을 대거 인출하자 이 돈을 돌려주기 위해 은행이 보유한 채권 등을 헐값에 팔 수밖에 없어 손실이 발생하고, 이를 본 예금자들이 앞다퉈 돈을 빼는 ‘뱅크 런(bank run·대규모 예금 인출)이 일어나 은행이 무너진 것이다.
_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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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만 넣어볼까…파킹통장보다 좋다는 초단기예금, 뭐길래 / 23. 03. 14.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금융시장 혼란이 이어지면서 단기 예금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투자 대기자금 예치에 적합했던 파킹통장 금리가 최근 떨어지면서 1개월 만기 정기예금 을 비롯한 초단기 예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KDB산업은행이 만기를 1개월부터 최장 60개월까지 선택할 수 있는 ‘KDB 정기예금’을 지난 13일 출시했다. 만기를 1개월로 설정해도 연 3.3% 금리를 지급한다. 웬만한 파킹통장보다 이자가 쏠쏠해 단기자금 예치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하루만 맡겨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던 파킹통장 금리는 지난달부터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권에서 고금리 파킹통장을 많이 내놨었는데, 지금은 연 3%대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찾아보기 힘들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한때 파킹통장에 연 3%중반대 금리를 책정했었지만 지난 10일부터 금리를 연 2.8%로 낮췄다. 인터넷은행의 파킹통장 금리는 14일 기준 케이뱅크 연 2.7%, 카카오뱅크 연 2.6%다.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 신모(32) 씨는 1~3개월 만기 예금을 여러 군데 가입해뒀다. 신씨는 “언제 얼마나 돈이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인데 파킹통장에 넣어두기에는 금리가 조금 아쉬워서 초단기 예금을 여러 개 활용하고 있다”며 “만기가 돌아오면 그때 상황에 맞게 필요한 데 쓰거나 또 다른 상품에 넣을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기존에도 은행권에서는 만기를 1개월로 설정할 수 있는 정기예금 상품들을 종종 판매했지만, 1개월 만기 예금 금리가 2금융권 파킹통장보다 높아진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신한은행는 1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연 3%를 책정했다. IBK기업은행은 개인고객도 가입할 수 있는 정기예금의 최소 만기를 1개월로 두고 1개월 만기 선택시 금리는 연 2.95%를 제공하고 있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간의 폭도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예금은행의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연 3.61%로, 1년 만기 금리인 연 4.1%와 0.49%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1년 만기 정기예금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단기 예금이 시장의 대기자금을 일부 끌어당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 변동을 비롯한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대기자금 수요와 이번 SVB 파산 여파로 인한 주식시장 혼란이 겹치며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수요가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이번달 FOMC 방향이 어느정도 나올 때 투자에 나서려고 기회를 모색하는 대기자금이 단기 예금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부터는 1개월 만기 적금도 출시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개정된 ‘금융기관 여수신이율에 관한 규정’으로 인해 기존 최소 6개월인 은행 적금 최단 만기가 1개월로 단축됐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통화위원회는 단기 예·적금에 대한 수요 증대 등을 고려했다.
한편 저축은행 파킹통장 금리의 힘이 빠지자 대표적인 고금리 상품인 증권사의 CMA통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CMA는 파킹통장처럼 수시입출금이 가능해 자금을 잠시 예치하기에 좋다. CMA 중 일반적으로 가장 금리가 높은 ‘발행어음형’ 상품은 현재 연 3.7%대로 나와있다. 증권사에 계좌를 갖고 있다면 증권사 상품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
14일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연 3.75%를 제공하고 있고 KB증권, NH투자증권 등에서 연 3.7%를 제공 중이다. 발행어음형 CMA는 예금자보호대상은 아니지만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만 발행해 위험성이 매우 낮은 상품이다.
_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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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전역 떠돌아 다니는 '지역은행 위기설' / 23. 03. 14.
샌프란시스코 퍼스트리퍼블릭
장중 62% 추락 뒤 시간외 반등.무디스,
지역銀 6곳 신용하향 검토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금융당국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대해 ‘예금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지역은행으로 확산한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지역은행 주가는 13일(현지시간) 정규장에서 급락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급등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31.21달러로 61.8% 추락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15.4% 반등해 36.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또 다른 지역은행인 팩웨스트뱅코프는 장중 21.1% 떨어졌다가 시간외거래에서 21.7% 올랐다.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도 장중 47.1% 하락했다가 5.3% 상승하는 등 주가가 널뛰었다.
중소형 지역은행의 대규모 예금 인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케이스 호로위츠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고액 예금 비중이 높은 지역은행은 SVB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예금 인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이들 은행은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금 보호한도인 25만달러 이상의 예금을 보유한 고객들이 불안감을 느껴 다른 은행으로 예금을 분산할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 코토스키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보호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이 대형 은행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비롯해 자이언스뱅코프,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 코메리카, UMB파이낸셜 등 지역은행 6곳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미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 수준인 ‘C’로 매기고, 등급 전망은 철회했다.
_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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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속 고금리'로 불거진 SVB 사태, 금융위기 도미노 되나 / 23. 03. 14.
1년 만에 4.5%포인트 올라간 미 기준금리
'SVB는 시작일 뿐'… 도미노 파산 우려
규모 14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위기설
'금리 동결' 확률 급등… "금융위기는 아냐"
⬆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의 SVB 로고 간판. 실리콘밸리
미국 은행 자산 규모 16위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은 미국이 지난 1년간 밟아온 초고속 금리인상의 청구서다. 미 금융당국이 서둘러 예금자 보호 조치를 내놓으면서 SVB의 주요 고객인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금 경색은 막았지만, 시장에서는 제2, 제3의 SVB가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 금리인상 1년, '파산 청구서' 날아왔다
14일 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는 4.50~4.75%다. 정확히 1년 전 연준은 제로금리 시대를 끝내고 3년 만에 금리인상에 나섰다. 연준은 0.25%포인트를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시작으로 0.75%포인트까지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도 불사했다. 연준이 8차례 연속 액셀을 밟은 결과, 1년 만에 미 기준금리는 무려 4.5%포인트가 급등했다.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는 고육지책이었다. 금리인상은 지난해 6월 9.1%를 기록했던 미국 물가상승률을 올해 1월 6.4% 수준으로 낮췄다.
견고한 고용을 등에 업은 미국 경제는 고금리 기조에도 그럭저럭 버텨왔다. 하지만 오래갈 순 없었다. SVB 파산이 그 전초로 여겨진다. 고금리의 역습이 시작된 셈이다.
SVB는 제로금리 시절 유입된 자산의 대부분을 국채 등에 투자해 만기보유증권으로 가지고 있었다. 만기보유증권은 매도가능증권과 달리 채권의 만기 때까지 보유할 의도와 능력을 표시하는 채권이다. 2021년 말 SVB의 만기보유증권 규모는 1년 전 대비 6배 늘어난 98억 달러로, 전체 자산 비중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는 미국의 다른 은행들 대비 2배 정도 많은 수준이다.
안전한 투자였지만, 만기가 긴 채권에 대규모 투자는 유동성 위험을 간과했다. 고금리 탓에 투자가 줄어든 주요 거래 기업들은 임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SVB 계좌에 맡겨둔 돈을 야금야금 인출했고, 채권에 자금이 묶인 SVB는 늘어나는 출금을 메우지 못할 상황에 몰렸다.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으로 이미 18억 달러 규모 손실까지 발생했다. 이에 22억5,000만 달러 규모 증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돈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한 고객들이 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420억 달러를 인출하면서 결국 파산했다.
➡ 제2, 제3의 SVB는 어디?… "확산 가능성 적다"
다행히 미 재무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 고객의 예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은행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는 커진다. 지난해 말 미국 은행들의 미실현 손실은 6,200억 달러에 달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SVB의 문제를 실리콘밸리의 특수 케이스로 축소 해석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른 은행들 역시 금리인상 후폭풍에서 안전하진 않다는 얘기다.
실제 시장에선 제2, 제3의 SVB가 여럿 거론되고 있다. 미국 내 총자산 14위로 SVB보다 덩치가 큰 퍼스트리퍼블릭 은행도 위기설에 휩싸이며 13일 주가가 61.8% 폭락했다. 팩웨스트 뱅코프(-21.05%)·웨스턴 얼라이언스(-47.06%) 등의 은행들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가상자산 전문 은행인 실버게이트·시그니처은행이 문을 닫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쇄 파산이 우려되는 형국이다. 윌리엄 아이작 전 FDIC 회장이 "의심할 여지없이 더 많은 은행이 파산할 것"이라고 경고한 이유다.
은행의 연쇄 파산은 필히 기업 도산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SVB 사례처럼 미 정부가 모든 파산 은행 고객들의 예금을 보호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렇다 보니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가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2일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리 수준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의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전날 40.2%에서 이날 0%로 급락시켰다. 0%였던 '금리 동결' 가능성은 47.6%로 급등했다.
다행히 현재로선 SVB 사태가 금융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1980년대에도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부동산을 많이 들고 있던 은행들이 도산하는 사태가 있었지만 금융위기로 확산되지는 않았다"며 "지금은 부동산보다 안전한 국채 등을 들고 있기 때문에 지급불능 위험이 아닌 (단기)유동성 위험에 한정된다"고 평가했다.
_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