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대우해 주는 나이(65세 이상)가 되면서부터는 모임 장소가 변했습니다.
전철역 가까운 곳이거나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으로 모임 장소를 정합니다.
전철은 무임승차이고 버스는 편도 요금만 내면 그 다음은 몇 번을 환승하던지 무료입니다.
나이 드는 게 좋은 것도 있습니다.
노인이 살기에 참 좋은 나라입니다.
이번 모임도 전철역에서 가까운 곳입니다.
전철을 타기 위해 조금 일찍 전철역에 나갑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데 나보다는 연세가 있어 보이는 분이 가까이 다가와 옆 의자에 앉습니다.
잠시 쭈뼛쭈뼛하더니 쳐다보며 자기 나이는 팔십인데 젊어 보이는 나는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습니다.
속으로 뭐여?처음보는 사람인데 뭔 나이를 다 묻고 그런다나? 왠지 불쾌합니다. 무슨 일입니까?
편하지 않은 말투로 되묻습니다.
자기도 미안했던지 아니면 퉁박을 주는 어투에 달갑지 않았던지 자리를 옮깁니다.
연세가 높으신 분이 얼마나 말을 하고 싶었으면 전혀 모르는 내게 나이를 핑계 삼아 말을 걸었을까 측은지심을 가져야 될 것을
너무 야박하게 말을 건넷는가 봅니다.
어떤 이들은 노인에게 무료 전철 이용권을 주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깁니다.
하지만 노인의 입장에서 보면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주는 방편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료전철권입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노인이 전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지 않습니다.
노인 건강권입니다. 집에만 있어 다른 식구들의 눈총을 벗어나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이 무료버스환승권이고 무료전철 이용권입니다. 노인 건강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역에서 만나는 사람, 차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얘기를 넌 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는 일입니다.
노인 전철 무료 승차권은 어찌보면 노인들이 적적함과 고독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복지 혜택입니다.
그럴진대 박절하게 퉁박을 준 것이 참 야박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얘기라도 들어줄 것을...