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 해부터 '731부대' 유적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벌이고 있다. 일제 패망 70주년인 2015년을 맞아 '731부대' 유적을 추가로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더불어 오는 2019년까지 '731부대' 유적을 지속적으로 관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일제의 반인류범죄를 영구히 기록하기 위함이다.
서울시는 '용산 미군기지' 등 8건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중이다. 기지 내 건물들이 일본점령기 당시의 군사문화를 제대로 보여준다는 판단에서다. 일제강점기의 비극적 역사를 담고 있다는 부정적 요인도 있지만 일제 군사시설과 미군 시설이 함께 남아있는 희귀한 사례로 등재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전쟁유산은 제주 전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일제는 강점기간 동안 수많은 젊은이들을 끌고 가는 등 온갖 수탈을 자행했다. 섬 곳곳에는 커다란 생채기를 남겼다. 미군의 일본 본토공격을 회피할 목적으로 제주를 결전의 장으로 선택했다. 이른바 '결7호작전'이다.
알뜨르비행장을 비롯 교래리 비밀비행장 등 4곳의 비행장이 만들어지거나 계획됐다. 알뜨르평원에는 콘코리트 격납고 20기와 고사포진지 4곳, 지하벙커와 통신시설, 비행장 활주로 등이 남아있다. 길이가 1㎞에 달하는 지하호도 확인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 수월봉 등 해안가에는 자살특공기지가 구축됐다. 100곳이 넘는 오름 지하에는 벌집처럼 지하갱도를 만들었다.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 뜨고 있다. 전쟁 또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여행하면서 반성·교훈을 얻는 여행이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발생했던 프리피야트에는 한 해 100만여명의 여행자들이 찾는다. 캄보디아 킬링 필드, 폴란드 아우슈비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도 다크 투어 여행지로 유명하다. 전쟁유산은 관광자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전쟁의 비극과 평화·인권의 소중함을 심어주기 위해서도 소중하다. 제주지역 전쟁유산 보전 및 활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