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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설의 현상학과 시쓰기
권대근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문학평론가
I. 서론
- 현대의 위기와 현상학적 이념
후썰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행한 강연에서 현대를 위기의 시대라 진단한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현대인은 정신적으로 병들었고, 이처럼 병든 인간들에 의해 이루어진 현대문화 역시 병든 문화이며, 현대인은 현재 더 이상 참다운 인간으로서의 생존을 유지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는 것이 진단의 핵심이다.
그런데 후썰에 의하면 이러한 현대인의 위기, 현대문화의 위기의 일차적인 책임은 현대과학이 병들어서 그 본래적인 기능을 상실하고 위기상황에 빠져 있다는 데 있다. 현대는 인간존재에 대한 정체성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인간 존재의 정체가 올바로 해명되어야만 인류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면서 인류의 행복한 삶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실증주의 비판과 현상학적 환원을 통해 새로운 인간관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II. 본론
1) 실증주의란 무엇인가?
자연과학의 방법을 진리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간주하는 철학적 입장이다. 즉 실증주의는 실증주의 철학을 의미하며 자연과학은 경험과학이다. 따라서 실증주의 비판이 자연과학 비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증주의는 참다운 학문은 실증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에 기초해서 정립된다고 보며, 실증주의 인간관이란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통해 인간의 정체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철학적 입장을 말한다.
2) 현대의 실증주의적 인간관
(1) 윌슨의 통섭 프로그램 -실증주의의 대표적인 예
대상을 “자연적 인간관계”의 망 속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하면서 “인과적 설명”을 토대로 자연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사회과학의 지식까지도 하나의 방법(물리학적 방법 내지 자연과학적 방법)을 사용해 “봉합선 없이” 통일하려는 구상이다.
(2) 윌슨의 통섭 프로그램
인과적 설명과 자연과학적 방법 :실험, 관찰, 측정, 수량화의 방법이 사용되고 망원경, 현미경 등의 관찰 장비가 동원됨
(3) 윌슨의 통섭 프로그램(3)
-. 물리적 환원주의
통섭 프로그램에서 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두 가지 학문은 뇌과학과 진화생물학임, 뇌과학은 의식에 대한 유일한 연구다. 마음은 바로 뇌의 작용이다. 즉 물리학으로 설명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물리적 환원주의다.
(4)윌슨의 통섭 프로그램(4)
-. 진화생물학, 생물학주의
-. 유전자와 유전자에 토대를 두고 있는 인간본성(후성규칙)을 연구함으로써 자연과학을 역사학, 미학, 종교학, 윤리학, 인류학, 경제학, 사회학 등의 제반 인문학/사회과학과 “봉합선 없이” 통일시켜 줄 수 있는 학문, 이처럼 인간의 본성을 진화생물학을 통해 완벽하게 해명할 수 잇다고 생각하는 윌슨의 입장은 생물학주의라 할 수 있다.
3) 실증주의의 문제점
(1) 일면적 인간관 -자연주의(물리학적 실증주의)와 역사주의(역사학적 실증주의)는 공통적으로 자연, 역사, 정신, 예술, 종교, 본질, 의식 등 그 존재 및 인식구조에서 서로 구별되는 다양한 사태 영역이 있음을 망각한 채 ‘자연’ 혹은 ‘역사’ 등 특정한 사태 영역만 타당한 존재 및 인식원리를 일반화시켜 모든 사태 영역에 무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보는 중대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후썰은 실증주의야말로 철학 위기의 진원지이며, 더 나아가 현대인이 처한 실존적 위기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2) 인간존재의 다차원성 -대상과 태도 -후썰의 현상학의 가장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는 대상 영역이 달라짐에 따라 존재원리 및 인식원리가 달라질 수박에 없으며, 따라서 방법론적 일원주의를 추구하는 모든 철학이 애초부터 신기루를 찾아 헤매는 그릇된 철학임을 밝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현상학은 그 어떤 철학보다도 더 철저하게 현상과 방법의 다원성을 인정하면서 방법론적 일원주의가 행할 수 있는 독재를 비판하는 철학이다.
(3) 인간소외를 가져올 수 있다.
(4) 인간경시 풍조 : 인간 기계 -인간이란 기계, 자연과학적 방법에 의해 해명될 수 있다.
(5) 인간종말
(6) 물질만능주의, 상업주의와 결탁
(7) 도덕의 부재
(8) 예술적 영감, 종교적 성스러움의 말살
(9) 인류의 위기, 문명의 위기
독일 아우토반(현대사회) 140km-150km 고속 질주 -노브레이크-깍아지는 절벽 밑에 바다 -인간이 정신 차려야 한다.
4) 현상학적 환원
다차원적 인간 존재 해명의 방법으로서 현상학적 환원이란 “사태 자체로!”라는 현상학의 구호가 말해 주듯이 현상학적 탐구를 하기 위해서는 일체의 선입견에 대해 일단 판단중지한 후 그러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유형의 “사태 자체로 귀환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처럼 ”사태 자체로“ 귀환하는 작업을 가능케 해 주는 것이 바로 현상학적 환원이다.
현상학적 환원은 실증주의의 발호와 더불어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인류역사의 야만적인 흐름에 제동을 걸고, 인류역사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방법이며, 이러한 이유에서 환원의 방법을 사용하는 현상학은 본질적으로 실천을 지향하는 철학이 될 수밖에 없다.
퀴즈를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선입견을 알아보자.
1) 기능적 고착 : What does stand for W.C.?
2) 습관적 이해 : What is the best way to find money?
3) 중심적 접근 : Why do students go to school?
(1) 쉽게 말해 현상학적 환원이란 태도 변경을 의미한다. 즉 대상이 다양한 방식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어떤 특정한 유형의 사태들은 어떤 특정한 유형의 태동에서 경험되는 것이며 따라서 어떤 특정한 유형의 사태들로 귀환한다함은 그에 대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어떤 특정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2) 태도와 세계, 인간의 상관 관계
다양한 태도에 대응해 다양한 세계와 다양한 유형의 인간이 존재함
자연과학적 태도 -자연과학적 세계 -자연과학적 인간
경제적 태도 -경제적 세계 -경제적 인간
정치적 태도 -정치적 세계 -정치적 인간
미학적 태도 - 미학적 세계 -예술적 주체
(3) 현상학적 환원이 지닌 적극적 기능
환원 : 진리로의 해방, 사태를 볼 수 있는 눈을 뜨도록 해주는 것임
환원 : 판단을 중지함. 어떤 하나의 태도로 이행한다함은 여타의 태도들에 대해서 판단을 중지하는 것을 의미함. 따라서 여타의 태도들에 대해 그것이 “옳다”, “그러다” “가능하다”, “의심스럽다” 등 그 어떤 판단도 내려서는 안 됨.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태도의 영향을 받아 취하고자 하는 어떤 태도를 순수하게 견지하는 일이 어려워짐. 이런 점에서 후설은 환원을 “괄호치기, 배제”라고 부름
(4) 환원과 해방
어떤 태도가 그처럼 강력하게 우리를 사로잡고 있어서 그 태도에 대해 판단중지를 수행하고 다른 태도로 넘어가기가 아주 어려운 경우 그 태도로부터 다른 태도로 넘어가는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현상학적 환원은 해방의 기능을 가지고 있음.
이 경우 환원은 사태로의 해방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임.
예) 자연과학적 태도로부터 현상학적 심리학적 태도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현상학적 심리학적 환원, 또는 자연과학적 태도로부터 초월론적 현상학적 태도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초월론적 현상학적 환원은 특히 어렵다.
5) 자연과학적 태도와 사실인에서 현상학적 심리학적 주체로
(1) 자연과학적 태도와 사실인
자연과학적 태도에서 자연과학적 방법을 사용해 인간을 연구할 경우, 그를 통해 해명되는 인간은 “사실인” 즉 자연적 사실로서의 인간에 불과하다.
(2) 사실인에서 현상학적 심리학적 주체로
우리는 뇌과학처럼 자연과학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인간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고 그에 대해 연구할 수 있음.
예를 들어 우리는 현상학적 심리학적 태도를 취하면서 반성의 방법, 해석의 방법 등을 통해 감각, 지각, 욕구, 감정, 기분, 본능, 충동, 기쁨, 슬픔, 후회, 미련, 사랑, 증오, 갈망 등 다양한 유형의 인간 의식, 즉 지향성을 연구하면서 인간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음.
현상학적 심리학적 환원을 통해 이전에 사실인으로 드러났던 것이 이제는 현상학적 심리학적 주체로 드러난다. 이 경우 현상학적 심리학적 주체는 다양한 유형의 지향성을 가지고 일상적인 생활세계에서 살아가는 주체를 의미한다.
앞서 경제적 주체, 정치적 주체, 사회적 주체, 예술적 주체, 종교적 주체, 역사적 주체, 윤리적 주체 등에 대해 언급했는데, 주체들은 모두 현상학적 심리학적 주체의 다양한 모습들이라 할 수 있다.
-후설은 현상학적 심리학적 태도는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취하는 태도이므로 자연적 태도라 한다.
6) 현상학적 심리학적 태도와 초월론적 현상학적 태도
현상학적 심리학적 태도 : 자연적 태도의 일반 정립을 전제한다.
자연적 태도의 일반 정립 :“세계가 존재하는 모든 것의 총체다”라는 생각, 주체는 세계의 한 부분으로 경험되고, 세계는 주체를 포함해 존재하는 모든 것의 총체로 경험된다. 이처럼 세계의 한 부분으로 경험되는 주체를 현상학적 심리학적 주체라 한다.
반면에 초월론적 현상학적 태도란 주체는 세계(의미로서의 세계)를 구성하는 것으로 경험되고 세계는 주체에 의해서 구성되는 것으로 경험된다. 말하자면 세계는 그것을 구성하는 주체의 대상적(노에마적) 상관자로 경험된다. 이처럼 세계의 한 부분이 아니라 세계를 구성하는 주체를 초월론적 주체라 부른다.
7) 초월론적 주체와 현상학적 심리학적 주체
이 둘은 동일한 주체인데, 우리가 현상학적 심리학적 태도를 취하면 현상학적 심리학적 주체로 드러나고, 초월론적 현상학적 태도를 취하면 초월론적 주체로 바뀐다. 양자의 차이는 태도의 차이에 기인한다.
8) 초월론적 주체의 구조
-. 다양한 유형의 지향성의 담지자 : 인간의 초월적 주체는 감각, 감정, 지각, 상상, 기억, 예상, 본능, 충동, 의지, 기분, 판단, 추론, 양심, 가치평가작용, 반성작용 등 다양한 유형의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9) 현상학과 해석학
현상학과 해석학의 인식론적 틀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해석학이(이 경우는 후기 해석학) 문학작품의 해석과 이해의 구조에, 현상학은 대상에 대한 의식의 지향성 측면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을 따름이다.
해석학에서 해석과 이해 활동은 다음과 같은 구별점을 갖는다. 먼저 해석은 오성(ratio) 인식을 통하여 매개된다. 이 매개는 선행하는 이해의 직접성을 전재로 하지만, 이 이해를 분해, 定礎, 설명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매개하는 작용을 한다. 한편, 이해는 의미를 파악하는 이성(intellectus) 통찰을 매개로 한다. 이해는 지성적인 이성 통찰을 기반으로 하며 상이한 차원에서 파악할 수 있는 다층적인 사건으로 설명된다. 이를 독서에 대입하면, 해석은 독서의 1차적 과정, 이해는 독서의 1차적 궁극이라 할 수 있다.
해석은 주로 오성의 작용으로 이루어지는데, 오성은 합리적, 논리적, 개념적으로 판단하고 추리하는 능력이다. 사물들을 구체화, 세분화, 분별, 측량, 계산함으로써 개념적 파악을 가능하게 하는 정신 능력에 해당한다. 이해가 이성에 의존한다고 할 때, 이성은 비상대적이며 초개념적으로 통일성(전체성)을 파악하는 보다 높은 정신 능력을 지칭하게 된다. 이성은 개념을 초월하여 직접적인 정신적 지각의 능력이자 내적 통찰을 수행한다.
10) 현상학과 시쓰기
-. 시는 문학이다.
-. 문학은 서정이다.
-. 서정은 세계의 자아화이다.
-. 해석에서 형상화까지
* 그러므로 현상학적 환원과 시쓰기는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
III. 결론
시는 씨알의 소리다. 시의 주제는 인간성의 이해와 상징계의 사랑을 지향한다. 그렇다면 21세기 우리 시인들이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인간의 모습은 무엇일까?
(1) 인간은 단순한 사실인이 아니라, 세계를 구성해 나가는 초월론적 주관자다.
(2) 예술적 감수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상업주의, 물질만능주의 등은 경계해야 한다.
(3) 윤리 및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
(4)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과 함께 성스러운 영역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해야 한다.
(5) 인간의 의식적 차원을 가능하게 하는 신체적 차원, 무의식의 차원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6) 생활세계의 현상학이 말해주듯이 자연, 환경과의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 근대의 오만한 인간관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우주의 주인이며, 따라서 인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것을 주재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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